
이들에게 난관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살무사와 들쥐 같이 천적 관계인 동물들이 섞여 있다는 것, 그리고 겨울잠에 들어가기 전에 흰사슴 공원에 도착해야 한다는 것, 두꺼비와 여우, 황조롱이 등 움직이는 속도가 천차만별인 무리가 일정한 속도로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것 등이다.
그러나 어쨌든 이들은 절박한 '생존'을 위해 이 모든 것들을 감수하기로 하고,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지 않겠다는 엄숙한 맹세를 하고 여우를 지도자로 뽑은 뒤 파딩 숲을 뒤로 하고 머나먼 여정에 오른다.
이 들의 여정 속에는 인간들과의 만남도 있고, 새로운 동물 친구들과의 만남도 있으며, 가슴 아픈 죽음도 있다. 인간의 총에 죽음을 당하고, 고속도로를 통과해야 하는 위험에 닥치기도 하고, 농약이 뿌려진 밭에서 먹을것을 찾아 헤매기도 하고, 몇몇 동물들이 급작스레 만난 천적의 희생양이 되기도 하지만, 낙오자를 알뜰살뜰히 챙기고 서로 지혜를 나누면서 드디어 흰사슴 공원에 도착하게 된다. 어쩔 수 없이 주택단지를 지나가다 인간들과 마주쳐야 하고, 동물들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그들에게 '불청객'이 되어야만 하는 사건들은, 한때는 숲의 주인이었으나 이제는 아무 데도 발붙일 곳 없는 약자로 전락해버린 동물들의 비애를 생생하게 전해준다. 동물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인간문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또한 새겨들을 만하다.
『파딩 숲의 동물들』에서 또 한가지 주목할 만한 것은 캐릭터의 독특함이다. 흔히 교활하고 약은 동물이라 생각하기 쉬운 여우가 의젓한 대장 노릇을 해내는 것이며, 틈만 나면 들쥐들을 향해 입맛을 다시면서도 결정적인 위기의 순간에 희생정신을 발휘하는 살무사라든지, 스스로를 매우 똑똑하다고 여기며 아부에 꼼짝 못하는 올빼미 등은 그동안 동물들에 대해 가졌던 고정관념을 깨기에 충분하다. 이들이 어울려 벌이는 논쟁과 화합의 장면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 또한 절실하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영 국의 동화작가 콜린 단이 1979년에 완성한 이 작품은 영국의 BBC를 중심으로, 유럽방송연합(European Broadcasting Union)에 소속된 20개의 공영방송사가 합작한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만화전문채널인 투니버스를 통해 방영된 바 있다.
제2부 흰사슴 공원으로의 여행
19. 여우 혼자서
20. 암여우
21. 암여우의 결정
22. 여우 사냥
23. 구조에 나선 여우
24. 재회
25. 축하 파티
26. 고속도로
27. 위로의 말
28. 죽음 같은 고요
29. 자연보호주의자
30. 교회
31. 마지막 여정
32. 공원에서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