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미와 오빠의 주변 인물들 또한 흥미롭다. 새엄마와 보이지 않는 다툼을 벌이는 `비밀의 아이` 허은미, 오빠만 보면 얼굴이 빨개지는 새침떼기 소희, 결손 가정에서 자란 오빠 친구 미영이 언니, 학교도 그만두고 기타 치는 것만 배우러 다니는 상준이 등 다양한 `요즘 아이들`의 고민을 읽을 수 있다. 서은미의 친구들 또한 사춘기에 접어든 상태이다. `사춘기에 걸렸냐고 물어봐서 아니라고 하는 사람은 다 사춘기에 걸린 거다` `변덕이 심한 것도 사춘기 증세다` 하는 은미 나름대로의 사춘기 판별법도 재미있다.
어른들의 시각으로는 잘 이해할 수 없고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보이는 아이들의 풋풋한 고민과 따뜻한 감성 세계가 주인공 서은미의 시선으로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어, 어린이들이 쉽게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의도적으로 무언가를 가르치려고도, 교훈적인 메시지를 던지려고도 하지 않는 자연스런 이야기 전개가 돋보이는 동화로, 이제 막 사춘기에 들어선 어린이 독자는 물론 부모들에게도 가족의 의미, 사춘기를 겪으면서 알게 되는 성장의 의미 등을 곰곰이 생각해볼 수 있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