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을 떠나지 않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살고 있는 시 인은 이번에 특이한 시집을
펴냈다. 예전의 시와는 달리 집과 여성에 대한 몸의 친화와 마을의 회귀성을
드러내고 있다. 「나는 집으로 간다」「집을 찾아서」「그해 그 겨울 그 집」「아름다운
집, 그 집」등의 시에서 보듯 이번 시집에는 유달리 집에 대한 시편들이 많다.
그 시편들에는 자연에 대한 사랑이 넘치고 있다. 또 하나의 특이함은 「애인」「그
여자네 집」외 여러 시편들에 서 여성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어머니와
아내에 대한 시적 변주로 다양한 사물과의 교감을 보여주는데, 이것이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과의 조화된 일체감을 준다는 점에 주목된다. 이는 시인의 새로운
변모다. 김용택 시인만이 지닌 자유로운 화법의 산문시들은 농촌생활의 풍부한
체험과 숨은 이야기들을 시화하여 감동을 주는 데 성공하고 있다. 빼어난 감수성과
언어들이 어 우러져 섬진강 봄 물살 같은 반짝임과 꿈을 그려낸 이번 시집은
자연과 사람이 융화되는 단계를 보여준다. 아름다운 시상이 도시 문명 속에서는
도저히 경험할 수 없는 정갈한 시세계를 이루어 시간에 묶인 우리들을 아늑한
고향으로 안내한다. 시인은 " 봄이 되면/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일러주며 그 길에의 동행을 바란다.
제1부
첫 눈
애 인
그대 생의 솔숲에서
그 여자네 집
집을 찾아서
쓰잘데기없는 내 생각
선운사 동백꽃
그 나라
그 그리운 시냇가
사람들은 왜 모를까
제2부
눈 오는 집의 하루
나는 집으로 간다
그 해 그 겨울 그 집
생각이 많은 밤
아름다운 집, 그 집
칠보에 오는 눈
강천산에 갈라네
조그만 오두막집
현이네 어머니는 오지 않았습니다.
세상의 길가
봄옷 입은 산 그림자
제3부
그 강에 가고 싶다
강 끝의 노래
푸른 나무
적막 강산
눈 오는 마을
그랬다지요
짧은 이야기
하 루
가 을
앞산을 보며
농부와 시인
산수국꽃
기화의 사랑
지구의 일
제4부
춥지요
하늘이 파란 날 뿔나무
이 꽃잎들
그리운 사람 얼굴처럼
노 을
나비는 청산 가네
봄
이 별
해설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