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나서 자라고 또 대개 시골 학교를 찾아다니며 아이들을 가르친 때문인지 선생님의 시들은 주로 농촌 생활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농촌의 풍경과 정서를 담고 있습니다. 멋부리거나 아름다운 말을 나열한 동시가 아닌, '삶'이 그대로 묻어나는 소박한 동시들은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겨줍니다.
『김치를 싫어하는 아이들아』에서는 김은영 시인이 살고 있는 가평군 설악면의 작은 마을 주변에서 펼쳐지는 재미난 일들과 안타까운 사연들, 점점 훼손되어가는 자연에 대한 애틋한 정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자연스럽게 읽히는 동시들을 따라가다 보면, 주인을 따라 학교에 다니는 개들(「개들도 학교에 다닌다」)도 볼 수 있고, 엄마 아빠 없어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아이들(「방실이 방지현」)의 모습에 마음 아파지기도 하며, 조그만 마을 주변까지 몰려들어와 자연을 파괴하고 가는 도시인들에 대한 분노(「숲 하나」「첫 봄비 내리던 날」)에 공감할 수도 있게 됩니다. 그런가하면 자연과 함께 살 때만 느낄 수 있는 오롯한 즐거움(「이런 적 있나요」)을 함께 느껴보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커다란 호통 소리보다도 마음에 깊이 와닿는 문명비판적 메시지는 물론, 온갖 꽃들과 새들과 함께 하는 자연 속의 삶에 대한 그리움과 황폐해져가는 농촌공동체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는 이번 시집을 통해 많은 어린이들이 동시 읽기의 즐거움을 새롭게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담백하고 소박한 수묵화로 동시의 맛을 잘 살려낸 김상섭씨의 일러스트레이션 또한 책읽기를 지루하지 않게 이끌어주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지나쳐 온 삶의 소중함
제1부 총각김치
모깃불
호박꽃
뭔지 아니?
전기 나간 밤
총각김치
김치와 깍두기
시골 밤에 피는 꽃
목련꽃
내가 지은 노래
겨울 무 배추
하늘
홍시
가을 잠버릇
연 1
연 2
목련 꽃봉오리
봄이 오네
본촌댁 아줌마
제2부 엄마 마중
산도라지꽃
엄마 마중
울 엄마 몸뻬
감자 캐는 날
달 구경
어머니 1
어머니 2
하루
어버이날
옹이
엄마와 아빠
아가의 방
콩나물
아가
제3부 아빠의 냄새
가을 장마
아빠의 냄새
할아버지
농사일
막걸리
술 심부름
학교 갔다 오면
담근 술
아빠의 등
작은아버지
담배
메주콩
할머니 귓밥
단비
산소에서
꽃샘 추위
제4부 개구리
산수유꽃
앞집 똥개
개구리
박쥐
뱀
검둥이
어미 제비
우리 식구
됫박새
휘파람새
패랭이꽃
망초꽃
개구리 울음 소리
단풍 1
단풍 2
가을은
풀을 뽑으며
들꽃
제5부 흙을 밟고 오세요
이상한 것
비닐을 씌우며
고추 따는 날
왜무 뽑는 날
우리 집 변소
우리 집 냄새
봄 고구마 이삭
우리 집 냉장고
황소 개구리
벼들이 하는 얘기 1
벼들이 하는 얘기 2
감자밭
우식이
도시 아줌마들
흙을 밟고 오세요
비닐
제6부 빼앗긴 이름 한 글자
빼앗긴 이름 한 글자
촌놈 발바닥
어디에서 달을 보나요
플라스틱 꽃
가을은 언제 오는가
개구리야, 삼천리 강산 개구리야
장마비
헛배 부른 도시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
가로수
세상
웃지 않는 철수
고민
집
손 들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