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너온 시절을 헤아리는 일
과거가 오늘을 살리는 방식
새 정부가 들어선 지 일년이 되었다. 내란의 극심한 혼란을 단기간에 진정시킨 성과는 분명하지만, 여러 변혁의 과제가 단번에 완수될 수 없다는 사실 또한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전쟁을 비롯해 국내외로 혼란스러운 사태들이 여전한 이 시점에서 강조할 점은 수구기득권이 기대온 “오래된 시스템을 변혁하는 일이다”(책머리에). 낡은 체제를 뛰어넘을 동력은 다름 아닌 시민들에게서 찾을 수 있다. 빛의 혁명 과정에서 우리가 확인한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과 보편적 존엄을 향한 민(民)의 역동적 기세였다. 본지도 이 힘을 이어받아 민주주의와 평화의 가치가 공동체 내부에 더 굳건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창작과비평』 2026년 여름호는 이러한 변혁과 연대의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특집 ‘과거가 오늘을 묻는 방식’에서는 역사와 기억을 둘러싼 다큐멘터리‧소설‧시 작품들을 살피며, 공동체의 시간을 사유의 지평 위에 세운다. 60주년 기획 ‘찾아가는 현장’은 일년 전 산불 화마를 입은 안동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한국문학과 K사상의 가능성’은 황석영 소설 『할매』가 보여주는 새로운 ‘생태-역사’서사의 가능성을 깊이있게 논한다. 전쟁국가 미국의 면모를 신랄하게 밝히며 ‘변혁적 중도의 국제연대’ 가능성을 타진하는 대화도 흥미진진하다.
창작과비평 2026년 여름호(212호)
▶목차
책머리에
민의 기세로부터 / 송종원
특집_과거가 오늘을 묻는 방식
비로소 시작되는 과거: 사북을 말하는 마음 / 정주아
기억을 돌보는 소설 / 한영인
역사적 폭력 너머: 허수경과 조정의 시에 나타난 생태 공동체 / 윤은성
시_신예시인선
개미 한마리를 실수로 밟을 뻔한 날 외 / 강우근
요샌 커넬 샌더스씨가 잘 보이지 않는다 외 / 강지이
애국 외 / 김유수
가업 외 / 김진선
복도 외 / 김혜연
햇 외 / 남현지
조금도 어지럽지 않을 소풍 외 / 박지일
관계의 미학 외 / 신준영
너의 여자 아빠 외 / 여세실
고해성사 외 / 임유영
침묵의 스도쿠 외 / 장혜령
붓과 날 외 / 주민현
소설
삶이 아직 남아 있을 때 / 금희
우리의 퇴근길 / 김소라
속담에 의하면 / 편혜영
퇴행 (중편 특집) / 김기태
대화
미국의 전쟁, 새로운 국제연대 / 문희정 이남주 이해영 정현곤
작가 인터뷰: 고선경 시집 『러브 온 더 락』
삼천번의 고백 / 조대한
논단
‘현하(現下)의 사상’이 밝힌 근대의 출구: 백낙청의 『서양의 개벽사상가 D. H. 로런스』 / 김형수
『반헌법행위자열전』의 출간이 의미하는 것 / 진태원
현장
경북산불 1년, 복구와 회복의 의미를 묻다 (찾아가는 현장 ①) / 백영경‧주현우
문학평론
이야기가 품은 우주: 황석영 소설 『할매』 (한국문학과 K사상의 가능성 ②) / 백지연
산문
망각의 자세 (내 삶을 돌본 것 ⑥) / 백온유
문학초점_이 계절에 주목할 신작
우리에게 남겨진 것이 시라는 기억이라면 / 황사랑
남기고 간 얼굴, 남아 있는 얼굴 / 민가경
촌평
신경림 『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 / 함민복
하승우 『무궁화호를 위하여』 / 안승택
서재정 『괴물의 시대』 / 구갑우
이소연 『수상할 만큼 완벽한 결혼식』 / 최시현
조희연 『극우시대가 온다』 / 이일영
리 빈셀·앤드루 러셀 『지탱하는 힘』 / 이하람
김상민 외 『비인간』 / 전의령
옥타비아 버틀러 『새벽』 / 강은교
창비의 새책
독자의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