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와 지구의 비밀을 품고 있는 신비로운 바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과학자들이 들려주는
기상천외하고 매력적인 바닷속 이야기
해양 생태계를 둘러싼 흥미로운 교양과 인류의 미래를 상상할 융합 학문 해양과학의 매력을 전하는 책 『바다에 미래가 있다』(창비청소년문고 45)가 출간되었다. 『생명과학 뉴스를 말씀드립니다』로 창비청소년도서상을 받은 이고은 작가가 인터뷰어로 나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해양과학자들을 만났다. 한국인 최초로 해저 5,000m를 탐사한 이야기부터 시작해 어류 자원과 생태계, 해양 생물을 활용한 신약 개발, 해양 기후 변화 등 해양과학을 둘러싼 다양한 정보를 친절하게 들려준다.
현직 과학 교사이기도 한 이고은 작가가 청소년 눈높이에 맞추어 질문을 던지고 대화를 이끄는 덕분에 각 분야에서 저명한 전문가들의 수준 높은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 또한 해양과학자들의 생생한 연구 경험과 풍부한 사진은 마치 바다에 있는 듯한 현장감을 느끼게 한다. 물리학·생명과학·화학·공학 등을 아우르는 해양과학은 바다만큼이나 넓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간직하고 있는 유망한 분야이다. 바다를 사랑해 질문을 품고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이공계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생명의 기원부터 신약 개발까지
바다를 알면 지구가 보인다
최근 우주 탐사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그런데 우주만큼이나 다채롭고 흥미로운 곳이 있다. 바로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광활하고도 깊은 바다다. 바다는 최초의 생명이 탄생한 곳으로서, 생명의 기원과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의 비밀을 품고 있다. 또한 우리에게 익숙한 소염 진통제와 항암제 등의 신약들이 해양 생물을 통해 개발되었으며, 해양 미생물은 새로운 친환경 에너지 개발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렇듯 바다는 지식과 자원의 보물 창고와 같은 곳이지만, 수심 6,000m 심해를 탐사할 수 있는 유인 잠수정을 보유한 국가는 전 세계에서 5개국뿐이다. 이처럼 탐사하기 까다롭고 어려운 심해에 내려간 과학자가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30년 동안 바다를 연구하며 원장까지 지낸 김웅서 박사이다. 1부 ‘모든 생물의 고향, 바다’에서 김웅서 박사는 한국인 최초로 잠수정을 타고 태평양 심해 5,000m를 탐사한 이야기를 실감 나게 풀어놓는다. 심해는 단순히 깊은 바닷속이 아니라 인류가 겨우 5%만 알고 있는, 새로운 생명과 자원이 숨어 있는 놀라운 세상이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도 무인 원격 조종 잠수정 ‘해미래’를 통해 태평양 등의 심해를 적극적으로 탐사하고 있다. 심해 탐사의 중요성을 비롯해 해양과학은 어떤 학문이며 해양과학자는 무엇을 연구하는지, 우리가 바다를 연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 해양과학 전반에 관한 내용이 1부에서 펼쳐진다.
바다는 질문을 품고 있는 사람을 기다린다
이공계 진로를 희망하는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꿈을 꾸게 할 생생한 이야기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물고기를 먹고, 기록하고, 이해하려 애써 왔다. 그런데 어떤 생물은 왜 ‘물고기’라고 부르고, 어떤 생물은 왜 ‘생선’이라 부르는 걸까? 2부 ‘변하는 물고기, 흔들리는 생태계’에서 해양생물학자 박주면 박사는 ‘물고기’와 ‘생선’의 차이부터 시작해 해양 생물들의 다양한 생존 전략 등 어류 자원·생태와 관련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해양 생물들이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먹이 사슬’과 ‘먹이 그물’ 속에서 생물들이 서로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배우며 바닷속 생태계의 경이로움을 새삼 깨닫게 된다.
3부 ‘바다의 처방전’에서는 이연주 박사가 최근 새롭게 떠오르는 해양 천연물을 이용한 신약·신소재 개발에 대해 설명한다. 아직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바다는 신약 개발의 성분을 찾을 자원의 창고로서 주목받고 있다. 복어의 독으로 진통제를 만들고 해면동물의 방어 물질로 항암제를 만드는 등 과학자들은 바다 생물에서 아무도 떠올리지 못했던 방식으로 치료제를 개발한다. 신약뿐만 아니라 화장품, 방오제(생물 부착을 막는 물질) 등 신소재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해양 생물의 가치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거친 바다에 나가 현장 연구를 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격하게 흔들리는 배에 타야 하기도 하고, 세찬 비와 찬 바람을 맞는 일도 부지기수다. 박주면 박사는 어선에서 어부와 함께 그물을 던지며 물고기를 채집한 이야기를, 이연주 박사는 태평양 미크로네시아 바다에 직접 잠수해 해면을 찾은 이야기를 전해 준다. 해양과학자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바다를 알고 싶다는 마음으로, 파도를 넘어 아직 보이지 않는 세계를 향해 나아간다. 해양과학계에서 치열하게 연구하는 과학자들을 보며 청소년들은 미처 알지 못했던 진로를 발견하고 새로운 꿈을 품을 수 있을 것이다.
통합과학·융합과학 교육 강화
인류의 미래를 상상하는 융합 학문, 해양과학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고등학교 과학 선택 과목에 ‘기후 변화와 환경 생태’ 과목이 신설되었다. 기후 위기의 심각성과 생태계 보호의 중요성을 가르치기 위해 새로운 과목이 만들어진 것이다. 지구 열과 탄소의 대부분을 저장하고 있는 바다는 기후 위기 문제에 있어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하는 대상이다. 4부 ‘뜨거워지는 바다, 위기에 처한 생물’에서 장찬주 박사는 지구 기후에서 바다가 하는 역할을 강조하며 최근 급격하게 늘어난 이상 고온 현상인 ‘해양열파’에 대해 이야기한다. 해양열파는 단순히 바닷속 물고기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뜨거워진 바다는 태풍·폭우와 같은 이상 기후와 해수면 상승을 일으켜 지구 기후 시스템을 뒤흔들고 우리 삶의 공간을 바꿔 놓는다. 지금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미래 바다 풍경이 다르게 펼쳐질 것이라는 경고는, 삼면이 바다인 곳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대입 제도 개편에 따라 2028학년도 수능부터는 과학 탐구 영역의 선택 과목이 폐지되고 ‘통합과학’ 한 과목만 응시하게 된다. 물리학·화학·지구과학·생명과학을 아우르는 융합과학 교육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바다라는 하나의 분야 안에 물리학·화학·생명과학·공학 등 다양한 분야가 모여 있는 해양과학은 대표적인 융합과학이다. 또한 안보·외교·경제와 밀접하게 이어진 ‘전략 과학’이자 국가적 자원과 인프라가 요구되는 ‘거대과학’이다. 이처럼 중요한 해양과학 분야에서 한국의 과학자들은 끈질긴 연구와 국제적 협력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고 있다. 생명의 기원을 탐구하고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내다보는 해양과학자들의 모습을 엿보며 해양과학이라는 학문의 중요성과 매력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들어가며: 모든 질문의 시작은 바다였다
1부 모든 생물의 고향, 바다
1장 생명의 기원을 향한 잠수
2장 바다라는 세계를 연구하는 직업
3장 생명의 요람, 바다
4장 지구 밖 생명, 단서는 심해에
5장 경쟁과 개발, 그리고 공존의 과학
2부 변하는 물고기, 흔들리는 생태계
1장 생선인가, 물고기인가?
2장 물고기 생존 전략의 모든 것
3장 바다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
4장 변하는 바다, 이동하는 물고기
5장 물고기를 지키는 과학
3부 바다의 처방전
1장 파도 속 약국
2장 바다는 왜 독을 품었을까?
3장 약이 되기엔 먼 바다
4장 바다가 선물한 신소재와 아름다움
5장 과학자의 그물에는 무엇이 걸릴까?
4부 뜨거워지는 바다, 위기에 처한 생물
1장 바다는 기후 조절자
2장 해양열파, 바다의 폭염
3장 바다가 흔드는 경계
4장 바다의 기록, 미래의 예측
5장 과학, 우리 모두의 언어가 될 때
나가며: 질문을 끝까지 붙드는 마음
사진 출처
이 책을 읽으며 누군가는 해양과학자의 삶을 꿈꾸게 될지도 모릅니다. 또 누군가는 기술, 환경, 정책, 국제 협력, 글쓰기처럼 바다와 다른 방식으로 이어지는 길을 떠올릴 수도 있겠죠. 과학을 좋아하든, 사회를 좋아하든, 사람을 좋아하든, 바다는 다양한 진로의 지도를 품고 있어요.
이제 바다가 조금 더 가까워졌나요? 책장을 덮는 지금, 다음 질문의 순서는 여러분에게로 넘어왔어요. 바다는 여전히 한자리에 있지만, 그 바다를 바라보는 여러분의 시선은 이제 예전과 다를 겁니다. 질문이 생겼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바다는 늘, 질문을 품고 있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