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클(양장)

최현진  소설
출간일: 2025.09.24.
정가: 16,000원
분야: 문학, 소설

“내가 원하는 대로 살 것이다. 찬란하게.”

시리게 빛나는 계절 사이를 통과하는
아프도록 눈부신 여정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스파클』이 겨울에 어울리는 새로운 장정으로 찾아왔다. “읽는 내내 가슴이 저릿했다.” “다시 한번 기적을 믿게 하는 이야기.”라는 청소년심사단의 인상적인 평과 함께 제18회 창비청소년문학상으로 선정된 이 작품은 ‘내면의 상처를 가진 모든 이들에게 위로가 될 책’이라는 추천을 받았다.
『스파클』은 오 년 전 사고로 오른쪽 각막을 이식받은 ‘배유리’의 여정을 그린다. 사고 이후 자신의 상처를 똑바로 마주 보는 것을 유예해 온 유리는 어느 날 자신에게 눈을 준 사람이 궁금해지고, 기증자의 지인 ‘시온’을 필연적으로 만나게 된다. 오랜 시간 자라난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떠난 유리와 시온의 여행 끝에는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까? 과거로부터 복잡하게 얽혀 온 감정을 찬찬한 눈으로 직시하는 작가 최현진의 시선이 오래도록 독자의 곁에 머무른다. 성찰하는 문장, 용기를 주는 아름다운 결말까지, 피할 수 없는 삶의 질문에 답해야 하는 모든 이들에게 자신 있게 내어놓는 작품이다.

 

★『스파클』을 읽은 독자들의 찬사★

 

넘어져도 꿋꿋이 일어날 사랑하는 사람들이 『스파클』의 첫 장을 넘겨 보길 바란다. ―가*

 

내면의 상처를 품고 사는 모든 세대의 독자들에게 위로가 되는 책. ―브***즈

 

이 책은 언제 읽어도 좋지만, 눈이 쌓인 겨울에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센*

 

서로 닮은 상처를 가진 두 사람이 운명처럼 만나 삶을 극복하는 따뜻한 이야기. ―룰*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눈이 내린 날
아프게 나타난 눈송이 하나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라는 첫 문장은 마치 주인공 유리의 현재를 표현하는 듯 의미심장하다. 오 년 전 사고로 이식받은 오른쪽 각막, 같은 사고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식물인간이 되어 누워 있는 동생, 간병으로 바쁜 가족들과 그럼에도 착실하게 장래를 준비해야 하는 처지까지, 유리는 과거에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추운 겨울 홀로 서 있다.
온통 차가운 눈송이가 내리던 겨울의 한복판, 유리의 오른쪽 눈에 환영 같은 눈송이 결정 하나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식받은 오른쪽 눈으로만 보이는 눈송이의 정체를 의아해하던 유리는 마치 운명에 이끌리듯 궁금증 하나를 꺼낸다. 바로 각막을 기증해 준 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고 싶다는 것.

 

그중 누구도 내게 일어난 기적이 누구의 희생이었는지는 알아보려고 하지 않았다. 내게 눈을 준 사람은 그렇게 미지수로 남아 있었다. (21면)

 

유리는 검색 끝에 오 년 전 크리스마스 날 다섯 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열여덟 살 ‘이영준’과, ‘하늘로 보내는 편지’ 사이트로 계속해서 영준에게 편지를 보내는 ‘시온’을 알게 된다. 시온의 편지는 떠난 영준을 기억하는 문장으로 가득하다. 유리는 영준이 좋아했다는 책을 읽고, 시온이 영준을 기억하려 들르는 벤치에 눈 오리를 잔뜩 만들어 두고, 하천을 바라보며 시온의 편지를 낭독하기도 한다. 오 년 전부터 이루어졌어야 하는 기억의 행위를 유리는 뒤늦게 시작해 나간다.

 

어떤 흔들림은 필연적이다
중심을 잡고 무사히 착륙하기 위해서

 

편지를 매개로 시온을 직접 만나게 된 유리는 이영준의 눈으로 그의 고향을 보고 싶은 마음에 시온과 함께 훌쩍 여행길에 오른다.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 도착해 영준이 입원했던 병원에 찾아가면 유리의 삶에 남아 있던 미지수를 풀 수 있을까. 변해 버린 삶에 안녕을 고하지 못해 괴로웠던 유리는 왜 계속해서 뒤돌아보는 것일까.
유리는 사고 이후 동생의 병실에 한 번도 찾아가지 못했다. 오 년 전의 기억과 상처는 그곳에 묻어 두고, 잘 회복했으니 장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만을 하며 살아왔다. 부정적인 감정을 터뜨리기에 자신은 이식이라는 행운을 얻은 ‘수혜자’였기 때문이다. 유리는 영준과 시온을 알게 되며 얻은 깨달음은 외면하지 않기로 한다. 바로 스스로에게 복잡한 아픔이 쌓여 있었다는 것. 오 년 동안 켜켜이 쌓여 온 감정을 똑바로 바라보아야 할 때가 왔다.

 

그 마음은, 그러니까 실은 미안한 마음이었다. 나의 행운이 누군가에게는 불행이라는 것. 그건 내게도 아픔이니까. (104면)

 

이제 감아 왔던 눈을 뜨고
내 안의 눈부심을 바라볼 시간

 

스스로의 마음을 직시하기로 마음먹은 탓일까?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오는 감정들에 유리는 난기류에 휩쓸린 것처럼 흔들린다. 몇 년 간 편지를 통해 영준을 애도했던 시온이 평온해 보이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할퀴고 분노”(197면)하며 눈(目) 속의 구체에게 ‘넌 대체 뭐냐고’ 소리치는 유리는 혼란스럽다기보다 후련해 보인다. 눈물을 흘리고 마음껏 소리를 지른 후에야 유리는 드디어 눈을 뜰 수 있게 된다.
『스파클』은 작은 여행 이야기면서 긴 애도를 통해 자신을 찾는, 한 사람의 삶이 생동하기 시작하는 거대한 이야기다. 비록 몇 만 분의 일 확률로 일어날 법한 일은 생기지 않지만 이 소설은 독자에게 “다시 한번 기적을 믿게” 한다. 『스파클』은 부서진 균열 사이로 종종 성장이라는 찬란한 빛이 들어온다는 사실을, 그 시린 눈부심에 순간 눈을 감겠지만 다시 눈을 뜨는 게 삶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그 찬란함을 겪을 수 있기에 우리의 삶은 기적과 같다.

 

이 세계에 애도와 희망이라는 단어를 직접 쓰면서 시간과 공을 들이는 분들이 계셔서 ‘다음’이 있다는 믿음 같은 게 생겼다. (「작가의 말」 중에서)

 

앞으로 난기류와 한랭전선 사이를 터프하게 비행할 유리의 모습이 기대된다. 중심을 잡기 위해 수없이 흔들리겠지만 『스파클』을 읽는 모든 이들은 유리와 함께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1부 미지수
2부 경우의 수
3부 너에게로 가는 가속도
4부 스파클

상처받은 눈(目)으로 자신만의 눈(雪)을 보는 아이가 있다. 눈이 내리는 세상은 냉혹하고 춥지만, 반드시 마주해야 하는 현실이다. 외로움과 막막함이 하얗게 쌓이고 쌓여 발이 푹푹 빠지는 그 길을 주인공은 묵묵히 걸어간다. 결국 그 끝에서 차갑게 반짝이는 꿈과 대면한다. 우리는 그 힘겨운 여정을 통해 죽음의 숭고함과 삶의 강인함을 함께 느끼고, 끝끝내 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다.
『스파클』은 뜬구름 잡는 상상력을 마음껏 펼쳐 보라고, 그 무한한 가능성으로 멋지게 비상하라고 말한다. 그 자유로움이야말로 누군가가 그토록 원했던 삶이었을 테니까……. 자신만의 시린 계절을 지나는 모든 이에게 『스파클』은 분명 뜨거운 용기의 불꽃이 되어 줄 것이다.
이희영(소설가)
이 소설은 낯선 바깥의 눈동자로 자신을 바라보기 시작하는 청소년들에게 당신은 스스로 알고 있는 것보다 눈부신 사람이며 그 빛으로 어디까지 비출 수 있는 존재인지 알려 주는 이야기다. 어떤 별들은 다른 빛을 마주했을 때 비로소 빛난다. 지구가, 목성이, 외롭고 기나긴 시간을 버틴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작가는 어쩌면 다음 사람을 구하는 그 별이 바로 당신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일상의 시력을 방해하는 혼탁한 안개 속에서 차라리 눈을 감고 멈춰야겠다고 생각했다면 『스파클』을 읽어 보기 바란다. 이 소설은 당신에게 미래에서 온 부드러운 각막을 선물한다. 어둡다는 것은 때로는 상대적 감각이며 이 소설을 통해 다른 시야로 세계를 본다면 그 어둠으로부터 밝음을 향해 충분히 나아갈 수 있겠다는 용기를 획득하게 된다. 우리는 누군가를 대신해서 세상을 볼 수는 없지만 더 다양한 시선이 됨으로써 시력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 유리와 시온은 하나가 둘이 되고, 셋, 넷이 되는 사랑의 기적을 보여 준다. 우리 청소년에게는 지금 이런 미래의 눈이 필요하다.
김지은(문학평론가)

저자의 말

비행기 창밖을 찍은 그 사진 속에는 이른 아침의 태양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 눈부심에 잠시 눈을 감기도 했지만, 이 먹먹한 눈꺼풀을 다시 들어 올리고 세계에 손 내미는 작가가 되겠다. 내가 받았던 믿음처럼 누군가를 다음으로 안내하는 글을 쓸 것이다. 『스파클』을 만나게 될 모든 분들의 뜨거운 순간을 그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