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읽기책 18

호호당 산냥이

박보영  지음  ,  김민우  그림
출간일: 2025.03.28.
정가: 11,000원
분야: 어린이, 문학

“신묘한 약방 호호당을 지켜라!”

천방지축 산냥이와 호호 할멈의 우당탕탕 대소동

 

★제2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저학년)

 

『괭이부리말 아이들』 『기호 3번 안석뽕』 『고양이 해결사 깜냥』 등 주옥같은 창작동화와 숱한 화제작을 발굴해 온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의 제29회 저학년 동화 부문 대상 수상작 『호호당 산냥이』가 출간되었다. 『호호당 산냥이』는 말썽꾸러기 고양이 산냥이가 신비한 약초가 가득한 호약산과 약방 호호당을 지키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다. 큰 사랑으로 산냥이를 품는 산군(山君) 호호 할멈부터 오지랖 넓은 하늘다람쥐 오람이, 음흉한 너굴 아재까지 다채로운 동물 캐릭터가 등장하여 어린이에게 친숙하게 다가간다. 실수 연발이지만 호호 할멈의 사랑을 믿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산냥이의 모습이 독자들에게 순수한 용기를 전한다.

 

“호랑이 없는 호약산은 산냥이가 지킨다!”

어린이와 똑 닮은 장난꾸러기 고양이가 왔다

제2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동화 부문 대상 수상작인 『호호당 산냥이』는 천방지축 고양이 산냥이가 호약산을 지키기 위해 벌이는 유쾌한 소동을 그린다. 산냥이는 힘도 세고, 한 번 맡은 냄새는 절대 잊지 않을 만큼 영민하다. 하지만 급한 성미 탓에 간단한 심부름조차 그르칠 때가 많다. 호호당의 비밀을 찾아 몰려온 사람들을 쫓아내기 위해 호호 할멈이 아끼는 귀한 약초를 무턱대고 사용해 버릴 정도로 말썽꾸러기이다. 하지만 산냥이가 자신의 곁을 지켜 주는 호호 할멈을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지극하다. 산을 수호하는 산군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호호 할멈을 돕기 위해 산냥이는 동분서주한다. 그 모습은 서툴지만 좋아하는 것을 위해 온 마음을 다하는 어린이를 닮았다. 첫 세상이 되어 준 가족과 새롭게 만난 친구에게 마음을 써 본 일 있는 어린이라면 분명 산냥이와 자연스레 마음이 통할 수 있다. 인절미처럼 노르스름한 털과 쫀득한 볼살을 지닌 고양이 산냥이는 어린이 곁의 깜찍한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셈 빠른 친구, 음흉한 악당, 사랑스러운 작은 사람…

다채로운 캐릭터와 함께 차곡차곡 쌓이는 환대의 경험

『호호당 산냥이』에는 어린이가 친근하게 여길 만한 동물 캐릭터가 다양하게 등장한다. 하늘다람쥐 ‘오람이’는 동그란 눈을 번뜩이며 산냥이의 행보에 오지랖을 늘어놓는다. 산냥이를 부추기면서도 능청스럽게 자신이 좋아하는 도토리는 쏙 챙기는 등 셈이 빠른 친구이기도 하다. 한편 음흉한 눈을 하고 호호당을 노리는 너굴 아재는 이야기에 박진감을 더한다. 어린이 독자가 자신 주변에서 『호호당 산냥이』 속 캐릭터들과 닮은 이를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주인공 산냥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하나씩 해결해 나간다. 읽기책을 처음 접하는 어린이 독자에게 익숙하면서도 맞춤한 구성이다. 산냥이는 산과 자연을 존중하지 않는 “예의 없는 사람들”을 함께 혼내 주고, 사람들이 사는 마을의 ‘호약 마트’로 두근거리는 첫 심부름을 나선다. 아직 어설픈 탓에 도리어 화를 입기도 하지만, 차근차근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간다. 그렇게 처음으로 인간 마을로 떠난 산냥이가 임무를 잘 완수한 끝에 “작은 사람” ‘송이’를 만나 화사한 환대를 건네받는 장면은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어린이의 성장은 비단 할 일을 완수하는 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호호당 산냥이』를 읽으며 어린이 독자들은 환대의 경험을 자신 안에 축적해 나가고 건강한 성장을 이루어 낼 것이다.

 

기다리고, 격려하는 어른의 사랑 안에서

마음껏 실수하며 성장하는 어린이

유년의 독자에게 세상은 호기심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엄습하는 곳이기도 하다. 홀로 되어 본 경험이 있다면, 끝내 주저앉아 울어 버린 기억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산냥이는 항상 발랄한 듯 보이지만 속 깊은 곳에는 과거에 버림받은 기억이 그늘처럼 드리워 있다. 호호 할멈이 돌아오지 않는 밤, ‘혹시 할멈이 날 버린 걸까?’ 걱정하는 산냥이에게 나쁜 마음을 품은 너굴 아재가 찾아온다. 할멈의 ‘보물 1호’를 빼앗긴 산냥이는 모든 것이 자기 잘못인 것만 같아 의기소침해진다. 호호 할멈은 돌아와 그런 산냥이를 다그치는 대신 여느 때와 같이 무심한 척 다정하게 산냥이의 마음에 귀 기울인다.

어린이를 세상으로 이끄는 것은 사랑이다. 미숙하더라도 도전해 보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발을 내딛는 힘은 모두 사랑에서 비롯한다. 버려진 산냥이를 거두어 변함없는 사랑으로 곁을 지켜 주는 호호 할멈의 존재는 그래서 귀하고 미쁘다. 작품 말미에서 호호 할멈의 보물 1호는 산냥이가 호호 할멈에게 처음 따다 준 깻잎이었음이 밝혀진다. 호호 할멈의 사랑을 확인하는 동시에 산냥이를 괴롭히는 마음이 눈 녹듯 사라지는 순간이다. 『호호당 산냥이』는 새롭게 발돋움할 유년의 어린이에게 선명하게 사랑의 힘을 전한다. 어린이 독자들이 호호 할멈과 같은 어른이 함께한다는 믿음을 얻고, ‘산냥이답게’ 마음껏 실수하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작품 줄거리

예로부터 신비한 기운을 머금은 약초들이 자란다는 ‘호약산’에는 한 가지 비밀이 숨겨져 있다. 안개 자욱한 고개 너머, 산군(山君) 호랑이 ‘호호 할멈’의 약초방 ‘호호당’이 있다는 사실! 온갖 귀한 약초가 가득한 그곳에, 조금은 별난 고양이가 산다. 길냥이도, 개냥이도 아닌…… 바로 ‘산냥이’다. 호호 할멈을 도와 약초방을 꾸려 나가는 산냥이는 두 앞발에 초록 풀물이 들 정도로 약초를 캐러 다니지만, 매일매일 실수 연발인 탓에 꾸지람을 듣기 일쑤다. 그러던 어느 날 호약산으로 갑작스레 사람들이 몰려오고, 음흉한 너구리 ‘너굴 아재’까지 등장해 호호당을 노리는데……. 과연 산냥이는 호약산과 호호당을 지킬 수 있을까?

목차

1. 신비한 약초방

2. 호약산 지킴이

3. 수상쩍은 손님

4. 산냥이의 진심

5. 두근두근 호약 마트

6. 호호 할멈의 보물

작가의 말

『호호당 산냥이』는 아직 미숙하고 제멋대로인 호약산 고양이 산냥이를 귀하게 대하는 호호 할멈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 호호 할멈 같은 어른이 곁에 있다면 어린이는 세상이 아무리 거칠어도 멋지게 살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것이다. 호호 할멈은 버려진 산냥이를 거둬서 변함없는 마음으로 지켜 주는 존재이다. 말썽꾸러기에, 호기심 대장에, 걸핏하면 심부름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산냥이는 어린이의 대리자로서 특유의 심리적 특성을 표현하여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든다. 어린이아이의 실수도 따스하게 감싸는 큰 어른의 사랑은 좌충우돌 소동을 일으키는 산냥이라는 존재가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이런 따스하고 귀한 마음이 『호호당 산냥이』의 가장 큰 장점이다. _심사평에서_(안미란 이반디 원종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