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계엄 사태와 갈수록 극으로 치닫는 극우세력의 집결과 반민주적 행태 앞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과 열망은 더 깊어져간다. 그러나 한국의 깨어 있는 시민들은 놀라운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보여주었다. 형형색색의 응원봉으로 이어진 촛불의 힘은 다시금 그 저력을 확인하게 했다. 본지 편집위원인 백민정은 자기규율과 자기통치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조명하면서 “이제 촛불시민의 꺼지지 않는 등불이 민주와 평화의 심지로 타올라 세상을 밝히고 있다”(「책머리에」)며 드리운 어둠을 걷어내고 새로운 질서를 향해 나아가는 촛불혁명의 힘찬 진화를 이야기한다.
『창작과비평』 2025년 봄호 특집은 ‘K민주주의의 약진’이라는 주제로 세계정치사에 새로운 모범이 될 K민주주의를 다각도에서 다룬다. ‘변혁적 중도’로 열어갈 새시대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2030 여성들이 주축이 된 광장의 모습을 돌아보는 한편, 보수의 뿌리와 끈질긴 반민중성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서구 민주주의를 넘어설 대안을 제시하는 김대중사상의 핵심 등을 흥미진진하게 살핀다. 트럼프 2기를 맞아 창조적 대응을 논한 ‘대화’도 긴요하다. ‘논단’에서는 내란 이후 한국경제 상황을 점검하며, ‘현장’에서는 최근 이슈인 인권위 실태를 살펴본다. 시·소설 신작과 ‘문학평론’ 역시 우리 사유와 감각을 일깨운다. 새로운 산문 기획 ‘내 삶을 돌본 것’이 시작되었으며, 안현미 시인을 인터뷰한 작가조명 역시 풍성함을 더한다. 촛불시민의 꺼지지 않는 빛을 믿으며 새봄을 맞이한다.
▶목차
책머리에
빛의 서사로 써나갈 새로운 질서 / 백민정
특집 K민주주의의 약진
백낙청 / ‘변혁적 중도’의 때가 왔다
김소라 / 연대로 확장된 광장과 민주주의
한홍구 / 한국의 보수는 왜 민주주의와 접속하지 못하는가
이남주 / 김대중사상과 K민주주의 ‘변혁적 중도’의 시각에서 (K담론을 모색한다 5)
대화
돌아온 트럼프, 다자주의로 돌파하자
/ 김준형 김창수 최배근
논단
이동진 / 내란 이후 한국경제의 과제
현장
홍성수 / 수렁에 빠진 인권위, 다시 세워야 한다
촌평
김용휘 / 백낙청 외 『세계적 K사상을 위하여』
심인보 / 검찰연구모임 리셋 『검사의 탄생』
조형근 / 이관후 『압축 소멸 사회』
류신 / 석영중 『눈 뇌 문학』
김요섭 / 일란 파페 『팔레스타인 종족 청소』
최지인 / 이승윤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김유태 / 올가 토카르추크 『기묘한 이야기들』
산문
조효제 / ‘수무드’가 가르쳐준 희망 (내 삶을 돌본 것 1)
시
고재종 / 걷는 사람 외
권민경 / 꼬뮌이 뭐예요? 외
김행숙 / 12월 3일부터 외
손택수 / 무등산 봄까치풀 외
송희지 / 농장 외
신미나 / 춘련 외
이실비 / 담금질 외
이원 / 잠봉뵈르가 말하기를 외
이현호 / 눈 내리는 오독 외
정호승 / 패배에 대하여 외
조해주 / 눈빛 보내기 외
최현우 / 숲과 숨 외
소설
김유나 / 물이 가는 곳
임솔아 / 금빛 베드 러너
임 현 /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황정은 / 문제없는, 하루
문학평론
유희석 / ‘우리 것다운’ 문학을 향한 사랑과 헌신 『역사 앞에 선 한국문학』을 읽고
김미정 / 나를 쓰는 일은 어떻게 너를 쓰는 일이 되는가
작가조명
안현미 시집 『미래의 하양』
김중일 / 하양 미래를 만나고 왔습니다
문학초점 이 계절에 주목할 신간들
조대한 / 시에 이르는 두 갈래의 길
김주원 / 불확실한 세계에 던지는 소설의 질문
성현아 / 미래를 꿈꾸는 서정시는 현재의 삶을 구할 수 있는가
제23회 대산대학문학상 발표
창비의 새책
독자의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