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지혜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  박석무  편 역
출간일: 2025.01.24.
정가: 24,000원
분야: 인문교양, 인문

다산 정약용의 가장 인간적인 기록  

82편의 서간문으로 인간 정약용의 깊은 속내를 읽어내다

 

조선 후기 실학의 대가이자 불멸의 지성으로 사랑받는 정약용의 편지글을 엮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가 『정선 목민심서』와 함께 ‘다산의 지혜’ 에디션으로 새롭게 독자들을 찾아간다. 법, 문학, 지리, 의학, 생물학 등 수많은 분야를 섭렵하며 방대한 저술을 남긴 까닭에 그의 업적은 다산학이라는 학문으로 따로 분류될 정도이다. 이번 다산의 지혜 에디션은 그중 역작으로 손꼽을 수 있는 저서와 가장 사적인 기록을 함께 묶고 새 옷을 입혀, 안팎으로 나를 다스리는 법에 관한 다산의 가르침을 담았다. 『목민심서』가 지방 수령인 목민관이 따라야 할 지침을 담아 정치‧사회‧행정적으로 역할하는 공인(公人)의 자세를 고민케 한다면,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는 지식인이자 아버지로서 후대에게 긴히 남기는 말들이 담겨 있다. 오랜 시간 다산에 천착해 실학‧다산학을 정립한 다산연구회와 다산 연구의 권위자인 박석무 단국대 석좌교수가 각각 편역한 두 책은 시대를 뛰어넘어 여전히 우리를 일깨우는 잠언으로 가득하다. 특히 어느 때보다 혼란한 시대를 리더로서, 한 인간으로서 현명하게 헤쳐나가고자 하는 모든 이들이 곁에 두고 오래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생활고전으로 손색없다.

 

불멸의 대학자이자 시대를 초월하는 지성

다산에게 배우는 리더의 덕목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는 초판 출간 이후 다산 정약용을 만나는 가장 친절한 통로 역할을 해왔다. 유배 시기 절절하고 따뜻한 마음을 담아 가족과 지인들에게 보낸 서신들을 엮은 이 책은 대학자 이전의 인간적인 다산의 면모를 만날 수 있어 오늘날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불운한 환경 속에서도 생활인이자 소통하는 지식인으로서 애정과 당부의 말들을 남겼던 다산의 자취를 이 책 전체에서 읽을 수 있다.

200여년 전 척박한 남도 땅에서 유배생활을 했던 한 외로운 학자의 편지가 이렇듯 오랜 기간 생명력을 가진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다산 정약용은 오늘날 조선 후기 최고의 사상가로 평가되지만 한 인간으로 볼 때 그는 관직과 명예를 잃고 오랜 기간 유배생활을 했을뿐더러 유배 기간 중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한명의 아버지에 다름 아니다. 우리가 이 편지들을 통해 읽을 수 있는 인간 정약용의 고통, 그리고 역경을 견디며 극복하는 적극적인 자세, 가족과 제자들을 돌보는 진솔한 내면은 그 어떤 다산의 책보다 깊은 감동을 선사해준다.

뿐만 아니라 다산은 자식‧형님‧제자에게 남긴 82편의 편지글을 통해 효(孝)와 제(弟)를 강조하며 독특한 인간학을 전개했다. 그의 윤리의식의 기반이 된 효제 개념은 당시 만연한 유교적 가치와는 달리, 인간이 지닌, 인간이기 위한 윤리로 인간답게 살아가려는 인간의지의 성취를 중요하게 여겼다. 총체적으로 ‘바른’ 인간이 되기 위해 가족간의 도리. 이웃과의 관계, 친구 사귀는 법, 공부에 임하는 태도와 같이 일상의 모든 일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우리가 여전히 수많은 고민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물을 수밖에 없기에 ‘나’를 바로 세우기 위한 그의 세심한 조언은 시대를 뛰어넘어 오늘날에도 깊이 새길 만한 지침으로 다가온다.

 

 

다산학의 권위자, 박석무 교수 편역

다산의 지혜로 여는 새로운 미래

 

40년간 네차례의 개정을 거치면서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끊임없이 가꿔온 박석무 교수는 1979년에 이 책을 엮어냄으로써 ‘다산 전문가’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민주화운동에 투신하여 네차례나 옥고를 치렀던 그는 어둡고 불안한 감옥생활에서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 손에서 다산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18년 유배생활 속에서 학문을 성숙시킨 다산처럼 그의 다산 연구도 감옥 안에서 영글었던 것이다. 200년이라는 시차를 사이에 두고 각각 시대의 고뇌와 민중의 아픔을 껴안고 고민해온 두 학자의 소통이 이 책에 오롯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산의 지혜’ 에디션은 단순히 과거의 저서를 재조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실질적인 가르침과 영감을 제공한다. 다산의 통찰력과 인간적인 면모는 오늘날의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진정한 리더십과 바른 인간상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귀중한 길잡이가 되며, 사회 전체의 조화와 발전을 도모하는 데 필요한 근본적인 원칙들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다산의 지혜가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고 필요한 이유는, 그가 꿈꾸었던 이상향이 바로 지금의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이기 때문이다. 『정선 목민심서』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두 책을 통해 ‘나’를 가다듬고 공동체를 바로 세우는 데 필요한 것들에 대해 고심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목차

책머리에

 

1부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

귀양길에 올라서

참다운 공부길

세상에서 가장 악하고 큰 죄

선조의 행적과 일가친척을 알라

진실한 시를 짓는 데 힘쓰거라

올바른 처신에 대하여

먼저 모범을 보이거라

허례허식을 경계하라

『주서여패』라는 책을 만들도록

『제경』을 만드는 법

『거가사본』을 편찬하라

『비어고』를 만드는 법

거짓말을 입 밖에 내지 말라

같은 폐족이라도 무리를 짓지 말라

제사상은 법도에 맞게 차려야 한다

사대부가 살아가는 도리

둘째 형님을 회상하며

일본과 중국의 학문 경향

시의 근본

인의예지는 실천에서 발현된다

폐족은 백배 더 노력해야 한다

막내아들이 죽다니

열수에 대하여

가난한 친척을 도와라

절조를 지키는 일

사대부의 기상이란

어머니의 치마폭에 눌러쓴 아버지의 사랑과 교훈

 

2부 두 아들에게 주는 가훈

임금이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 되거라

저술에 관한 뜻

시는 어떻게 써야 하나

넘어져도 반드시 일어나야 한다

멀리 내다볼 줄 알아야 한다

정신적인 부적을 물려주마

옛 친구들을 생각하며

청운의 뜻을 꺾어서는 안된다

생계를 꾸릴 때도 사대부답게

 

3부 둘째 형님께 보낸 편지

중국 요순시대의 고적법

밥 파는 노파에게서도 배웁니다

『현산어보』에 대하여

형님께서는 깊이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수학은 음악과 상극입니다

성인들의 책을 읽고 말씀 올립니다

형제간의 학문 토론

상례에 대하여

조카는 장차 큰 그릇이 될 것입니다

입후의 기준

『시경강의』에 대하여

귀양살이의 괴로움을 잊는 법

밥 먹는 것과 잠자는 것도 잊고

아우 약횡에게 들려주는 말

 

4부 제자들에게 당부하는 말

윤종문에게 당부한다

윤종문에게 또다시 당부한다

윤종억에게 당부한다

다산의 학생들에게 당부한다

영암군수 이종영에게 당부한다

부령 도호부사 이종영에게 당부한다

정수칠에게 당부한다

윤종심에게 당부한다

의순에게 당부한다

이인영에게 당부한다

기어자홍에게 권한다

변지의라는 젊은이에게 권한다

저자의 말

다산의 서간문은 읽을 때마다 새롭다. 폐족으로 불우하기 짝이 없는 아들들이 좌절하지 않고 학문에 정진하기를 입이 닳도록 이야기하는 모습, 흑산도라는 절해의 고도에서 귀양살이하는 형님 정약전을 생애의 지기知己로 여기며 깊고 넓게 학문을 토론하는 모습, 제자들의 장래를 뜨겁게 걱정하며 온갖 지혜를 가르쳐주던 다산의 풍모 등에서 많은 것을 배우지 않을 수 없다. 세상에 공개하려고 저술한 책에서는 인간 다산의 속마음을 알아내기가 쉽지 않지만 아들·형님·제자들에게 보낸 그의 사신私信에는 깊은 속마음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 이 책은 다산학을 연구하는 분들에게는 물론 다산에 관심을 갖는 일반인에게도 그의 학문과 사상에 다가가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