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인권만화 4

호시탐탐

숨은 차별을 발견하는 일곱가지 시선

국가인권위원회  기획  ,  김보통    ,  서이레    ,  요니요니    ,  김금숙    ,  김정연    ,  구희    ,  정영롱    ,  최경민  지음
출간일: 2024.12.10.
정가: 19,000원
분야: 만화, 청소년·성인

30만 독자를 웃기고 울린

단연 국내 최고의 ‘만화 인권교과서'

창비인권만화 시리즈 11년 만의 신작!

 

일상 속에 숨어 인권을 노리는 혐오와 편견

최정상급 만화가들이 잡아낸 일곱편의 차별 이야기!

 

국가인권위원회와 창비가 손잡고 펴낸 ’창비인권만화' 시리즈의 신간 『호시탐탐』이 출간되었다. 2003년 『십시일反』, 2006년 『사이시옷』, 2013년 『어깨동무』 이후 11년 만의 신작으로, 김보통·서이레·김금숙 등 국내 최정상 만화가 8인이 한국사회 곳곳에 숨은 차별과 혐오로 얼룩진 우리나라 인권의 현주소를 독창적인 시선과 거침없는 상상력으로 그려냈다.

지금까지의 모든 경계가 변화하고, 익숙했던 온갖 개념이 매일 새로워지는 2024년, 가치관·기술·기후의 변화와 함께 새로 등장한 인권 이슈는 무엇일까? 다 해결된 줄 알았지만, 알고 보면 더 교묘해지고 속으로 곪아든 문제들의 현 실태는 어떨까? 노동·여성·성소수자·지역 등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인권 문제부터 가족·이주배경세대·기후위기·돌봄 등 새로이 인권 논의의 장을 열어가야 하는 분야까지, 우리가 사랑하는 8인의 만화가들이 인권에 관한 무한한 상상력을 펼침과 동시에 독자들에게 묵직한 생각거리를 안겨준다.

먹이를 찾는 맹수의 눈(호시, 虎視)처럼 우리 사회의 낮고 약한 부분을 노리는 편견과 혐오에 맞서 숨은 차별을 발견해내는 또 다른 ‘호시’, 즉 밝은 시선[晧視]과 너른 시선[浩視]과 좋은 시선[好視]을 길러줄 인권만화 시리즈의 반가운 귀환이다.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역대급 라인업’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참신한 인권 이슈들까지 한권에!

 

2024년 초여름, 초호화 군단의 만화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넷플릭스 시리즈 『D.P.』를 통해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으로 자리매김한 김보통부터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원작이자 2024 부천만화대상 수상에 빛나는 『정년이』의 서이레, 만화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하비상’의 역대 최초 한국인 수상자 김금숙, ‘오늘의 우리만화’ 수상으로 실력과 대중성 모두 인정받은 김정연·정영롱, 독창적 시각과 화법으로 만화 마니아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구희·요니요니·최경민까지, 국가인권위원회와 창비의 각별한 제안에 모두들 흔쾌히 응했다.

바다를 건너, 먼 길을 가로질러, 당장 마감해야 할 원고도 제쳐두고 달려온 이들은 사는 곳도, 성미와 습관도, 장르와 화풍도 서로 달랐다. 하지만 인권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시대에 인권을 만화로 그려내겠다는 일념만은 하나였다. 저마다 날카롭게 갈고 닦아낸 만화가들의 시선은 너무 새로워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는 인권 문제들을 포착하고, 우리 사회 속 이름 없는 존재들의 이야기를 불러냈다. 8인의 만화가들이 깊은 고심과 꼼꼼한 취재 끝에 택한 참신한 이슈와 주제들은 인권의 지평을 넓히고 다지기에 모자람이 없다.

김보통은 「최후의 보호막」에서 판타지 서사 요소를 가미해 산업재해가 만연한 노동 현장 실태를 고발한다. 마법과 대마왕이 존재하는 세계에서조차 재해와 탄압을 피할 수 없는 주인공들의 형편은 우리 사회의 노동 현실을 서늘히 되돌아보게끔 한다. 서이레와 요니요니가 합작한 「청첩장 도둑」은 가족의 자랑거리였던 ‘엄친딸’의 특별한 청첩장 소식을 통해 뿌리 깊게 박힌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정면으로 돌파한다. 김금숙은 한국사회가 맞닥뜨린 지역소멸과 초고령화라는 이중적 과제를 절묘하게 교차시키며 아기자기한 작화 속 실존적 섬뜩함을 내포한 수작 「섬」을 탄생시켰다.

김정연은 「수수께끼」에서 발군의 사실적 묘사와 촌철살인 대사를 선보이며 우리 생애 도처에 늘 필요하지만 여전히 제대로 명명되고 인정받지 못하는 ‘돌봄’의 문제를 소환한다. 구희의 「폭염 속을 달리는 방법」은 4월부터 열대야가 찾아오는 10여년 뒤 미래세대 청소년들이 맞닥뜨릴 ‘비일상적 일상’을 청량한 작화 속에 대비적으로 담아내어 기후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수면 위로 끄집어낸다. 정영롱은 「끄나빠」에서 이주배경 청소년과 그 친구들이 겪어내고 있는 사회적 모순과 인종적 차별을 4컷 만화 형식을 통해 유쾌하고 속도감 있게, 그러나 세심하게 짚어낸다. 이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최경민의 「참교육」은 ‘왜 가해자의 인권을 챙겨주느냐’는 논쟁적 화두를 울림 있는 대화로 묘파하면서 사적제재와 인권의식을 어떻게 연결 지을 수 있는지 심도 깊은 토론거리를 제안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직접 기획한 인권만화

우리에게는 여전히 ‘시선’이 필요하다

 

'창비인권만화'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의식 증진을 위해 손수 나서 추진한 인권문화 콘텐츠 제작 사업의 일환으로, 만화의 유쾌함과 인권의 유익함을 접목하려는 뜻깊은 시도로서 출발했다. 2003년 『십시일反』을 필두로 2006년 『사이시옷』과 2013년 『어깨동무』로 이어진 창비인권만화는 일상의 차별을 잡아내고, 편견을 깨뜨리고, 낮고 어두운 곳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귀중한 통로이자, 세대를 넘어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무려 30만부의 판매고를 기록한 독보적인 인권 교양서로 우리 곁에 자리하고 있다.

시리즈 첫 출간 이후 20여년이 지났지만, 우리 일상과 행복의 토대가 되는 인권을 어떻게든 좀먹어보려는 차별은 여전히 곳곳에 숨어 우리를 노려본다. 한편에서는 인권이 여기서 더 좋아질 게 있느냐며, 충분히 이루었으니 이쯤에서 그만해도 되지 않느냐며 만류하는 손들이 덜미를 잡는다.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여전히 ‘시선’이 필요하다. 여태껏 인권의 볕이 들지 못한 음지는 없는지, 인권의 울타리가 무너져 내리는 곳이 있지는 않은지 넓은 시각과 다양한 관점으로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 창비, 8인의 만화가가 모여 빚어낸 네번째 인권만화책이 이제 세상에 나갈 채비를 마쳤다. 우리 사회의 인권이 긴 세월을 두고 천천히 발전해왔듯 만화를 통해 세상의 공기를 조금씩 바꾸고자 하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물이 구덩이를 만나면 채우고 다시 흐르는 것처럼 『호시탐탐』이 독자들의 마음을 모아 희망의 기운을 만들어나가는 초석이 되길, 인권 세상을 향한 멈춤 없는 시선의 출발점으로 자리하길 간절히 바라본다.

목차

여는 글

 

김보통 최후의 보호막

서이레·요니요니 청첩장 도둑

김금숙

김정연 수수께끼

구희 폭염 속을 달리는 방법

정영롱 끄나빠

최경민 참교육

 

작가의 말

『십시일反』이 나온 지 21년, 지금 우리는 차별 없는 세상을 살고 있을까요? 차별을 넘어 너와 나를 잇고 함께 어깨동무하며 나아가는 삶을 꿈꾸었지만, 노동·교육·이주민·세대·성 차별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누군가는 끊임없이 우리를 갈라놓고 어깨동무를 방해합니다.
『호시탐탐』은 낮은 곳으로 스며 우묵히 고인 차별과 편견을 비춥니다. 지역소멸·기후위기와 같은 새로운 문제에도 주목합니다. 절망의 현실을 내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의 시선이 희망에 가닿도록 구석구석을 밝힙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희망의 어깨동무를 꿈꿉니다. 소설가 김중미

저자의 말

김보통, 「최후의 보호막」

우리는 모두 일을 하며 살아갑니다. 그래야 사회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사회는 노동자를 보호해야 합니다. 노동자를 사람으로 보지 않는 사회는 존속할 수 없습니다.

 

서이레, 「청첩장 도둑」

왜 어떤 가족은 지켜야 할 가족이고, 어떤 가족은 사라져야 할 가족일까?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얄팍한 논리를 뛰어넘어 모든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을 꾸릴 수 있길 바란다.

 

요니요니, 「청첩장 도둑」

한때는 만화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혐오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큰 지금은 만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때때로 존재 자체를 의심받는 약자들에게 “여기 당신의 편이 있다”고, 여전히 그것만은 만화를 통해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만화를 그립니다.

 

김금숙, 「섬」

“너는 늙지 마라.” 엄마가 늘 내게 하는 말이다. 태어난 모든 생명은 세상에 잠시 머물렀다가 먼지가 되어 사라진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늙을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김정연, 「수수께끼」

모두에게 필요한 돌봄을 다른 이름으로 내맡기는 사회가 과연 어디로 갈 수 있을까요. 돌봄을 모두의 일로 생각하는 상상에 조금이라도 보탬 되고 싶은 마음입니다.

 

구희, 「폭염 속을 달리는 방법」

저는 기후위기가 매우 걱정되는 사람입니다. 30대로서 살날이 많이 남았기에 미래를 그릴 때마다 기후위기는 당연한 전제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기후위기에 대한 10대의 생각은 어떨까?’ 이를 상상하며 작품을 그렸습니다.

 

정영롱, 「끄나빠」

항상 청소년 시기의 이야기를 좋아하고, 그리고 싶어 합니다. 불안하면서도 모든 게 새로운 그 개인들이 모여 서로의 마음을 나눌 때. 그때부터 축제가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읽는 모두가 이 축제에 참여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렸습니다.

 

최경민, 「참교육」

대학 시절, 친구의 자취방에서 우연히 보았던 단편만화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전까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게 만들어준 작품이었습니다. 그 작품이 바로 창비인권만화 시리즈에 실려 있는 최규석·연상호 작가님의 「창」입니다.

그로부터 십몇년이 훌쩍 지난 지금, 같은 시리즈에 참여하게 되어 부담스럽고도 영광입니다. 도서관이든 학교든 친구의 책장에서든 우연히 이번 작품을 읽게 될 누군가가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해준다면, 이번 작품에 의미가 생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