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청소년문학 127

라이프 재킷

이현  장편소설
출간일: 2024.07.26.
정가: 13,000원
분야: 청소년, 문학

“우리 요트 탈래?”

이 모든 이야기는 장난처럼 시작되었다

밀리언셀러 작가 이현이 펼치는 광활한 바다 이야기

 

『푸른 사자 와니니』 『1945, 철원』 『호수의 일』 등 어린이 청소년에게 큰 사랑을 받아 온 밀리언셀러 작가 이현의 신작 장편소설 『라이프 재킷』(창비청소년문학 127)이 출간되었다. 이번 작품에서 이현은 학교와 집, 학원 등 청소년소설에서 주로 다루어 온 제한된 공간을 벗어나 광활한 바다를 배경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모험과 묵직한 여운을 선사한다.

여름 방학이 끝나고 등교한 어느 비 오는 아침, 고은은 같은 반 아이들의 빈 자리를 보고 전날 올라왔던 천우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떠올린다. “우리 요트 탈래?” 집에 요트가 있다며 허세를 부렸던 천우지만, 그 메시지가 고은은 새삼 걱정스럽다. 이후 천우를 비롯해 반장 노아, 전학생 태호, 키 크고 조용한 아이 장진 등 여섯 아이들이 요트를 타고 나간 사실이 밝혀지는데……. 아이들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장난스레 올린 SNS 글에서 시작된 여정이 사건에 사건을 거듭하며 걷잡을 수 없이 커져 가는 가운데, 자신의 행동에 끝까지 책임을 지고자 하는 아이들의 고뇌와 진심이 빛난다. 삶에서 한 번쯤 거센 파도를 마주할 이들 곁에 단단히 자리하게 될 소설이다.

 

광활한 바다에서 사라진 요트

천우신조호에 기적은 일어날 수 있을까

 

“우리 요트 탈래?” 천우는 대구 큰아버지 댁으로 가기 전 부산에서의 마지막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올린다. 집이 망했어도, 그래서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도 기죽은 모습을 보일 수는 없다. 늘 그랬던 것처럼 허세를 담아 올린 스토리일 뿐인데 뜻밖에 아이들이 하나둘씩 천우신조호로 모여든다. 어린 시절부터 천우의 절친인 모범생 반장 노아와 같은 반 장진, 전학생 태호, 그리고 고은을 통해 스토리를 보게 됐다는 류와 여동생 신조까지. 또래라는 것 말고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조합이지만, 반짝이는 여름의 끝을 이렇게 보낼 수는 없다. 요트를 운전할 줄 아는 류와 신조의 도움으로 여섯 아이들은 요트를 타고 바다에 나가게 된다.

한편 다음 날 아침, 연락 없이 사라진 장진과 집에 돌아오지 않은 노아, 태호 때문에 학교는 난리가 난다. 불안해진 고은은 어른들에게 천우의 스토리를 알린다. 그리고 정말로 아이들이 한배를 타고 바다에 나간 사실이 알려지지만, 천우신조호의 지피에스가 잡히지 않는다. 천우신조호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

 

 

거듭되는 사건, 놀라운 반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바다 위 모험이 펼쳐진다

 

소설은 실종된 아이들을 찾는 육지의 혼란과 한배를 타고 바다에 나간 아이들의 고난을 번갈아 보여 주며 긴박감 넘치게 전개된다. 아이들의 항해는 시작부터 불안하다. 출항한 지 몇 달은 된 터라 천우신조호는 여기저기 허름해진 상태인데, 얼마 가지 않아 요트의 전원마저 꺼져 버린다. 당황한 아이들은 구조 요청을 하려고 하지만, 신조가 막아선다. 신조네 집의 부도로 압류된 요트를 몰래 타고 나온 것이 알려지면 받아야 할 처벌이 두려웠던 것이다. 그 탓에 아이들은 신고를 미루고 결국 인터넷도, 통신 신호도 잡히지 않는 짙은 안개속에서 아침을 맞이한다.

막막한 바다에 고립된 아이들은 제각기 불안한 마음으로 자신들을 구해 줄 배가 다가오길 기다린다. 그러던 중 거센 풍랑을 만나고 급격히 기울어진 요트 구조물에 장진이 머리를 맞고 쓰러지는데…….

장난스러운 게시물로부터 시작된 여정은 점차 돌이킬 수 없이 흐르고, 아름답게만 보였던 여름 바다는 어느덧 무정하고 두려운 모습으로 변한다. 감당할 수 없는 일들 속에서 아이들의 마음은 바윗돌처럼 무거워진다.

 

거대한 삶의 파도 앞에서

우리는 우리를 용서할 수 있을까

책임의 무게를 딛고 삶을 항해하는 이들의 이야기

 

육지에서는 대대적인 인원이 수색에 투입되지만 실종된 지 수일이 지나도록 아직도 천우신조호를 찾지 못했다. 고은은 전 남자친구인 천우, 절친한 류를 비롯해 사라진 친구들을 위해 수색에 힌트를 제공하며, 무사 귀환을 빌고 또 빈다. 그러나 천우신조호에 몸을 싣고 바다에 표류한 아이들의 상황은 점점 악화일로를 걷는다.

작가 이현은 이 소설을 통해 어른의 개입 없이 청소년의 주도로 모든 사건의 시작과 끝을 긴장감 넘치게 펼쳐 보인다. 그 가운데 아이들 저마다의 개성적인 성격과 고민이 두드러지며 이야기는 여러 갈래를 지닌다. 진지함 없이 가벼워만 보이지만 속으로는 자기 때문에 배에 오른 아이들을 지키고 싶어 하는 천우, 가족과 떨어진 외로움으로 오빠 천우에게 더욱 의지하게 되는 신조, 한결같던 생활에 찾아온 균열로 불안하게 흔들리는 노아, 괴롭지만 티 내지 않고 침착하게 배 위를 진두지휘하는 류, 말수는 적지만 누구보다 배려심이 깊은 장진, 남겨진 할머니와 강아지 생각에 걱정이 가득한 태호……. 그러나 이들의 선택은 번번이 엇박자를 낸다. 처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기는 아무 잘못이 없다는 이기심 때문에, 때로는 자기가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는 오만함 때문에. 어떤 이유에서였든, 그것이 악의였든 선의였든 아이들은 자꾸만 엇나간 판단을 하며 자신을 궁지 속으로 몬다.

불장난 같은 선택이 불러올 결과를 몰랐던 아이들, 거대한 삶의 파도 앞에서 나약했던 이들은 끝내 자신이 감당해야 할 몫을 끌어안을 수 있을까? 이야기는 흔들리는 아이들의 마음을 하나하나 살피며 결코 단순하지 않은 결말을 향해 치닫는다. 청소년의 일상적인 공간에서 벗어나 드넓은 바다에서 펼쳐지는 모험은 놀라운 몰입감을 선사하며, 책임과 속죄라는 새로운 주제를 제시한다. 무정한 삶의 바다에서 거친 풍랑을 만나게 될 모든 이들의 곁을 지키며 ‘라이프 재킷’이 되어 줄 특별한 소설이다.

목차

1 스토리

2 하루

3 그날의 바다

4 표류

5

6 여전히 항해

 

작가의

학창 시절, 나도 친구들과 함께 ‘천우신조호’를 타 본 적이 있다. 바다는 한없이 아름답고 너그러웠다가도 금세 성난 파도로 모습을 바꿨다. 내가 탔던 천우신조호는 나의 부모도 탔었고, 곧 우리의 아이들도 오르게 될 것이다. 그 여정에서 만나게 될 고난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고민이라 묻는다면, 망설이지 않고 소설 『라이프 재킷』을 건네고자 한다. 여기에 모든 것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마치 바다의 풍경처럼 설레거나, 때론 서늘하게.
정보훈(드라마 작가, 「슬기로운 감빵생활」 「라켓 소년단」)

저자의 말

이것은 바다에 관한 이야기다. 일생을 다해 내가 보고 듣고, 때로 깊이 잠기기도 했던 그 모든 바다에 관한 이야기. 또한 이것은 그 바다를 건너온 시간들에 관한 이야기다. 빛은 바람의 징조이며 또한 바람은 빛을 그려 내기도 한다는 사실을 배워 온 내 모든 지난 시간들에 관한 이야기. 그리하여 라이프 재킷, 그 바다에서도 나를 계속 나아가게 만드는 그 무엇에 관한 이야기다.

언제나 이야기가 곁에 있었다. 파도를 잠시 잊게 해 주고, 별을 읽는 법을 조금이나마 알게 해 주는. 또 하나의 이야기를 바다로 내보낸다. 이것이 누군가의 바다에 잠시나마 반갑게 떠오르는 무엇이기를 바라며.

라이프 재킷.

바람에 흔들리는 만큼 아름다운 바다를 온몸으로 건너는 그 오늘이 당신의 라이프 재킷이 되어 주기를 바라며, 믿으며.

 

다시금 바다로 나서는 2024년

항해자 이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