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첫 만남 32

냠냠

백온유  소설  ,  joggen  그림
출간일: 2024.06.21.
정가: 10,000원
분야: 청소년, 문학

냠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떡볶이를

너와 함께 먹고 싶어!

도시락에 담아 건넨 설레는 마음

 

창비청소년문학상, 오늘의작가상을 수상하고 『유원』 『페퍼민트』 등의 작품으로 청소년 독자들에게 다정하고도 단단한 마음들을 전해 왔던 백온유가 풋풋한 여름날의 사랑 이야기로 새로이 독자들을 찾아왔다.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 서른두 번째 책으로 출간된 『냠냠』은 모범적이고 열정적인 베테랑 회장 ‘채원’이 유독 손이 많이 가는 아이 ‘서우’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어쩐지 그 애의 눈동자를 자꾸 들여다보게 되고, 그 애가 맛있는 걸 많이 먹길 바라게 되는 애틋한 마음이 생생한 묘사를 통해 읽는 이에게 전해진다. 일러스트레이터 joggen의 명랑하고 생기 넘치는 그림 또한 두 아이가 서 있는 여름날의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책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먹음직스러운 음식 그림들은 독서 경험에 몰입감과 재미를 더한다. 내가 가진 가장 좋은 것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 마음을 품어 본 적이 있다면, 두근거리는 첫사랑의 설렘이 가득한 『냠냠』에 금세 빠져들게 될 것이다.

 

냠냠, 자꾸만 듣고 싶은 소리

세상 모든 맛있는 것을 너에게 주고 싶어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내내 회장을 맡아 온 채원은 숙제도 준비물도 자주 잊어서 매번 신경을 쓰게 만드는 아이, 서우를 만난다. 어느 날 서우의 눈동자가 예쁜 연갈색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채원은 그 뒤로 어쩐지 계속 서우를 지켜보게 되면서 서우가 수업 시간에 내내 엎드려 잔다는 것, 생선가스와 김치를 좋아한다는 것, 그리고 음식을 먹을 때 ‘냠냠’ 하고 소리를 내며 먹는다는 것까지 알게 된다.

 

이서우가 아이스크림을 먹는 동안 나는 그 모습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눈에 담았고, 먹는 소리를 귀 기울여 들었다. 먹을 때 신기하게도 냠냠, 하는 소리가 났다.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 같았다. 이 예쁜 걸 나만 알아서 다행이다. 나는 문득 생각했다. (31~32면)

 

서우를 챙기게 되고, 관찰하게 되고, 기다리게 되는 채원의 모습, 서우가 “맛있는 걸 더 많이, 자주 먹었으면 좋겠다고”(52면) 생각하는 채원의 마음은 한 번쯤 누군가를 조심스레 지켜봤을 청소년들에게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한여름 편의점에서 피어난 두근거림

솔직한 마음을 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냠냠, 하는 서우의 목소리가 자꾸만 듣고 싶어진 채원은 이런저런 핑계로 여름 방학 동안 도시락을 싸서 서우와 함께 나눠 먹는다. 서우가 제일 좋아한다는 떡볶이부터 사과와 바나나, 때로는 소고기나 간장게장 같은 음식들까지. 서우가 도시락 통을 비우면 마냥 기분이 좋아진다. 편의점 파라솔 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채원은 마냥 소심하고 챙겨 줘야 한다고만 생각했던 서우의 다양한 면모도 알게 된다.

그런데 그저 맛있는 것을 함께 먹고 싶어 시작했던 사소한 거짓말이 조금씩 쌓여 가면서 채원은 뒤늦게 그것이 서우에게 상처가 될 수 있었음을 깨닫는다. 어떻게 하면 서우의 마음이 다치지 않게 솔직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까?

 

좋은 것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

가장 순도 높은 사랑 이야기

 

늘 서우에게 좋은 것을 주고만 싶었던 채원은 반대로 서우에게서 무언가를 받게 되었을 때, “이렇게 귀한 걸 준다고 다 받아도 되나”(78면)라며 고민하다가 깨닫는다. 받는 것에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 서우 역시 그동안 자신을 위해 주었다는 것을. 『냠냠』은 상대에게 무언가를 주고 싶어지는 마음과 함께, 상대에게서 무언가를 받아 주는 마음 또한 놓치지 않고 살핀다. 주는 일 뿐만 아니라 받는 일에도 상대를 살피는 상냥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용기를 내어 서로에게 꾸밈없는 마음을 전하는 두 아이를 통해 떠올리게 된다.

 

동정이나 연민이 섞이지 않은, 순도 높은 사랑을 그려 내고 싶었다. 좋은 것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 간명해서 아름다운 감정. (작가의 말 중에서)

 

 읽는 내내 마음 한 편을 간질이는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며, 백온유는 ‘순도 높은 사랑을 그려 내고 싶었다’는 소감을 전한다. 채원과 서우가 떡볶이를 먹으며 보낸 여름 방학을 지켜보다 보면 독자 역시 맛있는 것을 함께 먹고 싶은 누군가를 가만히 떠올리며 미소를 짓게 될 것이다.

목차

냠냠

작가의 말

저자의 말

동정이나 연민이 섞이지 않은, 순도 높은 사랑을 그려 내고 싶었다.

좋은 것을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

간명해서 아름다운 감정.

 

채원과 서우의 여름은 견딜 만한 계절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