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안개초등학교 1

뻐끔뻐끔 연기 아이

보린  글  ,  센개  그림
출간일: 2024.06.21.
정가: 13,000원
분야: 어린이, 문학

시공간을 뛰어넘는 미스터리,

두려움을 넘어서는 용기!

‘안개초등학교’ 시리즈의 귀환

 

전쟁, 전염병, 굶주림 등 끔찍한 비극으로 공동체가 무너질 때, 어린이에게도 힘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쿵! 안개초등학교』는 오싹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묘지우유조마조마또’ 4인방이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 무너진 세상에서 공포스러운 악인을 물리치는 미스터리 판타지 동화다. ‘암흑도로’ ‘해골계곡’ ‘빨간목욕탕’ 등 이름만 들어도 서늘한 분위기를 풍기는 동네에 묘지은이 이사를 오면서 기묘한 모험이 펼쳐졌던 『쉿! 안개초등학교』의 후속작으로, 보린 작가와 센개 작가가 다시 한번 뭉쳐 한층 더 강렬해진 미스터리의 세계로 어린이 독자들을 초대한다. 공포 장르는 무서울수록 시원하고 짜릿한 법. 한여름 무더위를 싹 가시게 할 카타르시스가 지금 펼쳐진다.

 

한층 더 강력해진 미스터리와 카타르시스

오싹하고 기묘한 ‘안개초등학교’가 돌아왔다

2021년 『쉿! 안개초등학교』를 출간하며 어린이 독자를 사로잡은 보린 작가가 3년 만에 후속작 『쿵! 안개초등학교』로 돌아왔다. 『쉿! 안개초등학교』 시리즈에서 콩깍지 하나에 든 콩 네 알처럼 환상의 콤비를 결성한 ‘묘지우유조마조마또’ 4인방은 이번 시리즈에서 시공간을 넘나들며, 무너진 세상에서 공포스러운 악인을 물리쳐 나갈 예정이다. 더불어 기묘한 정체로 독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조마구의 정체 역시 조금씩 베일을 벗기 시작한다. 보린 작가의 절제되고 리듬감 있는 문장과 만화가 센개의 환상적인 그림은 작품의 몰입감을 한층 끌어올려 독자들이 마치 1950년대의 안개초등학교에 와 있는 느낌이 들게 한다. 무더위를 물리칠 미스터리, 공포를 이겨 낼 카타르시스가 지금 펼쳐진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묘지우유조마조마또, 출동?”

오싹하지만 사랑스러운 4인방의 시간 여행

안개초등학교에 몇 날 며칠 탄 냄새가 풀풀 풍기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조마구는 어디선가 가져온 불탄 의자를 이상하리만치 애지중지하고, 묘지은의 등 뒤에는 텅 빈 입을 뻐끔거리는 ‘연기 아이’가 달라붙은 것이다. 자신이 돌아갈 곳으로 데려다 달라는 말만 반복하는 연기 아이를 위해, 아이들은 과학 선생님을 찾아간다. 4인방은 선생님이 쥐여 준 나침반과 함께 학교 뒷마당에 있는 ‘썩은 창고’로 향하고, 눈 깜짝할 새에 1950년대의 안개초등학교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휑한 빈터에 건물 하나만 덜렁 서 있고, 아파트 대신 초가집이 늘어선 그곳에서 아이들은 ‘금동이’와 ‘개울이’라는 아이들을 만난다.

『쉿! 안개초등학교』가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를 다루었다면, 『쿵! 안개초등학교』는 시공간을 넘나들며 과거의 어린이들을 만난다는 점에서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재미를 배가한다. 전쟁 때문에 굶주린 아이들에게 포도맛 사탕과 요거트를 나누어 주고, 다시 아이들이 갓난아기를 위해 요거트를 소중히 챙기는 모습은 서서히 긴장감이 조여 오는 공포 동화 사이사이에 피어오르는 휴머니즘을 탁월하게 묘사한 장면이다. 하늘에서 폭탄이 떨어지고, 안개초등학교 지붕이 부서져 나가도 아이들은 서로가 서로를 구한다.

 

“이번에는 무엇으로 살까? 요괴로 살까? 인간으로 살까?”

전쟁의 공포 속에 놓인 어린이를 구하는 동화

전쟁, 전염병, 굶주림 등 끔찍한 비극으로 공동체가 무너질 때, 어린이에게도 힘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쿵! 안개초등학교』는 1950년 한국 전쟁과 1919년 일제 강점기, 그리고 1890년대의 대기근 등 구체적인 사건 속에서 살아남은 어린이를 조명하고자 한다. 1권 ‘뻐끔뻐끔 연기 아이' 편에 나오는 '요괴'들은 1950년 한국전쟁에서 총을 들었던 군인들을 은유한 것으로, 거대하면서도 막연한 전쟁의 공포를 눈앞에 구체적으로 형상화한 존재이다. 요괴들은 아이들을 놓아줄지 말지 고민하다가도 “김 선생이 거둬 키우는 애들”이라며 끝내 아이들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전쟁의 잔인한 면을 극대화한 장면이다. 하지만 요괴들 역시 역사의 소용돌이에 휩쓸린, 한때는 어린이였던 존재라는 사실을 작가는 예리하게 포착한다.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분노에 쌓여 어마어마하게 커진 조마구는 요괴들을 화염에 휩싸이게 하고, 원래 키의 반만 한 아이로 되돌려 버린다. 다시 시작된 두 번째 삶이 희망이 될지 형벌이 될지는 그들이 앞으로 무슨 선택을 할지에 달려 있다.

일촉즉발의 위기 앞에서 아이들은 조마구 덕분에 살아남고, 묘지은은 조마구의 정체를 본격적으로 의심하기 시작한다. 조마구는 버들잎의 예언대로 정말 ‘연기 아이’였던 걸까? 아니면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비밀이 더 남아 있는 걸까? 시공간을 뛰어넘는 미스터리, 두려움을 넘어서는 용기가 펼쳐지는 『쿵! 안개초등학교』 시리즈는 계속 출간된다.

아이들은 무서운 이야기면 무조건 좋아할까? 그래서 무서운 장면이 나오니 미리 준비하라는 경고문이 담긴 ‘안개초등학교’ 시리즈에 열광하는 걸까? 매력 넘치는 공포동화에는 그 이상의 비법이 숨어 있다.
어린이의 하루는 늘 비슷해 보이지만, 불확실한 내일의 불안과 고민이 틈마다 숨어 있다. 하지만 나를 믿어 주는 이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아이들은 용기 내 한 발짝 내일로 향한다. 함께 시간을 넘나들며 기묘한 사건을 겪으며 성장하는 안개초등학교 아이들처럼 말이다. 경고문에도 망설이지 않고 이야기를 읽은 아이들은 자기 삶에서도 그렇게 두려움을 마주하는 힘을 얻는다. 게다가 능수능란하게 공포와 재미, 역사를 버무려 낸 사건에 독자는 속수무책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흐르는 서늘함에 한여름 더위마저 잊게 하는 책! 이번 여름 가족이 함께 읽을 책이 필요하다면 꼭 『쿵! 안개초등학교』를 만나길 바란다. 드디어 조마구의 정체를 찾으며 서로를 구하는 이야기는 긴 여름의 더위와 지루함을 모두 날려 버릴 테니까!
- 이시내(김포가현초 교사, 『초등학생이 좋아하는 동화책 200』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