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불씨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부마민주항쟁

출간일: 2024.05.17.
정가: 16,000원
분야: 만화, 청소년·성인

45년 만에 탄생한 최초의 부마민주항쟁 만화 

유신독재를 물리치고 격동의 시기를 열어낸 

민주화의 불씨, 마침내 되살아나다 

 

우리 사회가 성숙한 민주주의를 이룩하기까지 수많은 갈등과 역경이 있었다. 민주주의는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것이 아니라 평범한 시민들이 모여 부정과 억압에 맞서며 쟁취해낸 것이다.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시리즈는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올바르게 기억하고 젊은 세대에게 그날의 뜨거움을 생생히 전달하기 위해 2020년에 출발한 기획으로, 출간 이후 어린이·청소년을 비롯한 8만 시민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과 사랑을 받아왔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기획하고 김홍모, 윤태호, 마영신, 유승하 네 작가가 참여해 제주4·3,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을 그렸고, 올해 다드래기 작가가 합류하여 부마민주항쟁의 역사적 순간을 생동감 넘치는 만화로 담아냈다. 

『불씨』는 1980년대 민주화 대서사의 발화점이 된 1979년 부마민주항쟁의 역사를 소시민들의 시선에서 입체적으로 복원해낸다. 독기 가득한 유신정권에 대차게 맞서 기어코 독재를 무너뜨린 부산과 마산 민중들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저마다의 삶을 내어 민주주의를 부르짖었던 당대 시민들의 강렬한 염원이 이 작품을 읽는 오늘날 우리의 마음속에서 벅차게 끓어오른다. 부마민주항쟁 45주년을 맞아 전문가들의 엄밀하고 신뢰성 있는 내용 감수와 역사 고증, 다드래기 작가의 탄탄한 이야기 구성이 만나 45년 전 닷새간의 항쟁을 생생하고 치밀하게 복원한 최초의 부마민주항쟁 만화가 탄생했다. 

 

“작은 불씨라도 바람을 타면 멀리 날아가기 마련이다.” 

민주화 대서사를 피워낸 부산·마산 소시민들의 뜨거운 염원 

 

박정희 정권의 독재가 2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던 1979년, 서슬 퍼런 유신체제 하에서 시민의 자유와 기본권은 철저히 억압받고 있었다. 대통령은 체육관에 모인 소수 인원에 의해 추대되었고 정권에 대해 비판조로 입을 열었다간 영장 없이도 체포될 수 있었으며, 시위를 열면 군경 병력이 출동해 폭력으로 진압하고 주동자는 사형이나 중형에 처했던 시기. 두차례의 석유파동과 극심한 경기침체, 새로 신설된 부가가치세 부담으로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역시 험난해져만 갔다. 누구도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지만, 독재의 그늘을 살아내고 있던 시민들의 마음속에는 압제를 타도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고자 하는 열망이 꿈틀대고 있었다. 

그해 10월, 부산과 마산에서 일어난 항쟁이 견고하게만 보였던 유신정권에 균열을 가한다. 10월 16일 오전 10시경 부산대학교 교정에서 첫 봉화가 타오른 부마민주항쟁에 부산 지역 대학생들이 합세했고, 점차 노동자·영세상인·종업원·무직자 등 다양한 계층의 민중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대규모 시민항쟁으로 발전한다. 이틀 뒤에는 부산의 이웃 도시인 마산으로 옮겨붙으며 민주화의 열망은 걷잡을 수 없이 뜨거워진다. 닷새간 이어진 부마항쟁의 여파로 유신권력 내 정치적 갈등이 촉발해 대통령이 살해되었고, 부마의 불씨는 격동의 80년대를 열어내며 5·18민주화운동과 6·10민주항쟁으로 이어지는 민주화 대서사의 씨앗이 되었다. 

『불씨』는 항쟁이 일어난 부산과 마산의 1979년 10월을 가장 입체적인 방식으로 우리 앞에 되살려낸다. 고등학생, 대학생, 공단 여성 노동자, 건설 노동자, 배달원, 공장주 등 이날 이곳에 살던 소시민들은 각자의 삶과 이야기를 펼쳐내다 마침내 민주항쟁의 불꽃 아래 하나로 모여든다. 살아온 모양은 서로 다르지만, 무자비한 폭력 진압에도 굴하지 않고 ‘유신철폐’와 ‘독재타도’를 외치는 시민 주체들의 한목소리는 45년 전 대한민국의 가장 시급하고도 절실한 염원을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항쟁을 주도한 영웅적 캐릭터에 집중하는 방식이 아닌, 여러 갈래의 민중 서사가 모이고 모여 점차 거대한 민주화의 물결을 이루는 구성은 부마민주항쟁의 특징과 의의를 가장 적확히 재현해냈다. 작품은 이에 그치지 않고 항쟁 이후 소시민들의 삶의 변화까지 시선을 보내며 부마민주항쟁이 우리 사회에 남긴 변화와 과제를 묵직하게 술회한다. 

 

부마민주항쟁 45주년 

가장 충실하게, 가장 생생하게 되살아난 그날의 현장 

 

부마민주항쟁은 오랫동안 우리 기억 속에서 잊혀 있었다. 항쟁 직후 일어난 10‧26 사건과 그 이후 등장한 신군부의 광주 학살에 대한 충격이 너무 컸던 탓도 있고, 부마민주항쟁에 대한 독재정권의 왜곡 선전이 또 큰 몫을 했다. 2010년대 들어 관련법 제정, 진상규명위원회 발족, 국가기념일 지정이 잇따랐지만, 여전히 부마민주항쟁의 역사적 맥락과 그 안에서 펼쳐진 사회적 격변의 구체적 사정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부마민주항쟁에 관해 믿을 수 있으면서도 쉽고 재미있게 감상할 만한 대중적 콘텐츠는 소략하기 그지없었다. 

그렇기에 이번 출간은 시민사회와 학계, 부산·마산·경남의 독자들 모두에게 반가울 따름이다. 『불씨』는 부마민주항쟁을 만화로 출간하는 최초의 작품으로 2022년 부마민주항쟁 진상규명위원회가 펴낸 『부마민주항쟁 진상조사보고서』를 바탕으로 내용을 구성하고, 기획부터 콘티까지 실제 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진상규명위원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전문가들의 촘촘하고 세심한 내용 감수를 거쳤다. 이에 더해, 지역에서의 삶 그리고 작지만 소중한 존재들의 면면을 조명해온 만화가 다드래기의 유려한 스토리텔링이 빛을 발하며 남녀노소 누구나 부마민주항쟁의 역사적 현장으로 빠져들게 한다, 

잊지 말아야 할, 그러나 잊혀만 가던 민주화 대서사의 중요한 한페이지를 되찾은 올해는 부마민주항쟁 45주년이 되는 해이다. 부마민주항쟁을 만화로 담아낸 유일한 작품으로서 『불씨』는 민주화 세대부터 자라나는 어린이·청소년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우리 현대사의 새로운 길잡이가 될 것이다. 

 

목차

기획의 말 10월 그곳, 함성(喊聲)의 물결을 전합니다 

1부 대통령이 죽었다 

2부 폭풍전야 

3부 밀려오는 파도 

4부 10월 16일 

5부 10월 17일 

6부 마산으로 가는 길 

7부 풍랑 

8부 고개를 넘으면 

에필로그 

작품 해설 부산, 마산의 시민들이 써내려간 반유신 민주항쟁의 대서사 

부마민주항쟁은 독기 가득한 유신독재에 대차게 맞선 부산과 마산, 그리고 우리나라의 대견한 역사다. 모진 국가폭력을 뚫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해 타오른 부마의 불씨는 격동의 80년대를 열어내며 5·18민주화운동과 87년 6월항쟁으로 옮겨붙었고, 마침내 이 땅에 민주주의를 피워냈다. 그동안 부마민주항쟁의 역사와 가치를 어린이·청소년을 비롯한 시민들에게 전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 중에서도, 『불씨』는 수많은 사료 분석과 엄밀한 고증, 생생한 스토리텔링을 거쳐 그려졌기에 단연 그 의미가 돋보인다. 1979년 10월의 시민들이 그토록 지켜내고자 했던 염원이 『불씨』를 읽는 오늘 나의 가슴 속에서 울컥 치밀어 오른다. 최갑순(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이사장)
‘만화로 그린 민주화운동’을 따라가다보면 분노가 일고 안타까움에 눈물짓다가 마지막에는 가슴이 벅차오른다. 어떤 영화가 우리의 민주화운동보다 극적이랴.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을 읽으면 우리 사회를 한걸음씩 나아가게 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시민의 힘임을 절감하게 될 것이다. 임순례(영화감독)
대한민국 현대사의 커다란 발자취들을 따라가다보면 세심하고 묵직하며 강렬하고도 과감한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민주주의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온 힘겨웠던 발걸음들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길에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아프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소중한 걸음들을 기억해준 작가님들에게 감사와 응원의 말씀을 전합니다. 개성 넘치는 화풍이 보는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우리 아이와 나눠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소중한 책이 한권 더 생겼습니다. 장준환(영화감독)
민주화운동을 만화로 보니 이 중요한 사건들이 우리 주변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움직였다는 사실이 생생하게 와닿는다. 이 만화가 보여주는 사건들은 우리 역사에서 위대한 저항으로 평가받지만, 엄청난 사람들의 희생과 아직 아물지 못한 깊은 상처를 남기기도 했다. 과거의 상처는 오늘을 바꾸어야 치유된다. 우리에게 남은 과제가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한홍구(성공회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