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키운 건 다 크고 튼튼해.”
웃음과 나눔으로 배부른 세계
한국 그림책의 빛나는 감수성, 안녕달의 열한 번째 그림책 『당근 할머니』가 출간되었다. 돼지 손주가 시골에 사는 토끼 할머니와 함께 보내는 평화롭고도 유쾌한 하루를 담았다. 할머니의 넉넉한 손길로 오동통하게 자라난 동식물과 활기찬 오일장의 풍경이 생생하다. 유머와 재치가 작품 전반에 깔려 있어 웃음을 자아내며, 아이를 배부르게 먹이고 싶은 할머니의 마음이 사랑을 전한다. 온 세대가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기 좋은 특별한 가족 그림책이다.
이토록 많은 사랑의 표현
안녕달 작가가 선사하는 넉넉한 세계
토끼 할머니와 돼지 손주. 사랑스러운 조손 관계를 그린 그림책 『당근 할머니』가 출간되었다. 독보적인 감수성과 따뜻한 이야기로 독자의 사랑을 받는 안녕달 작가의 신작이다. 동화적인 따스함이 어린 『당근 유치원』과 같은 세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활기 가득한 오일장을 배경으로 소중한 이의 끼니를 챙기는 일, 음식을 감사한 마음으로 먹는 일, 이웃의 안부를 묻는 일 모두 사랑의 표현이라는 사실을 전한다. 작가는 겉모습은 다르지만 식성이 닮은 가족 캐릭터를 통해 입양 가족을 비롯해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즐거움을 나누는 풍요로운 이야기가 마음을 든든하게 한다.
“뭐 다 잘 먹으면 좋지.”
함께 먹고 나누는 즐거움
엄마 아빠가 멀리 결혼식에 가는 날, 아기 돼지는 교외에 있는 할머니 집에서 하루를 보낸다. 할머니에게 힘껏 달려가는 아이의 모습에는 반가움이 가득하다. 아이는 커다란 복숭아, 블루베리, 포도, 상추, 애호박 등 잘 자란 작물들로 알록달록한 텃밭에서 뛰어논다. 할머니가 만들어 준 간식을 맛있게 먹고, 자전거 뒷좌석에 앉아 할머니와 함께 오일장을 구경한다. 다양한 음식과 소리로 가득한 장터에서 둘은 좋아하는 음식을 나누어 먹고, 할머니의 친구들과 안부를 나누고, 사물놀이패와 함께 덩실덩실 춤추기도 한다. 할머니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는 할머니도 자신처럼 당근을 가장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당근 할머니』는 토끼 할머니와 돼지 손주가 함께하는 모습을 상쾌하게 그리면서 가족과 이웃이 사랑을 주고받는 모습을 행복하게 전한다. 동요를 활용한 리듬감 있는 화면 연출과 신명 나는 사물놀이 풍경으로 왁자지껄한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오일장 풍경이 익숙한 성인과 그렇지 않은 아이 독자가 함께 읽고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다채로운 작품이다.
“인생은 이제부터야!”
호쾌한 할머니 이야기
그간 작품에 여성 노인의 개별성을 담아 온 안녕달 작가는 『당근 할머니』에서 또 하나의 인상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당근 할머니’는 그의 풍채에서 드러나듯 자기 삶을 당당하게 꾸려 가는 인물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즐기면서 손주와의 시간도, 혼자 있는 시간도 알차고 재미있게 보낸다.
세심한 손길로 무럭무럭 키워 낸 작물이 가득한 텃밭은 자기 자신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만들어 둔 안전하고 넉넉한 공간이다. 아담하지만 뜨개질, 부채춤, 수영, 등산 같은 다양한 이력이 전시되어 있는 집은 할머니의 오랜 역사를 차곡차곡 간직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소중하게 꾸려 온 안팎의 공간들을 딛고 서서 ‘인생은 이제부터’라고 노래하는 할머니의 목소리를 들으면 지나온 시간을 긍정하는 힘으로 현재를 가꾸고 앞으로도 즐겁게 살아갈 모습을 기대하게 된다.
거북이들과 ‘함께 오래달리기’ 경주에 나간 모습이나 ‘왕당근 대잔치’에서 본인이 수확한 커다란 당근을 자랑스럽게 내보이는 모습, 돼지 손주를 처음 만난 날의 모습 등 작가가 화면 가득히 그려 넣은 아기자기한 요소들을 찾아보며 이야기를 상상해 보는 것도 안녕달 그림책에서 누릴 수 있는 기쁨이다.
● 작품 줄거리
엄마 아빠가 멀리 결혼식에 가는 날, 아기 돼지는 토끼 할머니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런데 할머니가 키운 건 왜 다 크고 오동통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