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창비그림책상 대상 수상작. 보드라운 그림으로 다양한 개성의 아이들을 환영하는 이야기 『홀짝홀짝 호로록』(손소영 그림책)이 출간되었다. 처음 만난 고양이, 강아지, 오리가 어울리며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다.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이 부드럽게 이야기를 끌고 가는 마시멜로 같은 작품”(심사평)으로, 놀이와 어울림의 즐거움을 가장 포근한 온도로 전한다. 58가지 의성어·의태어만으로 생생하게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다채로운 감정 표현을 담아 어린이 독자의 상상력과 표현력을 자극한다. 어린이의 마음이 활짝 열리는 마법 같은 이야기로 초대한다.
어린이의 마음이 활짝 열리는 이야기
제1회 창비그림책상 대상작 『홀짝홀짝 호로록』
2023년에 시작한 ‘창비그림책상’은 우리 그림책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그림책작가의 창작 의욕을 북돋우고자 창비에서 제정한 공모전이다. 제1회 창비그림책상 응모작 704편 가운데 대상작으로 선정된 『홀짝홀짝 호로록』은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이 부드럽게 이야기를 끌고 가는 마시멜로 같은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심사위원은 이 작품이 글과 그림을 엮어 동물의 감정을 드러내는 방식을 인상적으로 평했다.
『홀짝홀짝 호로록』은 교사로 일하다가 아이들의 마음을 더 알고 싶어서 그림책의 세계로 건너 온 손소영 작가의 두 번째 창작 그림책이다. 작가는 발랄한 캐릭터와 58가지 의성어·의태어로 서사를 이끌면서 놀이의 생동감을 감각적으로 전한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공간은 동물 주인공들이 왁자지껄 뛰어다니고, 새근새근 잠들어도 괜찮은 곳이다. 어린이 독자는 자신과 꼭 닮은 캐릭터와 함께 이야기 속에서 마음껏 놀고 난 후 달콤한 코코아 한 잔을 대접받는 기분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끔뻑끔뻑, 배시시, 뿡, 와하하
처음 만나도, 우리는 친구!
고양이가 사는 집에 낯선 오리와 강아지가 ‘뒤뚱뒤뚱’ ‘총총’ 찾아온다. 마침 ‘꼬르륵’ 배가 고프던 오리와 강아지는 무람없이 고양이의 우유를 ‘할짝할짝’ 마시고 만다. ‘번쩍’ 놀란 고양이의 마음은 ‘부글부글’ 끓는다. 참다못한 고양이가 몸을 크게 부풀려 화를 ‘버럭’ 내는데 그만 방귀까지 ‘뽕’ 나와 버린다. 창피해서 고개를 숙인 고양이를 보고 오리와 강아지도 있는 힘껏 ‘빵’ ‘뿡’ 방귀를 뀐다. 주인공들은 어느새 ‘와하하’ 웃음을 터뜨리고 만다.
『홀짝홀짝 호로록』은 처음 만난 아이들이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아이들은 서로를 낯설어하기도 하지만 즐거운 감정을 공유하면서 금세 가까워진다. 친구들은 이리저리 몰려다니고, 신나게 놀다가 물에 쫄딱 젖기도 한다. 이야기는 서로의 감정을 헤아려 주고, 좋아하는 것을 함께하면 마음을 나눌 수 있으리라고 말해 준다. 주인공들을 따라 와하하 웃고 싶을 만큼 즐거운 웃음소리가 가득한 그림책이다.
두고두고 보고 싶은 ‘순도 높은 포근함’
아이들은 보호자인 곰이 건넨 코코아를 ‘홀짝홀짝 호로록’ 맛있게 마시고 걱정 없이 잠든다. 서로에게 기대어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 결말은 누구에게나 만족스러움을 선사한다. 원하는 만큼 뛰어놀고 쉬어도 된다는 말을 건네는 이야기 속에서 어린이들은 안전하고 즐거운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그동안 만난 어린이와 동물 들을 생각하며 “책을 읽는 모두가 신나게 놀고 따뜻하게 잠들었으면” 하는 다정한 마음을 담아 이야기를 지었다. 캐릭터들은 섬세한 연필화로 그리고, 노란색을 주조로 하여 밝은 분위기를 전한다. 『홀짝홀짝 호로록』은 추위를 녹이는 모닥불처럼 아이와 어른 독자의 마음을 따스하게 안아 줄 것이다.
소리가 들리고 몸짓이 보이는 생생한 타이포그래피
감정을 표현하는 58가지 의성어·의태어
『홀짝홀짝 호로록』은 풍부한 의성어·의태어가 수록되어 있어 소리 내어 읽으면 더욱 재미있는 ‘말놀이 그림책’이자 말의 의미와 상황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서체 디자인이 돋보이는 ‘타이포그래피 그림책’이다. 다양한 말과 재치 있는 서체로 방귀 소리처럼 웃기고, 따듯하게 위로하고, 다음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두근두근 기대하게 한다. 의성어와 의태어만으로 한 권의 그림책을 만드는 기획에서 출발하여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연상의 즐거움’이 토대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58가지 의성어·의태어가 주인공들의 생생한 표정과 동세와 어울려 기쁨, 슬픔, 놀람, 짜증, 만족감, 미안함 등 다채로운 감정 표현으로 이어진다. 어린이 독자는 책에 담긴 다양한 표현을 소리 내어 읽으면서 자신의 마음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법을 익힐 수 있을 것이다. 리듬감 있는 손글씨를 따라 발랄한 이야기 속으로 흠뻑 빠져 보자.
● 심사평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이 부드럽게 이야기를 끌고 가는 마시멜로 같은 작품이다. 놀이가 이야기의 바탕이며 어린이가 좋아할 만한 요소가 구석구석 채워져 있다. 의성어와 의태어로만 구성된 글은 이 작품의 묘수인데 이 덕분에 동물에게 억지로 인간의 언어를 안겨 주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주인공들의 감정을 저만의 방식으로 드러낼 수 있게 되었다. 반려동물의 마음을 다루는 많은 작품 가운데 이 책은 그들을 사람의 틀에 가두지 않겠다는 의도를 그림 언어와 캐릭터들의 비문장 퍼포먼스를 통해 드러내면서 다른 작품들보다 앞선 지점을 찾아냈다. 세 캐릭터의 호흡도 좋아서 책을 덮고 나면 이들과 또 만나고 싶어지는 순도 높은 포근함이 있다. 김지은(아동문학평론가)·김동수(그림책작가)·창비
● 작품 줄거리
고양이가 쉬고 있는 집에 오리가 두리번두리번, 강아지가 총총 찾아와요. 잠에서 깬 고양이가 우유를 맛있게 먹고 있는데 아주 가까운 데에서 꼴깍꼴깍 소리가 들려와요. 고양이가 눈을 번쩍 뜨자 오리는 오들오들, 강아지는 어물어물, 고양이는 부글부글!
● 교과연계
1-2 국어 ㉮ 2. 소리와 모양을 흉내 내요
1-2 국어 ㉯ 10. 인물의 말과 행동을 상상해요
2-1 국어 ㉯ 4. 말놀이를 해요
2-2 국어 ㉮ 4. 인물의 마음을 짐작해요
의성어와 의태어만을 텍스트로 그림책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자음 순으로 표현들을 떠올려 보다가 문득 머릿속에 몇 장면이 그려졌고, 그 안에서 웃고 장난치며 뛰어노는 어린 동물들이 나머지 이야기를 꾸려 주었습니다. 이번 수상에 힘입어 앞으로 놀이처럼 즐겁고 코코아처럼 따뜻한 그림책을 계속 만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