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학교가 내 집이야.”
오직 나뿐이라고 생각했던 밤의 학교에 누군가의 발소리가 울려 퍼진다!
제4회 창비×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소설상 우수상 수상작
한국 영어덜트 소설의 최전선 창비와 장르문학 No.1 플랫폼 카카오페이지가 공동 주최하며 화제를 불러일으킨 제4회 창비×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소설상 우수상 수상작 김윤 장편소설 『어쩌다 학교가 집이 되었다』가 출간되었다. “심사작 가운데 가장 개성 있다.”는 심사평을 받으며 선정된 이 작품은 카카오페이지 연재 이후 10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어쩌다 학교가 집이 되었다』는 고등학생 ‘준영’이 학교에 몰래 살게 되면서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주인공이 급박한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따라가게 되며, 모두가 하교한 한밤의 텅 빈 학교를 마치 낯선 세계처럼 매력적으로 표현하여 장르적 매력을 끌어올렸다. 미지의 인물과 벌이는 아슬아슬한 추격전을 속도감 넘치게 묘사하며 긴장감과 흡인력을 더하는 가운데 입시, 가족 문제, 가출 등의 고민을 담아 현시대 청소년들의 갈등과 성장을 근거리에서 담아낸 소설이다.
우리가 한 번쯤 해 봤을 법한 상상을 재미있게 풀어냈다. 개성과 문제의식이 뚜렷한 작품.
심사위원 (강수환 이다혜 천선란 카카오페이지 창비)
물질적인 어려움과 내적인 방황으로 동질감을 느끼는 인물들이 함께 갈등하고 성장하는, 매력적인 이야기.
YA심사단
내가 머무는 곳의 이름은 ‘하우스’
다른 사람들은 이곳을 학교라고 부른다
야간 자율 학습을 시작하기 전, 고등학교 3학년 준영은 떠드는 아이들 속에서 심드렁한 침묵을 유지한다. 친구들은 최근 학교에서 책이 사라지거나, 물건의 배치가 바뀌어 있었던 사건들을 이야기하기 바쁘다. ‘책 도둑’이라며 호들갑을 떠는 아이들을 보며 코웃음을 치는 준영은 문제집이 아닌 노트를 펼친다. 그리고 그 위에 한 문장을 적는다.
오늘은 6반이 좋을 것 같다.
아이들이 말하는 책 도둑은 나다.
―본문 20면
소문에 등장하는 ‘책 도둑’의 정체는 바로 준영이었다. 준영은 얼마 전 집이 완전히 파산해 아버지가 사라진 후, 모두가 하교한 밤의 학교에 홀로 다시 등교하고 있었다. 공부하는 아이들 사이에서도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드는 비용을 계산하는 데 몰두한다. 준영은 학교를 ‘하우스’라 명명하고 언젠가는 자신이 정착할 ‘홈’을 찾고자 한다.
“내 집에서 나가”
나의 ‘하우스’에 사는 사람은 한 명이 아니었다
몰래 밤의 학교에 드나드는 준영에게 이를 눈치챈 전교 회장 ‘신지혜’가 접근한다. 신지혜는 준영의 비밀을 지켜 주는 대가로 학교 창고 열쇠를 내밀며 전교 1등의 노트를 훔쳐오라는 제안을 한다. 제안을 받아들일지 고민하던 준영은 일단 학교 창고로 거처를 옮기기로 하고 장마가 시작되는 여름, 완전히 학교에서 살기로 한다. 머무를 곳을 정한 준영은 불안하던 마음을 가라앉힌다. 준영이 없던 사이 창고에 남겨진 경고 문구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이게 뭐야?”
비도 내리지 않는데 천둥소리가 들렸다.
저번에 봤던 낙서 훨씬 더 아래에, 분명히 전에는 없던 낙서가 있었다.
내 집에서 나가
그 아이, 책 도둑이다.
―본문 139면
낙서를 발견하기 며칠 전 준영은 한밤중 학교에서 정체 모를 발소리를 들었다. 무섭게 울리던 그 발소리의 주인이 창고에 경고를 남긴 것일까? 그동안 준영이 훔친 책보다 더 많은 책이 사라진 것도, 학교 안에 또 다른 인물이 있어서일까? 자신이 살던 공간을 침범했다고 주장하는 경고 앞에서 준영은 얼어붙는다. 이제 준영은 자신을 불쾌해하는 이 인물이 누구인지 알아내고, 학교에 산다는 것을 들키지 않은 채 입시와 졸업을 무사히 마치고, 신지혜의 제안 역시 고민해야 하는 겹겹의 위기에 처한다. 소설은 준영을 걱정하는 친구 ‘두홍’, 준영처럼 집에서 나오고 싶어 하는 후배 ‘소미’, 준영을 도우려는 건지 이용하려는 건지 모를 ‘지혜’의 이야기가 얽히며 점점 결말로 치닫는다. 준영은 모든 위기를 넘어 무사히 안식처를 찾을 수 있을까?
“너는 지금 어디에 있는데?”
답을 찾기 위해 애쓰는 아이들
『어쩌다 학교가 집이 되었다』는 몇 날 며칠을 학교에서 살아도 들키지 않으며 신경 써 주는 이가 아무도 없다는 독특한 설정과 상상에서 출발해, 청소년의 ‘의지할 곳 없이 불안정한 마음’을 대변한다. 흔들릴 수밖에 없는 청소년기의 끝에서 우리는 누구나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는지, 가야 할 곳을 제대로 정한 게 맞는지를 계속해서 고민하게 되기 때문이다. 김윤 작가는 끊임없이 ‘너는 지금 어디에 있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대답을 할 수 없는 청소년의 마음을 포착해 미스터리한 이야기 속에 그려 냈다.
소설은 머무를 장소가 없는, 마음 쉴 곳이 없는 아이들이 각자의 불안함을 안은 채로 마침내 서로에게 미약하게나마 울타리가 되어 주는 과정을 실감 나게 그린다. 준영과 친구들은 완전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자신의 조각을 서로에게 나누어 준다. 소설의 도입부터 등장하는 외로움이라는 감각은 끝내 채워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 울퉁불퉁한 조각들을 모으면 언젠가 균열도 메워지고 단단히 일어설 그날이 올 거라는 사실을 준영과 친구들은 어렴풋이 깨닫는다. 현실과 미래에 대해 불안함을 느끼며 자신의 자리에서 외로워하는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선물 같은 소설이다.
나는 이제 잠시 길을 잃더라도 괜찮다.
―본문 257면
프롤로그
모두 돌아갈 때 나는 나왔습니다
급식실 소동
두 번째 등교
제안
버려진 아이 괴담
그것 좀 훔쳐 와
신지혜
범죄자 엔딩
명칭
장마에 만난 아이
셰어하우스
나머지 수업
우리 집에 놀러 와
책 도둑
나와 같은 아이
다음에는 꼭 같이
또각
추잡스러움
학생의 가장 힘든 점
쉽게 엉키고, 쉽게 풀리고
플래시백 소미의 이야기
아무도 모른다
플래시백 두홍의 이야기
23
너에게 간다
그 현상
향
에필로그
작가의 말
내 이야기는 벼랑 끝에 몰린 아이들이 서로를 말려 주는 이야기 정도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