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신비로운 외계 생명체가 나에게 날아왔다
“나, 무스키는 지구를 구하러 왔어. 네가 나를 도와줘야 해.”
『우주로 가는 계단』 『별빛 전사 소은하』를 잇는 감동,
전수경의 한층 깊어진 SF 유니버스!
제23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제60회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하며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전수경 작가가 놀라운 SF 동화로 돌아왔다. 어느 날, 수호 앞에 수상한 생명체가 나타난다. 그것은 은빛 날개가 눈부시게 신비로운, 모기! 모기 알레르기인 스키터 증후군을 앓는 수호는 외계에서 온 존재 ‘무스키’를 통해 이 세계의 놀라운 비밀을 알게 되고, 지구를 지키기 위해 무스키를 돕기로 한다. 수호와 무스키가 임무를 수행하며 만나는 위기들이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한편, 모두가 싫어하는 모기의 삶을 이해하고 진솔한 우정을 나누는 수호의 모습이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편견과 차별 없이 마음을 나누는 두 주인공은 독자들의 마음속에 진한 여운을 남길 것이다.
종족을 초월한 따뜻한 우정
빛의 속도로 빠져드는 이야기
『우주로 가는 계단』 『별빛 전사 소은하』로 SF 동화의 판도를 바꿔 놓은 전수경 작가가 또 한 번 놀라운 서사를 선보인다. 『무스키』는 주인공 수호와 외계에서 날아온 모기 ‘무스키’의 잊지 못할 만남과 우정을 그린 작품으로, 수호가 특별한 존재의 목소리를 듣게 되는 이야기의 시작은 누구나 한 번쯤 꿈꿔 봤을 순간을 떠올리게 해 몰입감을 높인다. 또한 현실에 탄탄하게 발붙인 전수경 작가 특유의 SF 세계관은 『무스키』에서도 어김없이 빛난다. 무스키는 우주 생물의 DNA를 저장하는 창고인 ‘아카’ 행성에서 지구를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 DNA 전달자다. 아카 행성은 실제 식물의 씨앗을 보관하는 시드 볼트를 연상시켜 설득력 있게 느껴지고, 모기의 침이 DNA를 옮기는 데 사용된다는 상상력은 모기에게 주어진 부정적인 이미지를 순식간에 전복한다. 죽을 고비를 넘기며 임무를 수행하는 무스키와 위기에 빠진 무스키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수호의 모습은 생생한 긴장감과 짜릿한 쾌감을 선사해 우리를 거침없이 빠져들게 만든다.
"너와 나는 연결되어 있어."
마음을 나누지 못할 존재는 없다
수호는 타인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아이다. 자신의 감정을 깨닫는 것도,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도 수호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수호가 무스키를 만나며 감춰 왔던 속마음을 털어놓고 상대를 이해하게 되는 장면은 우리에게 진정한 교감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처음 무스키와 수호는 몸짓으로 소통한다. 무스키는 동그라미를 그리거나 지그재그로 날며 의사를 전하고, 수호는 그런 무스키를 세심히 관찰해 그 의미를 깨닫는다. 그렇게 상대에 대한 배려란 눈을 맞추고 기다려 주는 것임을 배운다. 이후 특수신경전달물질을 통해 텔레파시로 대화하게 되면서는 자신의 진심을 이야기하는 것이 진정한 소통의 방법임을 알게 된다. 무스키의 신비한 힘으로 나무의 고통을 공유하며 슬픔을 느끼는 수호의 모습은 우리가 종을 뛰어넘어 세상의 모든 존재와 연대할 수 있다는 희망 또한 보여 준다. 독자들은 인간뿐 아니라, 비인간 존재들까지도 우정의 대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깊고 다정한 감수성을 갖게 될 것이다.
“함께하지 않는 생명체는 사라지게 될 거야.”
지구의 모든 생명을 환대하는 동화
『무스키』는 혐오가 팽배한 현 시대를 바라보는 전수경 작가의 날카로운 통찰이 빛나는 작품이다. 모기는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의 상징이다. 특히나 심한 모기 알레르기를 앓고 있는 수호에게 모기란 불필요한 생물일 뿐이다. 그렇기에 무스키의 목소리를 듣는 수호의 경험은 더더욱 특별하다. 무스키를 통해 우리는 저마다의 존재 이유가 있고, 각자의 자리에서 소중하다는 것을 자연스레 알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무스키와 함께 숲을 모험하며 자연을 ‘여러 생명체가 함께 살아가는 세계’로 긍정하는 수호의 모습은 우리에게 공존의 의미를 묻는다.
“진딧물은 식물에 해로운 거 아닌가? 진딧물 때문에 베란다에서 키우던 토마토가 죽은 적이 있어.”
“어떤 생명이 유익한지 해로운지는 함부로 말할 수 없어. 진딧물이 토마토에게는 해롭지만 무당벌레나 꽃등에, 풀잠자리에게는 꼭 필요한 식량이니까." (82면)
모기는 우리에게 해충이지만 카카오꽃에게는 가루받이를 담당하는 중요한 생명체이다. 모기 역시 세계를 구성하는 데 꼭 필요한 생물인 셈이다. 더 이상 이 지구가 인간만의 것이 아님을 자각해야 하는 오늘날, 이처럼 생태계 전체를 바라보는 폭넓은 시각은 반드시 갖춰야 할 능력이 아닐 수 없다. 『무스키』를 통해 미래를 살아갈 어린이들이 무거운 걱정 대신 열린 마음과 따뜻한 온기의 필요성을 배울 수 있길 바란다.
1. 한밤의 혈투
2. 치사율 20퍼센트
3. 잠복기
4. 다시 나타나다
5. 반갑지 않은 만남
6. 오해
7. 특수신경전달물질
8. DNA 전달자
9. 학교에 간 무스키
10. 환상의 팀워크
11. 기쁜 소식
12. 접근 금지
13. 막다른 길에서
14. 무스키, 무스키
15. 미세한 끈
작가의 말
곁에 있는 이들을 더 사랑하면 좋겠어요. 눈에 잘 보이지 않아도 인간과 함께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많은 동식물들도 기억하기로 해요. 우리 모두는 저마다 존재하는 이유와 가치가 있으며,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