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 아동청소년문학

출간일: 2023.05.01.
정가: 33,000원
분야: 문학, 평론

어린이날의 탄생부터 한국 그림책의 세계 진출까지

한국 아동청소년문학 100년사를 총망라한 필독서

 

한국아동청소년문학학회가 ‘어린이해방선언’ 100주년을 기념하여 내놓은 주제어 사전 『100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 아동청소년문학』이 출간되었다. 어린이가 어른들의 윤리적·경제적 압박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는 개념을 세계 인류사에 최초로 명시했던 1923년 5월 1일 ‘어린이해방선언’의 정신을 계승해 연구·비평·출판·창작·교육 등 각계의 인사 57인이 함께 뜻을 모아 출간한 이번 책은 장르 및 비평 용어, 작가 및 작품, 문학사적 사건이나 논쟁, 단체 및 미디어 등의 영역에서 꼽은 총 100개의 키워드를 친절하고 간명하게 설명하는 주제어 사전이다. 필자들은 시대별 기본 개념과 용어를 재정비함으로써 우리 아동청소년문학 100년이 걸어온 발자취를 생생히 기록하고, 문학사를 풍미했던 인물과 작품의 공과를 두루 논함으로써 우리 아동청소년문학에 관한 생산적인 논의의 초석을 제공한다. 100개의 키워드 면면에는 ‘어린이들이 고요히 배우고 즐거이 놀기에 족한’ 문학과 사회를 이룩하고자 했던 이들의 마음이 오롯이 새겨져 있다는 점에서 아동청소년문학을 창작하고 연구하는 이들 및 ‘어린이’라는 존재에 관해 모색하는 일반 독자들에게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923년 5월 1일, 모두가 ‘어린이’라는 새 깃발 아래 모였다!

‘어린이해방선언’ 100주년에 읽는 한국 아동청소년문학 100년사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23년 5월 1일은 우리 역사에서 잊지 못할 날이다. 바로 이 땅에 어린이 권리와 해방을 위한 최초의 선언문을 발표한 날이자, 어린이가 어른들의 윤리적·경제적 압박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는 개념을 세계 인류사에 최초로 명시한 날이기 때문이다. 이날 방정환을 중심으로 한 조선의 여러 소년운동단체는 어린이를 보호하고 훈육하는 것이 아닌 ‘해방’하고자 하는 일념으로, 각자의 이념과 갈등을 뒤로하고 오직 ‘어린이’라는 새 말을 깃발처럼 내세워 서로의 뜻을 모았다. ‘어린이를 재래의 윤리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하여 그들에게 대한 완전한 인격적 예우를 허하게 하라’ ‘어린이를 재래의 경제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하여 만 14세 이하의 그들에게 무상 또는 유상의 노동을 폐하게 하라’ ‘어린이 그들이 고요히 배우고 즐거이 놀기에 족한 각양의 가정 또는 사회적 시설을 행하게 하라’는 3가지 조항을 골자로 한 이날의 「소년운동의 기초 조항」은 1924년 제네바 선언보다도 앞선 세계 최초의 어린이 인권 해방 선언이다.

『100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 아동청소년문학』은 100년 전 한자리에 모였던 조선의 아동문학가들이 그랬듯이, 연구·비평·출판·창작·교육 등 각계의 인사 57인이 함께 뜻을 모아 한국 아동청소년문학 100년사를 친절하고 간명하게 개괄한 주제어 사전이다. 편찬위원회가 장르 및 비평 용어, 작가 및 작품, 문학사적 사건이나 논쟁, 단체 및 미디어 등의 영역에서 총 100개의 키워드를 추리고, 집필위원들이 각자가 맡은 시대별 기본 개념과 용어를 재정비함으로써 우리 아동청소년문학 100년이 걸어온 발자취를 생생히 기록하였다. 지금껏 우리 문학장에 한국 아동청소년문학의 역동적인 역사를 오롯이 담아낸 주제어 사전이 없었던 만큼, 『100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 아동청소년문학』은 문학 독자와 연구자는 물론 ‘어린이’라는 존재에 관해 모색하는 일반 독자에게도 신선한 영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뛰어난 인물과 작품, 역동적인 사건과 논쟁이 넘치는

한국 아동청소년문학사 100년

 

『100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 아동청소년문학』이 고르고 골라 내세운 100개의 키워드 중 첫 번째는 다름 아닌 ‘동화’이고 두 번째는 ‘동시(동요)’이다. 둘 모두 근대 ‘아동의 발견’과 더불어 전문 작가가 성인이 아닌 어린이를 독자로 예상하고 어린이의 정서를 헤아린 문학으로 정의된다. 1920년대부터 제도적으로 정착된 ‘동화’와 ‘동시’로 말미암아 어린이들은 비로소 자신들만을 위해 창작된 문학을 향유할 수 있게 되었다.

차례를 살펴보면 우리 아동청소년문학사에서 1945년 해방 전으로 분류되는 키워드가 36개나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온갖 탄압이 자행되었던 일제강점기에도 수많은 아동문학가가 분투하며 창작과 출판에 몰두하였다는 여러 기록은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한국 동요계의 대가’로 불리는 윤석중은 시인으로서도 커다란 족적을 남겼지만 동시에 『소년』 등 당대 어린이잡지에 최고 수준의 아동문학과 사진 및 그림을 선보인 선도적 편집자이기도 했다. 월북작가라는 이유로 문학장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던 1930년대 동화작가 현덕이 1988년 해금 조치 이후 비로소 “뛰어난 유년동화의 고전”인 ‘노마 연작’ 동화와 함께 빛을 본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그 밖에 일제강점기 어린이책에 뛰어난 그림을 그려 온 정현웅 등의 삽화가, 최순애·김복진·권오순·신지식 등 현대적 의미의 아동문학 창작 및 번역 활동을 최초로 시작했던 여성작가들은 현대 한국 그림책의 세계 진출과 더불어 우리 아동문학의 다양성을 확장하는 데 초석을 다진 주요 인물들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아동청소년문학 100년사에 밝은 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100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 아동청소년문학』은 ‘친일아동문학’ 등의 키워드에도 분량을 할애해 일본의 식민 정책에 협력하여 조선의 어린이를 전시체제 아래의 황국신민으로 길러 내는 데 부응한 문학 역시 존재했음을 명시한다. 독자들은 100개의 키워드와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물과 작품의 공과를 두루 논함으로써, 우리 아동청소년문학에 관한 생산적인 논의를 이루는 출발점에 설 수 있을 것이다.

 

 

첨예한 자기반성과 인식 갱신을 거듭한 지난 100년

아동청소년의 ‘고요히 배우고 즐거이 놀’ 권리를 찾아 나선 여정

 

기념비적인 인물과 작품을 내보이며 근대사를 관통해 온 우리 아동청소년문학은 현대에 들어오며 더욱 난도 높은 논쟁과 마주함으로써 질적·양적 성장 역시 거듭한다. ‘동시도 시가 되어야 한다’는 핵심 아래 동시의 언어 형식과 기법에 변화를 일으킨 1960년대 ‘본격동시’ 논쟁, 좌우 이념의 대결 아래 대두되었던 1970년대 ‘아동문학의 서민성’ 문제, 아동문학이 추구해야 할 문학적 성취가 무엇인지 따졌던 2000년대의 ‘동화의 소설화’ 논쟁, 그리고 ‘일하는 아이들’과 ‘유희정신’이라는 두 문학사적 과제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일하는 아이들을 넘어서’ 논쟁 등 『100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 아동청소년문학』에는 창작자와 연구자가 꼭 읽어야 할 문학사적 사건 및 논쟁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이를 통해 우리 아동청소년문학은 항상 제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첨예한 자기반성과 인식 갱신을 추구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수십 년에 걸쳐 아동문학가들이 각자의 문학적 사상과 성취를 걸고 이토록 치열하게 논쟁을 벌일 수 있었던 것은 모두의 활동 기반에 1923년 5월 1일의 어린이 해방 정신이 자리했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새삼 상기할 필요가 있다. 군부 독재 시절 산업 역군과 권력에 순응하는 엘리트 양성에 반대해 교육민주화운동을 벌인 교사들, 도서 시장이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던 2000년대에 어린이도서관 건립 및 독서문화 확산을 위해 전국적인 운동을 전개한 도서관 전문가 및 시민 단체, 아동문학 담론을 여러 매체로 꾸준히 출간해 온 출판 관계자들, 세월호 참사의 진상 파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행동에 나서는 한편 자신들의 작품에 사건을 반영하거나 애도하며 스스로의 역할을 감당하고자 했던 아동청소년문학 작가들……. 각자가 발 딛은 땅은 조금씩 차이를 보이지만, ‘어린이들이 고요히 배우고 즐거이 놀기에 족한’ 문학과 사회를 이룩하고자 하는 마음은 모두가 다르지 않았다. 우리 아동청소년문학의 역사와 미래를 향유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100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 아동청소년문학』은 두고두고 곁에 둘 나침반이 되어 줄 것이다.

목차

간행의 말

 

1부 1910~20년대

동화 | 동요와 동시 | 아동극 | 아동소설 | 동심 | 계급주의 아동문학 | 색동회 | 세계아동예술전람회 | 소년운동 | 어린이날 | 마해송 | 방정환 | 윤극영 | 계급주의 출판물 | 기독교계 출판물 | 『사랑의 선물』 | 개벽사 출판물 | 신문관 출판물

 

2부 1930년대

유년동화 | 추리탐정문학 | 어린이방송 | 어린이신문 | 송완순 | 윤석중 | 이원수 | 이주홍 | 현덕 | 『아기네동산』 | 『웅철이의 모험』 | 일제강점기 아동문학선집 | 조선일보사 출판물

 

3부 1940년대

친일아동문학 | 권태응 | 박영종 | 일제강점기 어린이책 삽화가 | 을유문화사 출판물

 

4부 1950년대

교훈주의 | 명랑소설 | 어린이헌장 | 한국아동문학회 | 강소천 | 김내성 | 여성작가 | 월북작가 | 한낙원 | 『얄개전』 | 『학원』

 

5부 1960년대

아동문학평론 | 북한 아동문학 | 세계명작동화 | 본격동시 논쟁 | 주평 | 1960년대 작가 | 『싸우는 아이』 | 『아동문학』 | 『학생과학』 | 『한국아동문학독본』

 

6부 1970년대

리얼리즘 아동문학 | 아동문학의 서민성 | 권정생 | 김요섭 | 이오덕 | 이재철 | 1970년대 어린이잡지

 

7부 1980년대

옛이야기와 전래동화 | 교육민주화운동과 어린이문학 | 『백두산 이야기』 | 「오세암」 | 『탄광마을 아이들』

 

8부 1990년대

옛이야기와 어린이책 | 그림책 | 어린이 공연예술 | 겨레아동문학연구회 | 어린이도서연구회 |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아동문학

 

9부 2000년대

아동문학과 성장 | 역사동화 | 청소년문학과 영어덜트 | 판타지 | 동화의 소설화 논쟁 | 아동문학교육 | 2000년대 아동문학 | 어린이도서관운동 | 어린이 독자 | 일하는 아이들을 넘어서 논쟁 | 청소년문학교육 | 『고양이 학교』 | 『동시마중』 | 『마당을 나온 암탉』 | 『말놀이 동시집』 | 2000년대 전후 아동문학잡지

 

10부 2010년대

다양성 | 한국 그림책의 세계 진출 | 나다움어린이책 논쟁 | 디지털 시대와 어린이 | 세월호와 아동청소년문학 | 저작권 | 한 학기 한 권 읽기 | 2010년대 아동문학 | 한·중·일 평화그림책

 

참고문헌

집필위원 약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