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청소년문학 116

이별에 보내는 편지

브리지드 케머러  장편소설  ,  이은선  옮김
출간일: 2022.12.02.
정가: 16,000원
분야: 청소년, 문학

“나는 너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우리의 모든 이별을 뜨겁게 끌어안는 성장 로맨스

 

★2018-2019 플로리다 청소년 북리스트 선정★

★2018 리타상 영어덜트 로맨스 후보작★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 작가 브리지드 케머러의 장편소설 『이별에 보내는 편지』가 창비청소년문학 116권으로 출간되었다. 소설은 뺑소니 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줄리엣과 아버지의 음주운전으로 동생을 잃고 문제아로 낙인이 찍힌 디클랜이 익명으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우정과 사랑을 키워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 사람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그리움과 죄책감을 토로하고 서로의 아픔을 쓰다듬으면서, 다시 삶을 이끌어 나갈 따듯한 용기를 나누어 가지며 함께 성장한다. 한편 현실에서는 정체를 모르는 두 사람이 오해로 인해 학교에서 마주칠 때마다 앙숙처럼 으르렁대면서도 서로에게 알 수 없는 끌림을 느끼는 장면들은 성장 로맨스만이 줄 수 있는 영어덜트 소설 특유의 재미와 설렘을 선사한다.

 

“지금 너를 찾아내 얘기해 주고 싶어

그건 네 잘못이 아니라고“

 

끔찍한 사고로 가족을 잃은 줄리엣과 디클랜은 슬픔에 빠질 뿐만 아니라, 남아 있는 가족과 소통이 단절되고 미래에 대한 희망도 잃고 만다. 줄리엣은 아버지가 충분히 어머니를 애도하지 않는다고 오해하고, 유명 사진작가였던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아프게 떠올라 깊은 애정을 지녀왔던 사진에도 더 이상 열정을 지니지 못한다. 동생의 죽음, 아버지의 수감으로 방황하던 디클랜은 충동적으로 음주운전을 하다 아버지의 차를 파손하는 사고를 낸다. 이후 사회봉사 활동을 이수하며 마음의 문을 굳게 닫은 채로 살아간다. 새아버지와는 매일 같이 다투고, 어머니를 걱정하지만 터놓고 진심을 나누기는 어렵기만 하다.

또한 두 사람은 모두 가족을 잃은 슬픔에 더해 큰 죄책감으로 인해 자기 자신과 세상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줄리엣은 자신이 어머니에게 일찍 집에 와달라고 재촉을 해서, 디클랜은 자신이 술에 취한 아버지 대신 운전을 하지 않아서 가족을 잃었다고 자책하며 괴로워한다.

 

내가 무서워했던 건 엄마의 상심이었어. 내가 느끼는 상심보다 너무 커서 나를 잡아먹을까 봐 겁이 나더라. 아빠는 교도소에 갇히고 동생은 죽고 엄마는 자기만의 고통의 감옥에 갇히고.

그게 전부 나 때문이었어.

엄마가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지를까 봐 무서웠어.

엄마를 잃게 될까 봐 무서웠어.

― 본문 105면

 

줄리엣과 디클랜이 이러한 고통과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망각이나 회피가 아니라 이해에서 시작한다. 『이별에 보내는 편지』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한 사람, 나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한 사람에서부터 삶은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너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너도 나를 이해하는 것 같고.”라는 줄리엣의 말로 인해 디클랜은 위로를 받는 것을 넘어서 자기 자신과 세상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줄리엣 또한 이러한 이해로부터 자신을 이해하고 아버지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다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오해와 엇갈림 속에서 생겨나는 사랑과 성장

 

『이별에 보내는 편지』는 두 청소년이 각자가 지닌 상실에 대한 공감을 시작으로 사랑을 이루게 되는 과정을 때로는 흥미진진하게 때로는 감동적으로 보여주는 소설이다. 줄리엣과 디클랜이 현실에서는 오해가 쌓이면서 서로에 대한 애증이 커지고, 익명의 편지를 통해서는 깊은 우정과 사랑을 만들어 가는 이야기의 구조는 독자의 마음을 걱정과 기대로 시종 흔들어놓는다. 운동회와 졸업 무도회를 무대로 해 이리저리 얽히는 두 사람의 마음은 성장 로맨스만이 줄 수 있는 산뜻한 두근거림일 것이다.

 

줄리엣이 나를 앞으로 당긴 이유는 오직 할 말이 있어서다. 내 뺨에 닿는 그녀의 숨결은 달콤하고 완벽하다.

“우리 생각이 틀렸어.” 줄리엣이 말한다. “네 길은 네가 만드는 거야.”

- 본문 419면

 

작품이 그려내는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자기 자신과 이루는 성숙한 화해는 독자에게 따스한 힘을 건넨다. 『이별에 보내는 편지』는 이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 고통을 외면하고 기억을 잊는 것이 아니라 이별을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묘사한다. 이별의 고통을 겪고 다시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금 내 곁에 있는 기쁨과 사랑, 그리고 사람들을 더욱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따듯하게 이야기하는 그 마음이 마치 다정한 편지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