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저녁

권정민  지음
출간일: 2022.11.18.
정가: 15,000원
분야: 그림책, 창작

한국출판문화상 수상 작가 권정민의 신작 그림책 『사라진 저녁』이 출간되었다. 어느 날, 살아 있는 돼지가 배달된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사실주의 화풍으로 현실을 유머러스하게 풍자하며 편리와 속도에 길들여진 현대인이 눈감고 있는 문제들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손가락만 까딱하면 모든 것이 집 앞으로 배달되는 시대를 사는 모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동물권과 환경 등 우리 사회의 문제를 상기시키는 작품이다.

 

★사전 서평단 200인의 마음을 울린 책★

 

비대면 시대의 예리한 통찰! -jo***************

통렬한 깨달음을 주는 작가의 능력이 놀랍다. -na********님

권정민 작가 특유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이 시대의 문제점을 꿰뚫는다! -ta********님

지금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묻는 책. -bo**********님

불편하지만 우리의 모습과 너무나 닮았다. -sp******님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큰 울림을 줄 그림책. -je*******님

 

 

한국출판문화상 수상 작가 권정민 신작

편리한 도시 생활 뒤에 드리운 그림자를 말하다

 

인간과 동식물의 자리를 바꾸어 우리의 일상을 비틀어 보고 공존에 대해 깊이 있는 생각거리를 던져 온 작가 권정민의 그림책 『사라진 저녁』이 출간되었다. ‘다수자를 오히려 관찰 대상으로 만들어 전복적 작업을 하는 권정민 작가의 걸작’이라는 평을 받으며 제62회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한 바 있는 작가가 선보이는 신작이다. 『사라진 저녁』은 도심 속 아파트를 무대로 비대면 시대의 편리함 뒤에 드리운 그림자에 주목한다. 흡인력 있는 설정과 긴장감 있는 연출로 책을 읽는 재미를 꾀하면서도 인간 편의를 위해 쉽게 희생되는 동물권과 환경 문제, 속도만을 중요시하는 플랫폼 노동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수작이다.

 

 

 

돈가스를 시켰는데 살아 있는 돼지가 배달되었다!

평범한 저녁 풍경을 뒤엎는 강렬한 이야기

 

『사라진 저녁』은 모든 음식이 손쉽게 배달되는 도심 속 아파트를 무대로 한다. 집 안에서 핸드폰으로 음식을 주문하면 금세 배달 음식이 문 앞에 놓이는 도입부 풍경은 오늘날의 우리에게 익숙하다. 작가는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놓이리라고 기대되는 자리에 살아 숨 쉬는 돼지 한 마리를 데려다 놓는다. 돼지의 몸에는 ‘죄송합니다. 요리할 시간이 없어서요. 직접 해 드세요!’라고 적힌 식당 주인의 쪽지가 붙어 있다. 돈가스를 주문한 702호, 감자탕을 주문한 805호, 족발을 주문한 904호……. 주문한 저녁 식사 대신 돼지를 마주한 주민들의 표정에는 당혹감이 가득하다. 이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밀려드는 주문에 요리사마저 배달을 나가 살아 있는 돼지를 가져다 놓을 수밖에 없었다는 설정은 작품 전반에 희극적이면서도 불안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작가는 극의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비대면 시대의 편리함에 무뎌져 있던 감각들을 자극한다. 『사라진 저녁』은 ‘편리’와 ‘속도’에 길들여진 현대인이 놓치고 있던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익살스럽고도 섬찟한 풍자로 우리 사회를 성찰하다

 

아파트 주민들은 살아 있는 돼지를 외부인의 눈에 띄지 않는 지하실로 데려간다. 비상 대책 회의를 열어 돼지를 요리할 궁리를 한다. 돼지를 씻고, 잡고, 부위별로 나누고, 구워 먹기까지의 계획안을 작성한다. 계획안은 준비물과 주의 사항이 꼼꼼하게 적혀 있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엉뚱한 방향으로만 돌진해 가는 사람들의 부조리한 모습을 드러낸다.

『사라진 저녁』은 글과 그림이 충돌하면서 빚어내는 아이러니가 매력적인 작품이다. 주민들이 금방이라도 문제를 해결할 것처럼 말하는 글과 달리 그림은 직접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다. 열심히 사들인 코 보정기, 우레탄 망치, 칼 등 돼지 잡는 물품을 사람들은 차마 직접 사용하지 못하고 ‘돼지 잡아 보신 분’을 우대하는 긴급 구인 전단지를 붙여 돼지 잡는 전문가 뒤에 숨는다. 바비큐와 파티 용품을 주문하는 데 혈안이 된 사람들의 모습은 불편한 일은 남에게 떠밀고 쾌락만을 누리고 싶어 하는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한다.

섬세하고 우아한 조리 도구의 모습으로 시작했다가 일회용기가 쌓여 쓰레기 더미가 된 모습으로 마치는 그림은 기술의 발전 속에서 오히려 스스로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점점 적어지고 간단해지는 현대인의 모습을 기발하고 간명하게 암시한다. 청소 노동자의 걸레에서 흘러내리는 물기, 돼지를 포박한 밧줄 등 프레임 밖으로 빠져나온 그림도 생생하다. 이렇듯 현실로 다가오는 그림은 권정민표 블랙 코미디를 지금 우리의 이야기로 만들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