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노이즈(전면개정판)

돈 드릴로  장편소설  ,  강미숙  옮김
원제: White Noise
출간일: 2022.11.10.
정가: 18,000원
분야: 문학, 외국문학

현대 미국문학의 거장 돈 드릴로의 대표작

 

재난의 시대에 다시 읽는,

현대의 일상화된 위험에 관한 예언적 통찰

 

올해 넷플릭스 최고 기대작 ‧ 베니스 영화제 개막작 ‧ 내년 아카데미상 유력 후보

노아 바움백 감독, 애덤 드라이버‧그레타 거윅 주연 영화

「화이트 노이즈」 원작소설

 

★ 전미도서상 수상

『타임』 선정 1923~2005년 최고의 영어 소설

 

“미국에서 돈 드릴로만큼 소설을 잘 쓰는 작가는 없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작품이다.”―폴 오스터

2022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비 최대 화제작으로 12월 30일 전세계 공개를 앞두고 있는 영화 「화이트 노이즈」를 원작소설로 먼저 만나보자. 이 프로젝트는 「결혼 이야기」로 아카데미 작품상 및 각본상 후보에 올랐던 감독 노아 바움백이 연출하고, 「스타워즈」 시리즈의 스타 애덤 드라이버와 배우이자 감독으로 활약해온 그레타 거윅이 주연을 맡으면서, 일찍부터 ‘미국 최고의 감독과 배우, 최고의 소설가의 만남’으로 큰 주목을 받아왔다. 완성된 영화는 올 8월 31일 베니스 영화제 개막작으로 최초 공개된 뒤 부산국제영화제, 뉴욕 필름페스티벌, 런던 국제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영되며 호평을 받았다.

『뉴욕 타임스』는 “바움백에게 어떤 면에서 새로운 시작과도 같은 대단히 흥미로운 영화”라면서, “드릴로의 무게감 있는 주제들-소비주의, 생태학, 죽음에 대한 두려움, 시간의 본질-을 담아낸 두꺼운 책을 알싸한 캠퍼스 풍자극으로 풀어냈다. 그러면서도 바움백의 장기인 감정에 대한 세밀한 관찰과 능청스러운 가족코미디 또한 녹여냈다”고 극찬했다. 『가디언』 역시 별 다섯개 만점을 주면서, “놀랍도록 스타일리시한 영화는, 정색하고 농담하는 파국적 코미디이자 서구의 번영과 그것이 낳은 불평, 불안, 지적 허영에 대한 명상이다”라고 평했다. 또한 “이 책이 현재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에 대해 얼마나 선견지명이 있는지를 조명한다. 머리 위로 떠다니는 유독물질 구름에 직면한 미국 교외 지역의 공포는 코로나 봉쇄에 대한 암시로 느껴지고, 팬데믹에 의한 비정상의 정상화 상태를 떠올리게 한다”면서, 현재와의 연관성을 짚었다.

뉴욕 필름페스티벌에 참여한 노아 바움백 감독은 소설 『화이트 노이즈』를 10대 때 (드릴로와 마찬가지로) 뉴욕 출신인 아버지에게 받았다고 밝히며 이 소설을 영화화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2019년 「결혼 이야기」를 끝내고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연출하고 싶은 작품이 없다고 느끼며 슬럼프에 빠져 있던 팬데믹 초기에 이 책을 다시 읽었고, “이 작품의 혼란, 두려움이 지금 내 기분을 대변해주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노아 바움백 외에도 『코스모폴리스』를 영화화한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을 비롯해 숱한 영상 연출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은 작가 돈 드릴로는 토머스 핀천, 코맥 매카시, 필립 로스와 함께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거장으로, 매해 노벨상 후보로 거론된다. 『화이트 노이즈』는 그런 드릴로에게 세계적인 명성과 함께 전미도서상을 안겨준 대표작이다. 소설의 제2부 ‘유독가스 공중유출 사건’을 통해 1984년 12월 인도 보팔 유독가스 누출 참사를 예견하는 듯한 통찰을 보여준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의 작품들에서 가까운 미래의 재난 상황을 핍진하게 그려낸 바 있어, 영미 언론에서는 늘 그를 수식할 때 ‘예언자적’이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뉴욕을 대표하는 작가 폴 오스터는 ‘미국에서 가장 소설을 잘 쓰는 작가’로 드릴로를 꼽았고, 자신의 소설을 드릴로에게 헌정하기도 했다.

 

소비주의, 대중매체, 기술 숭배에 관한 음울하고 우스꽝스러운 풍자극

일상화되고 진부화된 현대적 위험에 대한 예언적 통찰

 

『화이트 노이즈』는 거대해진 테크놀로지와 더이상 이를 통제하지 못하게 된 인간문명의 어리석음을 날카로운 블랙유머로 통렬하게 비판한 작품이다. 미국의 한 평범한 백인 중산층 가족이 과학기술이 부른 재앙과 죽음에 휘말려가는 과정을 그렸다. 소설에서 ‘화이트 노이즈’로 부각되는 상업광고와 TV,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들은 문명에 대한 인간의 이성적인 대응을 끊임없이 방해하는 상징이다. 미국의 블랙스미스란 소도시에 어느날 시커먼 검은 연기 덩어리가 피어오른다. 유독물질을 실은 탱크차가 도시 외곽에서 탈선하면서 도시 전체가 검은 구름에 뒤덮이게 된 것이다. 이 사태로 인해 칼리지온더힐 대학에서 ‘히틀러학과’ 학과장으로 일하며 평화롭게 살던 잭 글래드니와 가족에게 시련이 찾아온다. 이들은 끝없이 이어지는 피난행렬에 합류하여 간신히 목숨을 건지고 검은 구름은 결국 사라지지만, 오염물질에 노출된 잭이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선고를 받게 된다. 여기에 제3부에서 잭의 아내 버벳의 기억력을 감퇴시키는 것으로 의심되는 약물의 정체를 추적하는 드라마가 끼어들면서 부산하지만 단란하고 평온했던 이들 가족의 앞날에도 검은 먹구름이 드리운다.

작가는 미국문명의 본질적인 문제가 사회, 정치적 문제들을 루머와 가십, 상품광고 같은 유쾌한 기호들에 파묻어버리는 후기산업사회적 면모에 있음을 날카롭게 간파한다. 또한 현대 미국문명으로 대변되는 물질문명의 특성을 ‘테크놀로지에 대한 맹신’으로 그려내며 인간들의 대안 없는 질주를 비판한다. 또한 미디어의 ‘스펙터클’과 기업의 돈벌이로 전락해버린 진부화된 재난과 현대적 죽음의 의미를 묘파한다. 출간된 지 40년 가까이 흘렀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재앙이 우리 삶의 뿌리를 위협하는 지금 시점에 오히려 더 긴급하게 읽히는 작품이다. 17년 만에 출간하는 이번 전면개정판에서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낡은 표현들을 손보고 번역을 더욱 세밀하고 엄정하게 다듬었다. 이를테면 기존 판에서 주인공 부부 가운데 아내인 버벳은 남편인 잭에게 존대를, 잭은 버벳에게 반말을 하던 것을 서로 반말을 하는 것으로 바로잡았다.

목차

제1부 파동과 방사

제2부 유독가스 공중유출 사건

제3부 다일라라마

옮긴이의 말

단언컨대 드릴로 최고의 소설. 『워싱턴 포스트』
오늘날 미국의 삶을 논평하는 가장 역설적이고, 지적이고, 음울하게 웃긴 목소리. 고도로 능숙한 기교로 불가피한 질문들을 제기한다.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이 가족코미디는 우리가 기꺼이 발을 들이는 세계로 우리를 초대해놓고는, 암시가 가득한 불길한 소음으로 작품을 뇌리에서 지울 수 없도록 불안하게 만든다. 『뉴스위크』
너무나 놀라운 작품. 모든 게 너무나 자명한 현재의 단서들을 가지고, 황량하고 모든 게 너무나 그럴듯한 미래를 보여주는 세밀한 예언. 다정함, 재치, 강력한 역설을 통해 드릴로는 『화이트 노이즈』의 모든 국면을 우리가 점점 더 많이 공유하고 있는 듯 보이는 불안과 동요의 영화로 만들어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번스는 순수함을 잃어가는 한 소녀와 그의 나라를 그린 이 통렬하고 풍자적이며 지독한 소설에서 자신이 다루는 소재에 대해 단 한번도 멈칫하거나 통제력을 잃지 않는다. 실제 생존자 중 한 사람이 현실적으로 재현한 허구의 이야기. 『커커스 리뷰』
미디어로 포화되고 초자본주의가 지배하는 포스트포던 미국의 일상의 특징을 매우 정확하게 포착했다. 이 책을 읽으면 웃어야 할지 훌쩍여야 할지 모르게 될 것이다. 『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