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커(개정판/양장)

배미주  장편소설
출간일: 2022.01.14.
정가: 13,000원
분야: 문학, 소설
전자책: 있음
 

 

 

제3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완득이』 『위저드 베이커리』 『아몬드』 『페인트』 『유원』. 역대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들이다. 한국 청소년문학 베스트셀러를 끊임없이 갱신해 온 창비에서 제3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인 『싱커』를 새로이 단장하여 선보인다. 배미주 작가의 장편소설 『싱커』는 지구가 빙하로 뒤덮인 미래, 지하에 거대도시를 건설해 살아가는 인류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기계문명에 둘러싸여 자라 온 소녀 미마는 동물의 의식에 접속하는 특별한 게임 ‘싱커’를 통해 자연이라는 세계에 눈뜨게 된다.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서사 속에 풍부한 과학적 지식과 날카로운 사회의식을 녹여낸 이 작품은 2010년 출간되어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시간이 지나도 유효한 통찰력, 한국 미래소설의 한 획을 그은 작품

 

 

 

기후 위기, 종 다양성, 정보 비대칭성, 혐오와 연대……. 『싱커』는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난 뒤 이런 단어들이 생생하게 다가오도록 만드는 소설이다. 흥미진진한 영어덜트 소설이면서도 생각할 만한 주제를 던져 준다.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잡은 이 소설은 출간 당시 창비청소년문학상 심사위원단(원종찬, 조은숙, 권여선, 전성태)의 만장일치로 당선되었다.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을 미래소설 부문에서 빼어난 성과로 기록되리라 예견했고, 이는 사실이 되었다.

『싱커』는 건강하고 진지한 청소년 캐릭터들을 통해 새로운 세대를 향한 아낌없는 신뢰를 보여 준다. 가르치려는 것이 아니라 독자 스스로 느끼게 하려는 작가의 소통 방식 역시 젊은 독자층의 뜨거운 지지를 얻었다.

이 책을 설명하는 두 가지 핵심 키워드는 바로 ‘게임’과 ‘생명’이다. 게임과 생명이라는 이질적인 소재가 하나로 결합해 벌어지는 화학작용이 엄청난 쾌감을 제공한다. 이 작품의 중요한 주제인 ‘생명의 소중함’을 작품 속 주인공들이 이성이 아닌 본능으로 깨우치는 과정은 특히 빛나는 대목이다.

 

 

 

어둠 깊숙이, 녹색빛이 깜박였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빛의 폭포가 차례로 흘러내리며 박자를 맞추기 시작했다. 이윽고 수천의 빛이 침묵의 합창처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동시에 깜박이는 광경이 펼쳐졌다. 여기저기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본문 중에서)

 

 

 

또한 『싱커』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 맺음에 대한 새로운 해석뿐 아니라, 사회 현실을 인식하는 작가의 예리한 통찰력이 빛나는 작품이기도 하다. 미래 사회를 통해 현재의 사회상을 은밀히 비추어 보이는 이 작품은 그 자체로 하나의 문학적인 은유이다. 혐오가 아닌 연대를 이야기하는 이 소설은 지금 이 순간 더욱 읽을 만한 의의가 있다.

 

 

 

‘플레이’하는 순간, 잠들었던 아마존이 숨을 쉰다

 

 

 

『싱커』는 게임을 통해 자연 세계에 접속한다는 파격적인 발상으로부터 출발한다. 미래의 인류는 급속히 변화하는 기후의 위협 속에서 한반도 일대에 거대 돔을 씌우고 전 세계의 동식물을 공수받아 신(新)아마존이라는 관광 특수 지역을 개발한다. 그런데 빙하기가 오면서 신아마존은 폐쇄되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도 지워졌으나, 신아마존의 동식물들은 강인한 생명력을 바탕으로 나름의 생태계를 유지해 오고 있었다. ‘싱커’란 이 신아마존에 살고 있는 동물의 의식에 싱크하여 그 동물의 감각을 그대로 느끼는 게임을 뜻한다. 숨 막히도록 아름다운 원시림과 미지의 야생동물, 태초의 변화무쌍한 기후를 간직한 아마존을 배경으로 한 시원한 무대 설정은 한국문학의 시공간을 단번에 한 차원 높은 곳으로 확장해 준다. 아찔하도록 강렬한 색색의 이국적인 풍경과 코끝에서 맡아지는 듯 풍부한 후각 묘사는 금지된 구역에 첫발을 들여놓은 주인공 미마의 긴장감과 설렘을 고스란히 전한다. 이 작품을 통해 독자들은 각자가 또 한 명의 ‘싱커’가 되어, 미래 사회와 경이로운 자연에 동시에 접속하는 행운을 누리게 된다. 폐쇄된 신아마존, 비밀의 세계가 독자의 눈앞에 펼쳐진다.

 

 

 

 

▶ 줄거리

지표면이 빙하로 뒤덮인 미래의 인류는 지하에 ‘시안’이라는 거대한 과학문명 세계를 건설해 살아간다. 시안에서 추앙받는 기업 바이오옥토퍼스가 장수 유전자를 개발하면서 인류는 200살 이상 거뜬히 살게 되었지만, 빈부 차가 극심해지면서 시안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이 생겨난다. 소설의 주인공은 하위 계층에 속하는 미마. 미마는 신분 상승을 위해서는 성적을 올리는 것밖에 방법이 없음을 깨닫고, 스마트약을 구하려 암시장에 숨어든다. 그곳에서 난생처음 살아 있는 동물을 본 미마는 게임 ‘싱커’의 테스터가 되어 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싱커’란 폐쇄된 줄만 알았던 신(新)아마존에 살고 있는 동물의 의식에 접속(싱크)하여 그 동물의 감각을 고스란히 느끼는 게임. 미마를 통해 싱커는 시안의 아이들에게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아이들은 차츰 과거에는 알지 못했던 생명의 소중함과 연대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시안 당국은 이러한 아이들의 움직임을 불온한 것으로 판단, 강제로 진압하려 한다.

한편 미마의 친구 부건은 미마가 암시장에서 몰래 데려온 물고기에 흥미를 가지고 연구하던 중, 바이오옥토퍼스에서 일하다 의문사한 아버지의 연구와 이 동물이 관련되었음을 직감한다. 부건의 아버지는 잊혀진 유전자를 자극하여 발현시키면 인류의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역진화 발생기 연구를 해왔던 것. 부건은 미마와 함께 게임 싱커에 접속하면서 신아마존에 역진화로 생겨난 동물들이 더 있음을 알게 된다. 마침내 전 인류를 멸망 직전까지 몰고 갔던 괴바이러스가 역진화 발생기와 관계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순간, 미마와 부건은 알 수 없는 검은 세력에게 쫓기게 되는데…….

목차

프롤로그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9장

10장

11장

12장

13장

14장  

 

초판 작가의 말

개정판 작가의 말

 

 

 

『싱커』를 읽고, 얼마 후 영화 「아바타」가 개봉되었다. 놀라웠다. 마치 「아바타」가 이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러나 『싱커』는 「아바타」보다 인류의 미래에 대해 묵시록적이고,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본질적이다. 이 미래형 소설은 우리의 현실을 가장 강렬하게 환기시키는 마력도 지니고 있다. 게임의 세계가 가진 반생명적인 이미지를 전복하는 상상력은 또 어떤가. 어쩌면 『싱커』는 미래 과학자들과 게이머들이 꿈꾸는 최종심의 판타지가 아닐까. 그리고 그 테크놀로지는 ‘sync’로 명명될지 모른다. 이 소설은 스케일, 형식, 상상력과 문제 제기의 방식에서도 우리 소설을 새로운 궤도로 올려놓고 있다. _전성태 소설가
정말 오랜만에 몰입과 흥취를 만끽하며 아껴 읽었다. 역동적인 스토리에 정교한 설정과 묘사, 그리고 가볍지 않은 여운까지. 주류 문학의 관점에서는 말할 나위도 없고, SF라는 장르의 입장에서 보아도 이렇게까지 능숙하게 이야기를 다루는 솜씨는 퍽 드물다. 『싱커』는 우리나라 SF의 뿌듯한 성취로 꼽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_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

저자의 말

『싱커』 속 세계 ‘시안’은 어쩔 수 없이 현실의 세계를 닮아 있다. 십 년이 훌쩍 흐른 뒤 다시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이야기들이 아직도 온전히 현재적이란 사실에 놀랐다. 『싱커』의 세계 속에는 오래된 것들 속에서 꿈틀대며 새롭게 발아하고자 애쓰는 정신이 보인다. 그 여러 이야기들이 결국은 서로 연결되어서 다른 세계를 지향하고 있음도 봐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