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수상해. 이게 다 우연히 일어난 일일까?”
이현 작가가 선보이는 생활 밀착형 추리 동화
장르와 소재를 넘나들며 베스트셀러를 발표해 온 이현 작가가 따뜻한 휴머니즘이 가득한 추리 동화 『연동동의 비밀』로 돌아왔다. 열두 살에 연동동 할머니 댁으로 혼자 이사 온 정효가 우연히 방화 사건을 목격한 뒤, 동네 사람들과 힘을 모아 복잡하게 얽힌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도난, 방화, 따돌림, 동물 학대 등 무시무시한 일들이 계속 벌어지지만, 제 일처럼 발 벗고 나서는 연동동 사람들의 진한 인간애가 깊은 감동과 울림을 전한다.
『푸른 사자 와니니』 의 작가 이현이 선보이는 생활 밀착형 추리 동화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창원아동문학상, 전태일문학상 등을 받고 『푸른 사자 와니니』『악당의 무게』『짜장면 불어요!』 등 수많은 어린이책 베스트셀러를 펴낸 작가 이현이 이번에는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추리 동화를 선보인다. 불의를 참지 못하는 정의로운 주인공 정효를 중심으로 친구들과 가족, 연동동 이웃이 힘을 모아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집, 학교, 마을 곳곳에 촘촘하게 퍼진 여러 사건의 단서를 차례로 맞추다 보면 어느새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된다. 무서운 사건이 끊이지 않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연동동 사람들의 모습은 독자들의 마음에 긴 여운을 남길 것이다.
방화 사건을 시작으로 드러나는 연동동의 수많은 비밀
이야기는 정효가 영미산로 3길 3, 3층 주택에 사는 할머니 댁으로 혼자 이사하면서 시작된다. 캐나다로 발령 난 엄마를 따라가지 않고 정효가 할머니 댁을 선택한 이유는 돌아가신 아빠의 흔적이 있는 이 집이 마음에 들어서였다. 그런데 이사 첫날 밤, 3층 바깥에 나와 동네를 구경하던 정효는 우연히 교통사고와 방화 사건을 동시에 목격한다. 이 동네에서는 택배가 없어지고, 배달된 우유가 터져 있고, 길고양이 밥그릇이 사라지는 등 뒤숭숭한 일들이 계속 일어나는데, 정효는 이 모든 일이 우연히 벌어진 것이 아님을 직감한다.
한편 새로 전학 간 정효네 반에서도 아이들은 무언가 비밀을 숨기고 있는 듯하다. 학급 단체 채팅방에서 외모 품평과 따돌림 사건이 일어나 선생님이 단체 채팅을 금지하자 아이들은 선생님께 고자질한 친구를 찾기 시작한다. 그 밖에도 친부모를 찾으러 한국에 온 은정 씨 이야기, 진돗개 학대 사건, 한 주택 마당에서 유골이 발견된 사연 등 연동동에는 파헤쳐야 할 사건의 진실들이 하나씩 드러난다. 정효가 오랫동안 궁금했지만 차마 물어보지 못했던 아빠에 대한 비밀까지도.
서늘함을 따뜻함으로 감싸 주는 연동동 사람들
『연동동의 비밀』은 비밀을 밝히는 추리 동화의 매력을 드러내는 동시에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세심하게 부각한다. 휴직 중에도 동네의 일을 적극적으로 돕는 형사 부부, 따돌림 사건을 외면하지 않는 정효와 친구들, 오래전에 헤어진 엄마를 찾아 주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정효 할머니 등 연동동에는 어려운 일을 함께 풀어 주는 가족, 이웃, 친구가 있기에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 책에서만 만날 수 있는 개성 만점의 정감 가는 캐릭터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정효의 친구 인찬이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지만 전학 온 정효를 누구보다 살뜰히 챙기면서 주변 일에 관심이 많은 아이다. ‘샤룩 칸’이라는 이름의 다문화 가정 어린이가 평범하게 주변 인물로 등장하기도 하고, 육아 휴직으로 쉬면서 아기를 키우는 두서 아빠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지기도 한다. 이처럼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가가 얼마나 섬세하게 인물 한 명 한 명을 작품 속에 녹였는지 알 수 있다. 화가 오승민은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할 만큼 글과 완벽히 맞아떨어지는 인물을 그림으로 불러냈다. 책을 읽는 독자들은 어느새 한 이웃이 되어 자전거의 첫 페달을 밟는 정효와 연동동 사람들을 응원하게 될 것이다.
작품 줄거리
열두 살 정효는 연동동으로 이사 온 첫날부터 방화 사건을 목격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택배물이 사라지고, 집 앞에 내놓은 쓰레기봉투가 찢어지고, 진돗개가 습격당하는 등 이상한 일들이 계속 벌어진다. 정효와 친구들, 그리고 연동동 사람들은 힘을 모아 마을의 평화를 되찾으려 한다. 그런데 사건을 파헤치던 중 연동동에 숨어 있던 더 거대한 비밀이 드러나는데…….
제1화: 그 사람의 얼굴은
제2화: 모르는 척
제3화: 그러니까 내 말은요
제4화: 제자리로
작가의 말
뉴스를 보다가 절로 한숨이 날 때가 많다. 절도, 사기, 방화, 강도, 유괴, 폭행, 살인……. 어린이를 괴롭히는 사람도 있고, 동물을 해치는 사람도 있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부정한 일을 했다는 뉴스도 있다. 그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기도 한다. 힘 있는 사람들이 나쁜 짓을 하면 그 힘만큼 피해가 크다. 세상에는 나쁜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것 같다. 그런 뉴스를 보다 보면 어떤 때는 한숨이 나고, 어떤 때는 화가 나고, 또 어떤 때는 몹시 슬프다. 무섭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범인을 잡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걸까? 나는 어렸을 때부터 ‘셜록 홈스’를 좋아했다. 할머니 탐정 ‘미스 마플’과 결벽증을 가진 탐정 ‘에르퀼 푸아로’도 좋다. 『명탐정 코난』도 1편부터 시작해서 거의 전편을 다 보았다. (도대체 언제 완결이 될까?) 학생이었을 때는 시험이 끝나는 날 추리 소설을 읽곤 했는데, 지금도 그렇다. 한 편의 동화를 다 쓰면 축하의 의미로 추리 소설을 읽는다. 거짓을 밝혀내고 범인을 잡는 이야기를 읽고 나면 가슴이 후련해진다. 어쩐지 마음이 놓인다. 세상에는 나쁜 사람들도 많지만, 나쁜 일을 바로잡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도 많다. 그 덕분에 세상이 기울어지지 않고, 이렇게 오늘도 정효의 자전거처럼 달리고 있다. 영미산로 3길 3, 정효 아빠는 연동동으로 불렀을 그곳에서처럼. 정효랑 신주랑 인찬이가 그런 것처럼. 김영지의 친구들이 그런 것처럼. 이제 다 썼으니 오늘은 추리 소설을 읽어야겠다. 이번엔 무슨 책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