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아동문고 308

OK슈퍼 과자 질소 도난 사건(오케이슈퍼 과자 질소 도난 사건)

송라음  장편동화  ,  최민지  그림
출간일: 2020.01.23.
정가: 12,000원
분야: 어린이, 문학

시끌벅적한 소동 속에서 펼쳐지는 좌충우돌 범인 찾기

 

 

엉뚱함과 순수함으로 무장한 새로운 추리 동화의 탄생

 

 

 

 

 

슈퍼에서 과자 봉지 속 질소를 훔쳐 달아난 괴상한 도둑 이야기를 담은 장편동화 『OK슈퍼 과자 질소 도난 사건』이 출간되었다. 슈퍼 집 아들 맑음이가 사건을 해결하려 할수록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렸다. 첫 책을 펴내는 송라음 작가는 단 이틀 동안 벌어지는 소동을 어린이의 생생한 입말로 긴장감과 유머를 적절히 버무리며 술술 읽히게 써 내려갔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인물들의 표정을 생동감 넘치게 표현한 그림이 책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엉뚱하지만 대담한 맑음이의 활약을 지켜보다 보면 독자들은 이야기 속으로 흠뻑 빠져들게 되고 예상치 못한 반전에 뭉클한 감동을 느낄 것이다. 

 

 

 

 

 

“나, OK슈퍼 둘째 아들 정맑음. OK슈퍼는 내가 지킨다!”

 

 

 동네 슈퍼에서 벌어지는 생활 밀착형 추리 동화

 

 

슈퍼 딸린 집에 이사 오면서 맑음이네 가족은 OK슈퍼의 주인이 되었다. 여름 방학을 맞은 맑음이는 덥고 심심하던 차에 형과 함께 봉지 과자를 들고 목욕탕에 간다. 두 사람은 봉지 과자를 갖고 신나게 놀다가 탕 속에서 실수로 과자를 쏟고 만다. 맑음이는 형을 배신하고 달아났지만, 터진 봉지 과자의 저주 탓인지 맑음이가 혼자 슈퍼에 있는 동안 빵빵한 봉지 과자들이 모두 납작해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런데 봉지 안의 과자는 그대로다. 누군가 봉지에 구멍을 내서 공기만 빼낸 것이다. 목욕탕에서 배신당한 형이 복수한 걸까? 아니면 맨날 슈퍼에 와서 과자에 질소가 너무 많다고 화내는 동네 형의 짓일까? 주머니에 커터 칼을 가지고 다니는 미용실 누나, 심부름 때문에 슈퍼에 자주 오는 1학년 서연이까지 의심스러운 사람이 너무 많다. 범인 찾기도 중요하지만 우선 구멍 난 봉지 과자부터 부모님 몰래 처리해야 한다. 그런데 사건을 해결하려면 할수록 일은 점점 꼬이고, 슈퍼는 난장판이 되어 간다. 송라음 작가는 슈퍼라는 익숙한 공간에 추리 요소를 가미함으로써 범인을 추측하는 독자들을 슈퍼 안으로 불러들인다. 온갖 소동이 펼쳐지는 심각한 상황 속에서 작가는 특유의 유머와 재치 있는 표현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한다. 유쾌한 웃음과 짜릿한 반전 끝에 진심 어린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과자 봉지는 펼쳐서 나눠 먹는 거야.”

 

 

 각박한 세상 속 잊고 살았던 이웃의 정을 북돋다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요즘 세상은 각박해졌다. 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하던 슈퍼 앞 평상이 점점 사라지고, 최근에는 혼자 먹기 편한 ‘미니 스낵’이 유행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 마음속에는 여전히 주변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작가는 이웃끼리 정 붙이고 살 수 있는 공동체가 오래도록 남아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동화를 썼다고 「작가의 말」에서 밝혔다. 공부를 싫어하지만 부모님 때문에 억지로 재수하는 동네 형, 바쁜 업무 탓에 딸도 돌볼 시간이 없는 서연이 부모님, 입시 미술 학원에 다니면서 스트레스 받는 미용실 누나 등 주변을 둘러볼 여유 없이 지내던 수락동 사람들은 OK슈퍼에서 벌어진 질소 도난 사건을 계기로 따뜻한 정을 나누는 이웃사촌이 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과자가 상하지 않게 보호해 주는 질소처럼 수락동 사람들은 관심과 정으로 서로를 끈끈하게 지켜 준다. 이 동화를 읽은 독자들 주변에도 OK슈퍼 같은 장소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작품 줄거리

 

부모님 대신 가게의 계산대를 지키던 맑음이는 이상한 도난 사건에 휘말린다. 잠깐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에 빵빵한 봉지 과자들이 몽땅 납작해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과자가 아니라 과자 봉지 속 질소를 도둑맞았다. 맑음이는 단골손님들을 의심한다. 맨날 과자 양이 적다고 불평하는 동네 형, 주머니에 칼을 넣고 다니는 미용실 누나, 심부름한다고 슈퍼에 자주 드나드는 서연이까지 수상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과연 맑음이는 질소를 훔쳐 간 도둑을 잡을 수 있을까? 

목차

1. 기분 나쁜 손님

 

2. 물에 빠졌을 때는 봉지 과자

 

3. 과자 질소를 도둑맞다

 

4. 줄무늬 형이 수상하다

 

5. 나, OK슈퍼 둘째 아들 정맑음

 

6. 송곳니 아저씨가 가져온 불행

 

7. 질소값은 안 받아요

 

8. 세계에서 가장 작은 백화점

 

9. 피바람 몰아치는 저녁

 

10. 끝나지 않은 하루

 

11. 우리는 식구

 

 

 

작가의 말

저자의 말

어릴 적 우리 동네 OK슈퍼는 참 이상한 곳이었다. 할인도 하지 않고 물건도 많지 않은데 사람들은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동네 아주머니, 아저씨, 아이,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고양이마저 OK슈퍼 단골손님이었다. OK슈퍼 앞을 지나다니다 보면 동네에 누가 이사를 오고 가는지 누가 아픈지 누가 아이를 낳는지 누가 결혼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고 자라다가 20대 중반에 덜컥 서울에서 살게 되었다. 신나기만 할 줄 알았던 서울살이는 만만치 않았다. 고향에서는 20년 넘게 같은 집에 살았는데, 서울에서 사는 10여 년 동안 이사를 다섯 번 했다. 여섯 번째 집을 보러 다니다가 평상이 있는 슈퍼를 지나쳤다. 아저씨들이 평상에 걸터앉아 캔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기억 속 OK슈퍼의 풍경이 자꾸 생각나서 그 동네로 이사했다. 아이가 태어난 지 백일 지났을 무렵이었다. 아이에게 내가 자란 동네처럼 정붙이고 사는 공동체를 갖게 해 주고 싶었다. 유모차를 끌고 동네 슈퍼 앞을 산책하다가 『OK슈퍼 과자 질소 도난 사건』 이야기를 처음 떠올렸다. 나의 유년 시절을 꽉 채웠던 개구쟁이 이웃들과 무뚝뚝하면서도 살가웠던 동네 어른들이 평상에 앉아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이 슈퍼도 언젠가는 없어지겠지만, 또 다른 곳에서 사람들은 모이고, 서로 가까워지고, 정을 나눌 것이다. 그런 곳이 오래도록 남아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이야기를 썼다. ‘읽는 사람’으로 사는 것도 행복했지만, 아직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의 씨앗을 내 안에서 찾아가는 즐거움을 가르쳐 주신 어린이책작가교실의 정해왕 선생님 덕분에 ‘쓰는 사람’이 되었다. 동화를 쓸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가 “불후의 명작을 쓰겠다는 마음만 없으면 누구든지 책을 쓸 수 있다.”라는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 관장님의 말씀을 듣고 용기를 냈다. 여러 모임에서 책을 읽으며 생각 조각들을 나눠 준 사람들과 내가 쓴 글을 성심성의껏 합평해 준 글벗들 덕분에 책 내용이 조금 더 풍성해졌다. 수줍게 마음속 이야기를 키우는 동안 한결같이 믿고 응원해 준 남편과 늘 바쁜 엄마를 변함없이 사랑하고 이해해 주는 딸, 가족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온 동네 개구쟁이들이 이 책을 읽고 깔깔대며 엉덩이를 들썩이면 정말 좋겠다.

2020년 1월 송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