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으로 간 사람들』은 숲속에서 전기, 수도를 쓰지 않고 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며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그림책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핵 발전소의 위험을 깨닫고 전기 사용을 줄이기 위해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면서 살아가는 주인공들을 통해 환경과 에너지, 동물 생존권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또한 주인공들이 행복을 느끼는 삶을 스스로 찾아가는 용기가 인상적으로 그려진다. 화려하고 독특한 색감으로 깊은 숲을 아름답게 표현해 낸 그림이 눈길을 사로잡으며 만화 컷을 활용한 다채로운 장면 구성으로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읽을 수 있다. 도시 양봉가,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 등 조금은 특별한 우리 이웃의 모습을 그리며 주목받는 ‘별별이웃’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이다.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집에서 사는 게 내 자랑이야.”
아끼면서 천천히 즐겁게 사는 사람들
유경이는 엄마를 따라 엄마 친구 ‘이음’이 ‘늘보’와 함께 사는 집에 가게 된다. 이음과 늘보는 시골에서도 산길을 따라 한참 들어가야 하는 숲속에 집을 짓고 산다. 이 집에는 산짐승들이 들락거릴 뿐 전기도, 수도도, 가스도 들어오지 않는다. 『숲으로 간 사람들』은 에너지와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숲속에서 자급자족하며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옳다고 생각하는 삶을 실천하기 위하여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삶의 방식을 소개한다.
이음네 집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으니 냉장고도 밥솥도 세탁기도 없다. 먹을거리는 창고에 넣어 두고, 장작을 때서 밥을 짓고 방을 데운다. 빨래는 냇가에서 맹물로 한다. 밤에는 촛불을 켜고 앉아 옷이며 그릇 등 필요한 물건을 직접 만든다. 수도도 들어오지 않아 땅에 묻어 놓은 항아리를 화장실로 사용하고, 마실 물은 샘에 가서 길어 와야 한다. 유경이 눈에는 모든 것이 부족하고 불편한데도 이음은 “전기랑 일회용품을 쓰지 않고,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집에서 사는 게 내 자랑“이라고 쾌활하게 말한다. 이 사람들은 왜 이렇게 사는 걸까?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해 보기로 했어.”
자기만의 방식으로 실천하고 행동하는 용기
이음과 늘보는 도시에서 살 때 편리함을 좇느라 에너지나 일회용품 사용에는 둔감했다. 그러다가 후쿠시마 지진으로 핵 발전소가 폭발해 모든 것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두 사람은 이런 일을 멈추기 위해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한 끝에 핵 발전으로 만드는 전기를 쓰지 않으면서 또 환경을 오염하는 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면서 살아 보기로 마음먹고 숲으로 들어온다. 『숲으로 간 사람들』은 엄청난 재난 앞에서 좌절하고 무력감을 느끼는 대신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고 직접 실천에 옮기는 주인공들의 용기 있는 모습을 보여 준다.
이음과 늘보가 숲에서 살기는 쉽지 않다. 냉장고가 없어 음식을 저장하느라 애를 먹기도 하고 큰비에 빨래가 떠내려가 낭패를 보기도 하고 종종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이 책은 이런 생활 방식이 정답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평범하던 사람들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며 문제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 주는 데에 의미가 있다.
자연에서 천천히, 함께 사는 삶
이음과 늘보의 생활 방식에 툴툴대던 유경이는 산에서 따 온 열매와 텃밭에서 키운 채소들로 천천히 차린 밥상을 맛보고 나서 눈이 휘둥그레진다. ‘막 따고 캐 온’ 가지, 미나리, 감자는 이전에 먹던 것과 달리 맛있다! 유경이는 이음을 따라 냇물에서 목욕을 하고 밤에는 별똥별을 보면서 도시에서 느끼지 못했던 자연의 아름다움과 평화로움을 느낀다. 또한 산새, 풀벌레, 개구리, 너구리 등 여러 동물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고 동물을 배려하는 법도 배운다. 어느새 유경이도 풍족하지 않지만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천천히,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이음과 늘보의 마음에 공감하게 된다. 『숲으로 간 사람들』에는 화자인 어린이 유경이가 남들과 조금 다르게 사는 사람들을 만나 새롭고 흥미진진한 경험을 하면서 생각이 변하고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져 있다.
행복한 삶의 방식을 스스로 찾아가는 사람들
『숲으로 간 사람들』은 실제로 전남 장흥 동백숲에서 전기 없이 사는 가족을 비롯하여, 전기를 쓰지 않으면서 지속가능한 삶을 모색하는 일본과 서울의 ‘비전화(非電化)공방’ 생활 공동체, 국제생태마을에서 진행하는 ‘숲 살기 캠프’ 등을 취재하여 만들어졌다. 이 책을 만든 안지혜, 김하나 작가는 구호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전기 사용을 줄이고 재생 에너지를 생산하며 자연친화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을 만나 교류했다. 그러면서 사회의 시스템에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행복을 느끼는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희망과 용기를 얻었다. 이음과 늘보 그리고 비슷하게 살아가는 이웃들이 모여 음식과 물건을 나누고 흥겹게 춤을 추는 마지막 장면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획일화된 삶에서 벗어나 조금 다른 선택을 하더라도 이웃과 연대하며 신나게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였다.
줄거리
유경이는 엄마를 따라 엄마 친구 ‘이음’과 ‘늘보’가 사는 집에 가게 된다. 이음과 늘보는 숲속에 집을 짓고 전기와 일회용품을 쓰지 않고 지낸다. 산이나 텃밭에서 먹을 것을 구해 오고, 장작을 때서 밥하고 방을 데운다. 빨래나 설거지는 냇가에서 맹물로 하고 밤에는 촛불을 켜고 앉아 필요한 물건을 직접 만든다. 에너지를 적게 쓰고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다른 동물들과 함께 살기 위해 여러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하며 살고 있는 이음과 늘보. 처음에는 이음과 늘보를 이상하게만 보던 유경이도 이들이 남들과 다르게 살기로 결심한 이유를 들으면서 자신의 생활 방식도 고민하게 된다.
어린이 사회철학 그림책 ‘별별이웃’ 시리즈
‘별별이웃’ 시리즈는 자유롭게 꿈꾸고 신나게 도전하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다. 사회의 기준이나 고정 관념을 넘어 조금 다른 선택과 도전으로 행복을 만드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어린이들의 마음과 생각을 더한층 자라게 하며, 어린 독자들이 자신의 꿈과 상상력을 소중히 여기도록 지지해 주는 동시에 더욱 자유롭게 꿈꾸고 주체적으로 미래를 설계하도록 도울 것이라 믿는다. 아울러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존재, 이웃과 사회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통해 올바른 사회 감수성을 형성하도록 이끌어 줄 것이다. 이후 계속해서 출간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