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작가 한아름의 첫 창작 그림책 『이상한 기차』가 출간되었다. 섬세한 연필화가 환상적인 공간과 이야기를 만들며 글 없는 그림책의 매력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작가는 아이가 혼자서 할머니 집으로 가는 기차를 타며 느끼는 다채로운 감정을 세밀한 묘사와 박진감 넘치는 구성으로 그려 냈다. 독자들은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기차 칸을 한 칸 한 칸 통과해 나가는 아이의 여정을 따라 감정이 해소되는 짜릿한 즐거움을 경험할 것이다. |
혼자서 할머니 집으로 가는 길!
아이의 마음속 풍경을 환상적으로 그리다
어느 날 오후 3시 무렵, 기차역에서 한 아이가 혼자 기차를 탄다. 아이는 기차에서 늑대 승무원을 만난 뒤 기차표에 적힌 자기 자리를 찾아 기차 칸을 이동하기 시작한다. 그림책 『이상한 기차』는 혼자서 할머니 집으로 가는 설렘과 두려움, 기차 여행에 대한 걱정과 불안, 떨림 등 아이가 느끼는 다채로운 감정을 기차 안 풍경의 세밀한 묘사와 속도감 있는 이야기 전개로 그려 낸 작품이다.
책장을 펼치면 곧 출발 예정인 기차가 등장하고, 무채색의 배경 위로 빨간 옷을 입은 아이가 기차에 올라탄다. 기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 창가에 비치는 아스라한 햇살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독자들이 이야기 속으로 단숨에 빠져들게 한다. 신예 작가 한아름은 기차 칸마다 낯선 생물들을 등장시키고, 늪과 바다, 하늘을 넘나드는 공간을 연출하여 아이의 마음속 풍경을 환상적으로 시각화했다. 아이에게 손을 건네는 오랑우탄을 비롯해 악어, 상어, 독수리, 생쥐, 우주인 등은 아이가 느끼는 여러 감정을 드러내는 한편, 보는 이에 따라 풍부하게 해석할 수 있도록 표현되었다. 또한 아이가 기차의 2호차에서 12호차까지 자기 자리를 향해 달리는 과정은 자신의 마음과 마주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아이를 따라 현실과 환상이 공존하는 기차 칸을 통과하고 나면 독자들은 쌓여 왔던 감정이 해소되는 시원한 순간을 맞이할 것이다. 아울러 기차가 목적지에 다다를 때면 모험을 끝낸 아이처럼 성취감을 느끼며 용기를 얻을 수 있다.
글 없는 그림책을 보는 즐거움
『이상한 기차』는 글이 없는 그림책이다.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아이의 심리 변화를 그림만으로 풀어냈다. 이야기의 배경인 기차 내부를 반복적인 구도로 표현하면서도 창문 풍경의 변화나 커튼의 움직임을 활용해 기차 칸마다 바뀌는 공간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달리는 기차와 아이를 통해 역동적인 흐름을 만들고, 과감한 장면 전환과 박진감 넘치는 구성으로 시각적인 쾌감을 선사한다. 공중을 떠다니는 깃털, 음영이 풍부한 그림자처럼 정성스럽게 연필 선으로 구현된 이미지들은 기차를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매력적인 공간으로 바꾸었다. 인물과 배경은 절제된 색감으로 표현하여 아이의 감정선을 입체적으로 그려 냈다. 『이상한 기차』는 한아름 작가가 옛이야기 「빨간 모자」에서 모티프를 얻어 작업한 그림책이다. 빨간 옷을 입은 주인공 아이에게서 ‘빨간 모자’ 이야기의 소녀를 떠올린다면 그림책 감상의 폭이 넓어지는 색다른 즐거움을 경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