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동생이 강아지로 변했다!’
발랄한 상상으로 펼쳐 내는 귀여운 판타지
오늘 은지 때문에 엄마한테 또 혼났다.
말 안 듣는 동생 말고 귀여운 강아지가 있으면 좋겠다.
태어나는 동생을 맞이하고 어린 동생을 돌보는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 『내 동생은 멍멍!』은 엄마가 집을 비운 사이에 동생을 돌봐야 하는 민지에게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어린 동생 때문에 고난을 겪는 맏이들에게 읽어 주기 좋은 그림책이다.
민지는 평소 동생 은지 때문에 엄마에게 혼나는 일이 많다. 민지는 차라리 동생 말고 강아지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민지는 ‘자는 아이 깨우지 말라’는 엄마의 당부는 한 귀로 흘리고 잠든 동생 얼굴에 강아지 그림을 그리면서 장난을 친다. 그러자 정말로 동생은 사라지고 강아지가 나타난다. 동생의 이부자리 위에 태연히 앉아 있는 강아지를 보며 ‘드디어 동생이 강아지로 변했다!’라고 회심 어린 목소리로 외칠 것만 같은 민지의 표정이 절묘하다. 발랄한 상상으로 현실 속에서 귀여운 판타지를 펼쳐 낸다.
맏이의 갈등을 속 시원히 풀어내며
자매간의 사랑을 드러내는 이야기
민지는 ‘강아지 동생’이라면 누구보다 잘 돌봐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의욕이 넘친다. 하지만 강아지 동생을 돌보는 일은 민지의 예상과는 전혀 다르다. 엄마가 하라는 대로 간식도 챙겨 주고, 책도 읽어 주고, 세수도 시켜 주려고 하지만 그럴 때마다 ‘강아지 동생’은 천방지축으로 날뛰어 어느새 집 안은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 『내 동생은 멍멍!』은 민지의 고군분투를 통해, 부모의 사랑을 빼앗는 동생이 미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모를 도와 의젓하게 동생을 돌보고 싶은 맏이들의 갈등에 공감한다.
엄마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한 좌절감과 동생을 미워한 미안함에 결국 “으아아앙!” 울음을 터뜨리고 마는 민지. 그때 걱정스러운 얼굴을 한 동생 은지가 나타난다. 민지는 은지를 꼭 껴안아 주며 어느새 언니의 자리를 찾는다. 동생으로 인해 생긴 갈등을 동생을 통해 풀어내고 위로받는 모습에 독자들의 가슴도 시원해질 것이다.
민지는 외출하고 돌아온 엄마에게 또 혼이 나지만 이제 더 이상 동생을 원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꾸만 웃음이 나오‘는 민지의 모습에서 한층 도타워진 자매간의 사랑이 느껴진다.
한 층 한 층 색을 쌓아 올리고 새로움을 더해
정성스럽게 완성한 동양화
『내 동생은 멍멍!』은 십여 년 동안 꾸준히 동양화를 그려 온 작가 박혜림이 처음 쓰고 그린 그림책이다. 장지에 물감을 여러 번 덧발라 부드러운 색감으로 완성한 그림은 자매간의 사랑을 따스한 분위기로 전한다. 전통적인 동양화 기법을 사용하면서도 여느 아이 키우는 집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사실적인 배경에, 순정 만화와 같은 모습의 인물을 그려 넣어 새로운 화풍을 만들어 냈다. 그림 속 작은 소품 하나에도 상황을 드러내고 강조하는 요소들을 배치해 재미를 더한 연출력 또한 눈길을 끈다. 소파 위에 놓인 책의 제목이나 벽지와 문고리의 모양, 책장에 숨은 인형의 표정 등을 찾아보면 그림책 읽는 재미가 한층 더해질 것이다.
작가는 마지막 장면에서 강아지를 안고 있는 이웃의 모습을 보여 주며 민지가 동생이라고 믿었던 강아지의 정체를 드러낸다. 상냥하게 건네는 이웃의 인사로 민지에게 진짜 ‘강아지 동생’이 생길 것만 같은 기분 좋은 암시를 선물처럼 전한다.
* 『내 동생은 멍멍!』은 책에 NFC(Near Field Communication: 근거리 무선 통신) 태그를 부착해, 스마트폰의 NFC 기능을 켜고 책에 스마트폰을 올려놓으면 종이책과 함께 오디오북을 즐길 수 있는 ‘더책’ 서비스를 제공한다.
줄거리
민지는 동생 때문에 자꾸 엄마에게 혼난다. 말 안 듣는 동생 말고 강아지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민지. 어느 날, 엄마가 동생을 잘 돌봐 달라고 부탁한 뒤 외출한다. 민지가 자는 동생의 얼굴에 강아지 그림을 그리며 장난을 치다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동생은 사라지고 강아지가 나타난다! 집 안을 온통 어지럽히고 난장판으로 만드는 강아지. 민지는 ‘강아지 동생’을 잘 돌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