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기획 부문 수상작 *
정약용, 박지원, 정조 등 조선 시대 위인의 서재에 가다
옛사람에게서 배우는 삶의 지혜와 공부의 즐거움
제20회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기획 부문 수상작 『최고의 서재를 찾아라: 조선을 움직인 인물들의 삶과 공부법』이 출간되었다. ‘최고의 서재 공모’ 최종 후보에 오른 조선 시대 인물 여덟 명이 자신의 개성 있는 서재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책을 지극히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와 유익한 공부법을 살펴보고, 조선 후기의 역사를 배우는 기회도 얻는다. 어린 독자들이 옛사람들의 서재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평소 공부 방식과 마음가짐에 대해 생각해 보는 데 바람직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창비 ‘사회와 친해지는 책’ 시리즈 역사 편.
책을 아끼고 사랑하는 인물들의 서재 열전
조선 시대 사람들은 서재에서 무얼 했을까? 얼핏 생각하기로는 책으로 둘러싸인 방 안에 앉아 ‘공자 왈 맹자 왈’ 하는 풍경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진정 책을 사랑한 사람들에게 서재란 단순히 글만 읽는 공간이 아니었다. 어떤 이에게 서재는 시원한 바다 냄새를 맡으며 펄떡이는 물고기를 관찰하거나, 망원경으로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보기도 하는 등 몸소 탐구 활동을 펼치는 연구실이었다. 또 어떤 이에게는 서로 뜻이 맞는 친구들과 깊은 우정을 나누거나, 외로움과 슬픔,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고자 마음을 다스리는 안식처이기도 했다. 이와 같이 서재는 서재 주인이 품은 뜻에 따라 얼마든지 그 모습과 용도가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뜻이 얼마나 진실한가이다. 그저 책들이 빽빽이 채워져 있거나 화려한 필기도구를 갖춘 걸로는 훌륭한 서재가 될 수 없다.
『최고의 서재를 찾아라』는 ‘최고의 서재 공모’ 최종 후보에 오른 서재의 풍경들을 하나하나 보여 준다. 책을 지극히 아끼고 사랑하는 서재의 주인들은 각기 방식은 다르되 한결같이 서재에 특별한 이름을 붙여 주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뜻을 우직하게 펼치는 자세를 드러낸다.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서재에 관하여 애정 가득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이야기는 나만의 서재를 가꾸고, 책 속에서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마음을 가꾸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지를 느끼게 한다.
조선을 빛낸 인물들이 함께 빚어 낸 우리 역사
『최고의 서재를 찾아라』에는 총 여덟 명의 인물(정약전, 홍대용, 정조, 정약용, 박지원, 황상, 김정희, 이덕무)이 등장한다. 이들은 모두 조선 후기 18세기와 19세기에 걸쳐 같은 시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이다. 정약전과 정약용은 친구보다 더 가까운 형제 사이였고, 특히 정약용은 정조에게 큰 사랑을 받은 신하였다. 홍대용 역시 정조를 모신 신하면서 박지원과 이덕무는 아름다운 우정을 나눈 사이다. 황상은 정약용이 가장 아끼는 제자였으며, 김정희는 정약용의 아들들과 친한 친구로 지냈다. 가난한 아전의 아들에서부터 조선을 다스리는 임금님까지 신분은 천차만별이지만, 이들은 같은 시대를 살며 알게 모르게 서로의 삶에 깊이 영향을 끼쳤다. 서로를 믿고 격려하며 돕는 가운데 역사에 길이 남을 훌륭한 책과 업적이 만들어지는 이야기 흐름이 은은한 감동을 전한다.
수원 화성 건축, 신유박해 등 조선 후기를 흔들었던 역사적인 사건이 각 등장인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짚어 가며 읽는 것도 이 책을 색다르게 읽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최고의 서재를 찾아라』는 동시대를 배경으로 한 여덟 명의 이야기가 맞물리며 조선 후기의 역사를 다각도에서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돕는다. 예기치 않게 정치적 다툼의 희생양이 되거나 새로운 학문을 전파하는 선구자의 위치에 서게 된 이들의 파란만장한 삶은 여덟 개의 서재를 더욱 입체적으로 느껴지게 한다. 이야기에서 미처 담아내지 못한 인물들의 생애와 업적은 ‘최종 후보 인물 탐구’를 통해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했다.
내 마음에 꼭 맞는 삶의 지혜와 공부 방식을 찾아내다
『최고의 서재를 찾아라』는 여덟 위인의 서재를 정성 들여 살펴보지만, 결과적으로 누구의 서재가 가장 뛰어난지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최종 심사 위원은 바로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나가는 글’에서 저자는 독자들이 각자 마음속으로 최고의 서재를 꼽아 보도록 이끈다. 누구의 서재를 최고로 꼽고 싶은지, 왜 그 서재가 최고로 느껴지는지 곰곰이 뒤돌아보는 과정은 독서 후 혼자서 책의 줄거리와 주제를 정리하는 힘을 길러 줄 것이다.
누구의 서재가 최고인지를 판단하는 과정은 곧 독자가 자신만의 서재에 어떤 삶의 자세를 담아내고 싶은지와도 연결된다. 책 속에서 삶의 지혜와 공부의 즐거움을 찾아내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는 시대에 『최고의 서재를 찾아라』가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읽고, 열심히 공부하고자 노력하는 어린이들에게 다정한 길잡이가 되어 주리라 기대한다.
들어가는 글
1. 바다를 품은 서재: 정약전의 복성재
2. 하늘을 품은 서재: 홍대용의 담헌
3. 목숨을 지켜 준 서재: 정조의 존현각
4. 마음을 지켜 준 서재: 정약용의 사의재와 다산초당
5. 세상에서 가장 큰 서재: 박지원의 연암
6. 좁쌀 한 알만 한 서재: 황상의 일속산방
7. 무뚝뚝한 돌이 놓인 서재: 김정희의 잔서완석루
8. 우정으로 지어 올린 서재: 이덕무의 청장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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