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읽기책 8

나는 3학년 2반 7번 애벌레

김원아  동화  ,  이주희  그림
출간일: 2016.03.25.
정가: 9,000원
분야: 어린이, 문학
『괭이부리말 아이들』 『엄마 사용법』 『기호 3번 안석뽕』 등 주옥같은 창작동화와 숱한 화제작들을 발굴해 온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의 제20회 저학년 부문 대상 수상작 『나는 3학년 2반 7번 애벌레』가 출간되었다. 배추흰나비의 한살이라는 친근한 소재를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주인공 ‘무늬 애벌레’를 통해 새롭게 그려 냈다. 주어진 환경에 안주하지 않는 호기심 가득한 주인공 캐릭터가 깊은 인상을 남기며, 미약한 주인공의 고군분투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용기와 감동을 안기기에 충분하다.

 

 

 

 

 

 

 

“『나는 3학년 2반 7번 애벌레』는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작은 이야기다. 하나 고요함 속에 감춘 움직임이 진짜이듯 애벌레는 후일 나비가 되실 몸이다. 먹고 자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은, 할 수 없을 것 같은 애벌레가 끊임없이 꼬물거리고 생각하면서 자기 운명을 열어 나가는 과정은 뜻밖의 감동으로 이어진다. 토끼나 곰이 등장하는 귀여운 애니메이션 같은 동물 의인동화는 자주 보아도, 이렇게 무언가 배울 점이 있는 애벌레는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통 속에 갇힌 채 내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애벌레는 지금 어린이의 또 다른 모습일 수 있다.”

_심사평(선안나 김제곤 박숙경 원종찬)

 

 

 

꼬물꼬물 애벌레의 특별한 모험

 

3학년 2반 관찰 상자에 일곱 번째 애벌레가 태어난다. ‘7번 애벌레’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 애벌레는 인간을 경계하고 나비가 되는 것에만 온 힘을 집중하는 형님 애벌레들과 달리, 인간과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 자신을 관찰하러 온 교실 아이들을 거꾸로 자신이 관찰하기도 하고, 살기 위해 배춧잎을 먹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배춧잎으로 신기한 무늬를 만드는 재주를 선보여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이들은 남다른 7번 애벌레에게 ‘무늬 애벌레’라는 새로운 이름을 지어 준다. 그러던 어느 날, 평온하던 관찰 상자에 농약 묻은 배춧잎이 들어와 3학년 2반 애벌레들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다. 무늬 애벌레는 가만히 기다릴 수만은 없다며 아이들에게 도와 달라는 신호를 보내는데……. 아이들은 과연 무늬 애벌레의 간절한 요청을 알아볼 수 있을까? 무늬 애벌레는 무사히 나비가 될 수 있을까?

 

 

 

당차고 사랑스러운 애벌레, 작지만 용감한 주인공

 

그간 귀여운 동물이 등장하는 의인동화는 널리 사랑받아 왔지만, 애벌레는 동화의 주인공으로 흔치 않았다. 신예 김원아는 마냥 작고 단순한 존재로만 보기 쉬운 애벌레에 뚜렷한 개성과 구체적인 실감을 입혀 잊을 수 없는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생생한 캐릭터들과 그들 사이에 개연성 있는 관계 설정은 작품에 풍성한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처음엔 아무것도 모르는 막내였던 7번 애벌레가 차차 자신만의 길을 찾고 동생들을 이끄는 형님 애벌레로 성장해 가는 모습은 어린이 독자가 자연스레 공감하고, 동경할 만한 주인공의 면모로 손색없다.

 

 

 

배추흰나비의 한살이를 보며 느끼는 성장의 감동과 생명의 신비

 

배추흰나비의 한살이는 초등학교 3학년 과학 교과서에 실려 모든 3학년 교실에서 실제로 진행되는 수업 제재다. 현직 초등 교사인 작가는 3학년 아이들을 가르치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뭉클한 성장담을 완성했다. 『나는 3학년 2반 7번 애벌레』는 어린이들이 교과서에서 배우고 교실에서 체험했던 내용을 문학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해당 단원을 배우는 3학년뿐 아니라 누구라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로서의 매력과 문학적인 완성도를 갖춘 작품임은 물론이다. 평범하지 않은 7번 애벌레가 자신의 개성을 지키면서도 혼자가 아닌 함께 힘을 모아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과정은 어린이 독자에게 자연의 섭리뿐 아니라 삶의 지혜까지도 깨닫게 한다.

줄거리

 

3학년 2반 관찰 상자에 일곱 번째로 태어난 ‘7번 애벌레’는 형님 애벌레들과 달리 특별한 구석이 있다. 7번 애벌레는 나비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배춧잎으로 아름다운 무늬를 만들고 아이들에게 선보이는 데서 기쁨을 느낀다. 평화롭던 관찰 상자에 크나큰 위기가 닥치자 7번 애벌레는 아이들을 믿는 마음으로 마지막 도움을 청하는데……. 7번 애벌레는 동생들을 구하고 무사히 나비가 될 수 있을까?

목차

1. 애벌레의 탄생

2. 나비가 되실 몸

3. 무늬 만들기

4. 내가 만난 아이들

5. 형님의 경고

6. 번데기 의식

7. 비상사태

8. 손이 남기고 간 것

9. 새로운 잎

10.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11. 모두 함께 가위표

12. 긴급 구조

13. 날개돋이

남은 이야기

저자의 말

곤충에 대한 가장 이른 기억은 제가 어느 가을에 잠자리를 잡고 있는 장면입니다. 그때 잡았던 수많은 잠자리들을 생각하면 참 미안합니다. 어려서 사랑하는 방법을 잘 몰랐던 것 같아요. 내 마음이 앞서서 잠자리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었거든요. 작년에 교실에서 아이들과 배추흰나비 애벌레를 키웠습니다. 아이들은 조그만 생명체를 정말로 좋아합니다. 하지만 가끔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잘 모를 때도 있어요. 잠자리를 쫓아다니던 저처럼 말이죠. 그래서 이 이야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애벌레의 시선에서 한번쯤 생각해 보았으면 해서요. 정작 애벌레는 아무 생각이 없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많은 아이들이 작은 생명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아이들은 무엇이 옳은 것인지 스스로 알게 되면 태도가 금방 바뀝니다. 꼬마들이 자기보다 더 작은 것을 보호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모릅니다. 우리 꼬마들도 언젠가는 무늬 애벌레처럼 날개를 활짝 펼치겠지요? 어여쁜 날개로 세상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그날을 기다립니다. 2016년 3월 김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