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우 그림 동시집 2

동물 학교 한 바퀴

박성우  글  ,  박세영  그림
출간일: 2016.02.25.
정가: 12,000원
분야: 어린이, 문학

글과 그림이 어우러진 그림 동시집

 

 

 

한국 서정시의 맥을 잇는 시인이자, 청소년을 위한 시집 『난 빨강』의 저자 박성우 시인이 유아와 초등학교 아이들을 위한 ‘그림 동시집’을 선보인다. 간결하고 유머러스한 동시와 다채롭고 따뜻한 색감의 그림이 어우러진 동시집으로, 동시를 처음 접하는 아이도 편안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다. 동시에 담긴 이야기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보여 주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도록 돕는 그림이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동물 친구들이 다니는 유쾌한 학교

 

 

 

『동물 학교 한 바퀴』에는 수많은 동물들이 나온다. 모두 동물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다. 동물 학교는 하루 종일 잠자기 공부만 하는 코알라, 깜깜한 교실에서 공부하는 박쥐, 거꾸로 매달리기를 좋아하는 나무늘보, 시력 검사를 할 때 자꾸 목을 길게 빼는 거북이까지 50여 종의 동물이 다니는 곳이다. 박성우 시인은 동물들이 다니는 학교의 모습을 유쾌하고 상쾌한 분위기로 그려 낸다.

 

 

 

거북아, 시력 잴 때 목을 길게 빼는 거 아니야. —「거북이 시력 검사」

 

 

 

 

 

 

박성우 시인은 수업 시간에 조용히 있고 실수도 자주 하고 어리숙해 보이는 동물의 모습도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날카로운 집게로 치는 바람에 북을 찢고 만 전갈, 시끄럽게 떠들면서 몰려다니는 멸치들, 수학 시간에 자꾸 조는 물고기, 수업 시간에 몸을 흔들흔들 흔드는 말미잘까지 동물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한 편의 동시로 옮겨 적는다.

 

 

 

붕어야, 갖고 싶은 게 있거나 하고 싶은 게 있으면 / 입만 뻐끔뻐끔하지 말고 엄마 아빠한테 또박또박 말해. / 똑바로 말을 해야 튜브도 사 주고 물놀이도 하러 가지.

 

—「붕어야, 또박또박 말해」

 

 

 

 

아이들이 다니고 싶은 신나는 학교

 

 

 

『동물 학교 한 바퀴』는 동물들이 다니는 학교의 모습을 그렸지만, 읽다 보면 유치원이나 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오롯이 떠오른다.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개구리를 보면서 교실 복도를 뛰어가는 아이의 모습이 연상되고, 배를 내미는 복어의 모습을 지켜보다 보면 화가 나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아이의 모습이 겹쳐진다.

 

 

 

선생님, 복어가 화난다고 배 내밀어요. // 복어야, 화 풀고 니 자리로 돌아가 앉아.

 

—「복어야, 화내지 마」

 

 

 

아이들에게 유치원과 학교는 호기심을 자아내는 공간이지만 한편으로는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낯선 공간이다. 학교에서 상처를 받거나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도 있다. 『동물 학교 한 바퀴』에도 선생님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받거나 친구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동물들이 나온다. 아무 때나 노래를 불러서 혼나는 귀뚜라미가 있고, 책을 가져오지 않아서 꾸중을 듣는 배추흰나비도 있다. 친구에게 실수를 해서 미안해하는 동물도 있다. 박성우 시인은 동물들이 상처를 극복하고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 낸다.

 

 

 

선생님, 저는 가시 때문에 / 풍선 불기는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요. // 그렇지만 엉덩이로 풍선 터트리기는 니가 최고잖아. / 그러면 됐어. —「고슴도치」

 

 

 

박성우 시인이 그려 낸 동물 학교에는 풍선 불기를 하지 못해서 주눅이 든 고슴도치에게 “풍선 터트리기는 니가 최고잖아. 그러면 됐어.”라고 말하는 선생님이 있다. 행동이 한없이 느린 나무늘보를 ‘우리 반에서 거꾸로 매달리기는 제일 잘한다!’라고 소개하는 친구가 있다. 동물 학교에서는 아무도 외롭지 않고 아무도 주눅 들지 않는다. 박성우 시인이 따뜻하면서도 분명한 목소리로 건강한 학교의 모습을 그려 낼 수 있었던 것은 선생님들에 대한 믿음과 더불어, 아이들이 자신의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따뜻한 색으로 동물 학교를 그리다

 

 

 

박성우 시인이 동시에 담아낸 동물 학교 이야기는 박세영 작가의 그림과 만나 더 흥미롭고 풍성한 모습으로 완성된다. 출간 준비 과정에서 박성우 시인과 많은 의견을 주고받으며 긴밀한 협업 과정을 유지한 박세영 작가는 동물 학교를 따뜻하면서도 재미있는 모습으로 그려 냈다. 사실적인 면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동물들의 모습을 귀엽게 표현한 그림들은 어린 독자들이 동물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짧은 동시에 담긴 의미를 더욱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목차

머리말 | 즐거워서 흔들흔들

 

토끼 키재기

목욕탕에 간 엄마 캥거루

뱀 줄넘기

코알라 시간표

생쥐 선생님의 기린 키재기

박쥐 교실

여우야 여우야

거북이 시력 검사

나무늘보

원숭이 반과 고양이 반, 뒤바뀐 급식

개구리

고슴도치

방과 후 교실

악어야, 미안해

염소야, 내일도 학교 같이 가자

귀뚜라미

거미를 조심해

굼벵이야, 안 가?

지네 야구

배추흰나비 공책

매미 오줌

방아깨비

뚱뚱한 거미의 몸무게 재기

나 좀 살려 줘

무당벌레

파리 동생

전갈

물고기 학교 개학 첫날

문어는 못 말려

오징어랑 체육 안 해

해파리 교실

멸치 떼

방귀 뀐 게 아니야

성게 이발

복어야, 화내지 마

전기뱀장어

물고기 교실, 졸릴 땐 이렇게

붕어야, 또박또박 말해

메기 학교

즐거워서 그러는 거야

 

발문 | 동물 학교로 모두 놀러 가요_김제곤

저자의 말

즐거워서 흔들흔들 아홉 살 딸애가 나를 불렀다. 똑똑, 나는 딸애 방으로 갔다. 딸애는 선생님 놀이를 하자고 했다. 여느 때처럼 딸애는 선생님이 되고 나는 장난꾸러기 학생이 되었다. 꼬마 선생님은 토끼가 나오는 동화책을 집어 들었다. “선생님, 궁금한 게 있는데요. 토끼는 키를 잴 때 머리까지 재나요. 쫑긋한 귀까지 재나요” 꼬마 선생님은 당황해하면서도 재미있어했다. 눈치를 살피던 나는 재빨리 캥거루 얘기도 꺼내고 뱀 얘기도 꺼내 들었다. 덕분에 나는 다른 때와는 달리 시험을 안 봐도 되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꼬마 선생님이 학교에 가 있는 동안 동물 학교로 갔다. 동물들과 즐겁고 신나게 뛰어놀고 공부하다 꼬마 선생님이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저녁마다 꼬마 선생님 곁으로 가서 동물 학교 친구들 얘기를 동시로 들려줬다. 꼬마 선생님이 귀를 쫑긋 세우고 내 얘기를 들어 주는 게 나는 좋았다. 예쁘고 멋진 꼬마 선생님들이여. 부디, 즐거워서 몸을 흔들흔들 흔들면서 동물 학교 친구들을 만나 주시길! 박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