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아동문고 284

바람처럼 달렸다

김남중  동화집  ,  김중석  그림
출간일: 2016.02.15.
정가: 11,800원
분야: 어린이, 문학

자전거 타고 세상을 만나러 간다

 

 

- 힘 있는 이야기꾼 김남중 작가의 대표작 -

 

 

 

힘 있는 서사를 바탕으로 건강한 웃음이 담긴 이야기를 건네는 김남중 작가의 연작동화집. 소년이 자전거와 함께 추억을 쌓으며 성장하는 모습이 사실적이면서도 담백한 문장에 담겨 있다. 자전거를 통해 꿈을 키우고 알쏭달쏭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는 소년의 모습을 그린 동화들로, 열세 편의 이야기가 각각의 재미와 주제를 간직하면서도 서로 어우러지며 하나로 엮이는 모습에서 작가의 뛰어난 역량을 느낄 수 있다. 제1회 창원아동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되며 문학성을 인정받았으며 이번에 새 작품을 추가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 새롭게 출간되었다.

 

 

 

 

 

“자전거를 통해 삶의 경험을 확장시켜 가는 한 소년의 성장 이야기로, 주제를 비유적으로 전달하는 동화적 기법과 독립적 이야기를 하나의 주제로 연결해 묶어 내는 작가적 역량이 돋보이는 수작”

 

 

 

_제1회 창원아동문학상 심사평

 

꿈과 사랑과 우정을 싣고 달리는 자전거

 

 

 

 

 

 

『바람처럼 달렸다』는 김남중 작가가 선보이는 담백한 이야기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연작동화집이다. 작가는 주인공 소년이 자전거와 함께하면서 추억을 쌓아가는 모습을 담담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그려 낸다. 자전거에 푹 빠진 소년은 자전거를 도둑맞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가 넘어져서 팔꿈치와 무릎을 다치기도 한다. 그래도 자전거에 대한 애정은 식을 줄 모른다. 바퀴만 보면 힘이 솟는 소년은 허벅지가 터질 만큼 힘차게 페달을 밟으며 달린다. 맞바람을 맞으며 주체할 수 없는 속도로 내리막을 달리고 울퉁불퉁한 자갈길도 아랑곳하지 않고 달린다. 소년은 자전거를 타고서 꿈을 키우고, 알쏭달쏭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기도 한다. 자전거 대장정에 참가한 이야기 「무쇠 다리 민경이 누나」, 좋아하는 여자애를 뒤에 태우고 달리는 이야기 「이 인용 자전거」, 친구와 함께 물고기를 잡으러 가는 이야기 「고기잡이 대모험」 등 자전거와 관련한 열세 편의 동화는 각각의 재미와 주제를 간직하면서도 서로 어우러지며 하나의 이야기로 엮인다. 김남중 작가의 뛰어난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자전거를 타고서 만나는 세상

 

 

 

소년은 자전거를 타고 달린다. 자기가 사는 동네를 달리고, 페달을 힘껏 밟아서 먼 곳까지도 달려간다. 김남중 작가는 담담하고 사실적인 문장으로 소년이 만나는 세상 모습을 보여 준다. 「캘리포니아 건포도」는 소년이 자전거를 타고 신기한 조각들이 많은 산속 돌 공장을 구경하러 간 이야기로, 호기심 많은 소년의 두근거림이 잘 드러나는 동화다. 「개호랑이 습격 사건」은 소년이 한밤중에 시골길을 달리다가 이상한 불빛에 쫓기는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그린 동화로, 상쾌하면서도 따뜻한 시골 분위기가 잘 그려져 있다. 「무쇠 다리 민경이 누나」는 자전거 대장정에 참가한 소년이 광주에서 파주 임진각까지 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으로, 새로운 풍경과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 달라지는 소년의 감정이 잘 그려져 있다. 김남중 작가는 한 번에 커다란 세상을 보여 주는 대신, 소년이 만나는 세상을 하나하나 펼쳐 보이면서 독자들이 커다란 세상의 모습을 그려 볼 수 있도록 돕는다.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과 설레는 마음을 통해 소년의 뺨에 닿는 바람처럼 시원한 느낌이 독자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될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달릴수록 훌쩍 자라는 마음

 

 

 

바람을 가르며 달리듯 경쾌하게 전개되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소년의 마음이 훌쩍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내가 하면 천 원, 남이 하면 만 원」에서 소년은 자전거를 타고 집에서 먼 곳까지 나섰다가 타이어에 구멍이 나는 상황에 처한다. 돈이 모자란 소년은 자전거 가게에서 아저씨가 알려주는 대로 직접 자전거를 고치면서, 희미하게나마 노동의 가치를 느낀다. 「막걸리 아저씨」는 막걸리 배달 자전거와 고급 자동차가 좁은 골목길에서 맞닥뜨린 상황을 그린 이야기로, 소년은 동네에서 가장 자전거를 잘 타는 막걸리 배달 아저씨의 초라한 모습을 통해 어른들의 세계를 엿보기도 한다. 「담배 한 갑」은 소년이 길에서 주운 담뱃갑을 간직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이야기로, 어른들의 세계를 동경하면서도 두려워하는 소년의 마음이 사실적으로 그려진 동화다. 『바람처럼 달렸다』의 주인공은 또래보다 성숙하고 모범적인 특별한 아이가 아니다. 소년은 한번 도둑맞은 자전거를 다시 도둑맞을 만큼 어리숙하기도 하고, 배가 고파서 구멍가게에서 건포도를 슬쩍 주머니에 넣을 만큼 철부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전거와 함께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많은 것을 느끼면서 성장해 나간다. ‘동주’라는 매력적인 주인공을 만날 수 있는 것도 『바람처럼 달렸다』를 읽는 커다란 즐거움 중의 하나다.

 

 

 

 

 

 

 

 

 

 

 

 

 

 

 

『바람처럼 달렸다』는 오렌지빛 자전거와 영혼이 맑은 한 소년을 통해 한마당, 한마당 깔끔하고 감동적인 필치로 그려 낸 작품이다. 뛰어난 작가의 기량과 치열한 작가 정신이 한껏 칭찬받아도 좋으리라. 시적인 문체로 빚은 솜씨가 훌륭하고, 소중한 세밀화를 대면하듯 깊은 울림에 사로잡히게 한다. 독특한 분위기와 작품의 문학성이 매우 서정적으로 작품을 이끌어 간다. 경험이라는 현실과 스치는 풍경은 마법에 이끌려 가듯 야릇한 쾌감을 안겨 주는 보기 드문 우수한 작품이다. _권혁준(아동문학평론가)

 

 

줄거리

 

 

 

「도둑맞은 자전거」 소년은 외삼촌에게 선물로 받은 자전거를 도둑맞고 만다. 그런데 얼마 후 잃어버린 자전거와 똑같이 생긴 자전거를 발견하게 된다. 과연 소년은 도둑맞은 자전거를 되찾을 수 있을까?

 

「목이 부러지다」 내리막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걸 좋아하는 소년. 그런데 내리막길을 달리다가 자전거의 목이 조금씩 벌어지는 위기에 처한다. 과연 소년은 다치지 않고 내리막길을 내려올 수 있을까?

 

「막걸리 아저씨」 소년이 사는 동네에서 가장 자전거를 잘 타는 막걸리 배달 아저씨가 좁은 골목에서 고급 자동차와 마주친다. 과연 막걸리 아저씨는 넘어지지 않고 좁은 길을 지나갈 수 있을까?

 

「새 중고 덜컥 자전거」 소년이 자꾸 자전거를 잃어버리자 엄마는 새 자전거 대신 중고 자전거를 사 준다. 새로 산 중고 자전거는 조금만 빨리 달리면 덜컥거리며 뒤집히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그래도 잘 길들여서 타고 다니는데……. 과연 소년은 새 중고 자전거를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을까?

 

「산이 부른다」 눈부시게 맑은 여름날, 시원하게 수박을 먹는 소년의 눈앞에 행색은 초라하지만 멋진 여행용 자전거를 탄 아저씨가 나타난다. 과연 낯선 아저씨의 정체는 무엇일까?

 

「고기잡이 대모험」 소년은 친구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낚시하러 간다. 달랑 낚싯대 하나만 들고서 강가를 찾아 나선 이들이 과연 낚시에 성공할 수 있을까?

 

「담배 한 갑」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담뱃갑을 주운 소년은 자기를 어린아이로 취급하던 사촌 형을 떠올린다. 소년은 담배를 피우는 것처럼 보였던 사촌 형에게 선물하기 위해 담뱃갑을 몰래 숨겨 두는데…….

 

「거꾸로 자전거」 친구들 중에서 자전거를 가장 잘 타는 소년은 여러 가지 신기한 방법으로 자전거를 타는 시도를 한다. 한번은 오른손으로 왼쪽 핸들을 잡고 왼손으로 오른쪽 핸들을 잡고 달려 보기로 하는데…….

 

「캘리포니아 건포도」 소년은 친구와 산속 돌 공장을 구경하고 돌아오는 길에 구멍가게에 들른다. 소년은 주인 할머니가 보지 않는 틈을 타서 캘리포니아 건포도 봉지를 주머니에 넣고 마는데…….

 

「이 인용 자전거」 학원에서 소풍을 간 소년은 좋아하는 여자애를 이 인용 자전거 뒤에 태우고 달린다. 소년은 여자애가 원하는 대로 자전거를 끌고 이곳저곳을 달리다가 결국 힘이 다 빠지고 마는데…….

 

「내가 하면 천 원, 남이 하면 만 원」 소년은 자전거를 타고 집에서 먼 곳까지 갔다가 타이어에 구멍이 나는 상황에 처한다. 하지만 돈이 조금밖에 없어서 자전거 가게에서 직접 자전거를 고치게 되는데…….

 

「개호랑이 습격 사건」 여름방학에 시골 할아버지 댁에 가게 된 소년. 한밤중에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불빛에 쫓기게 되는데……. 소년은 무사히 할아버지 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무쇠 다리 민경이 누나」 자전거 대장정에 참가한 소년은 자전거도 잘 타고 자기에게 먹을 것도 챙겨 주는 민경이 누나에게 반하고 만다. 소년은 누나에게 마음을 고백할 수 있을까?

목차

도둑맞은 자전거

 

목이 부러지다

 

막걸리 아저씨

 

새 중고 덜컥 자전거

 

산이 부른다

 

고기잡이 대모험

 

담배 한 갑

 

거꾸로 자전거

 

이인용 자전거

 

내가 하면 천 원, 남이 하면 만 원

 

개호랑이 습격 사건

 

무쇠 다리 민경이 누나

 

 

저자의 말

자전거는 아이를 자라게 한다 자전거를 정말정말 좋아하는 아이가 있었어. 하루라도 자전거를 타지 않으면 엉덩이에 가시가 돋을 것처럼 그 아이는 날마다 자전거를 탔지. 아이와 자전거는 단짝이 되어 멀리멀 리 바람처럼 달렸어. 그런데 둘 사이를 자전거 신이 질투한 거야. 둘이 사이가 너무 좋으니까 샘이 난 거지. 신은 원래 그래. 자전거 신은 도둑을 보내어 아이와 자전거를 떼어 놓았어. 아이는 밤마다 울면서 잠이 들었대. 하지만 아이 뒤에는 초강력 엄마가 있었어. 엄마는 아이를 위해서라면 신에게도 덤빌 수 있지. 엄마는 아이에게 새 자전거를 사 줬어. ‘어라? 이것 봐라!’ 자전거 신은 또 도둑을 보냈지. 엄마는 자전거를 자꾸 잃어버려 속이 상했지만 아이가 받은 상처가 더 마음 아팠어. 엄마는 원래 그래. 엄마는 돈을 아껴 다시 자전거를 사 줬고, 아이는 그 자전거를 타고 달렸고, 자전거 신은 그걸 또 훔쳤지. 자전거 신과 옥신각신하며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는 동안 사라진 자전거가 모두 열여섯 대야. 아이는 ‘대한민국 자전거 잃어버리기 챔피언’이라며 여기저기 뽐내고 다닌다고 해. 그나마 이제 어른이 되어서 스스로 자전거를 산다니까 참 다행이지? 이 책은 그 아이의 첫 번째 자전거부터 아홉 번째 자전거에 대한 이야기야.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때까지, 배 볼록 나온 꼬마가 자전거를 타며 팔다리 튼튼한 소년으로 자라는 과정이 담겨 있지. 아이는 지금 열아홉 번째 자전거를 타고 있어. 앞으로 자전거를 또 잃어버리게 될까? 자전거 신은 지금도 아이와 자전거 사이를 떼어 놓을 기회를 노리고 있을까? 그건 누구도 알 수 없지. 분명한 것은 아이가 자전거 신에게 절대 지지 않을 거란 사실이야. 자전거를 지키는 기간이 점점 더 길어지고 있거든. 아이는 지금도 자전거를 타고 바람처럼 달리고 있어. 이제는 혼자가 아니야. 어른이 된 아이는 자기를 꼭 닮은 어린이 둘과 자전거를 타고 달린대. 어느새 할머니가 된 엄마 대신 자전거 신과 싸워 줄 예쁜 짝꿍이 뒤에서 응원하고 있다지? 달리고 달려 세상 끝까지 가면 자전거 신을 만날 수 있을까? 그러면 정말 좋겠다. 아이는 자전거 신을 만나면 꼭 할 말이 있대. 화를 내거나 덤비진 않을 거야. 다만 자전거 신에게 큰 소리로 경고할 거래. “우리 아이 자전거는 절대 손대지 마라!” 그 아이 마음을 어떻게 아는지 궁금하지? 내가 세상에서 가장 잘 아는 아이 이야기야. 자전거를 탈 때면 누구나 아이 김남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