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아동문고 281

그래도 즐겁다

김옥  동화집  ,  국민지  그림
출간일: 2015.09.25.
정가: 10,800원
분야: 어린이, 문학

『학교에 간 개돌이』, 교과서 수록작 『달을 마셨어요』 등의 작품으로 널리 사랑받은 작가 김옥이 6여 년 만에 선보이는 고학년동화 『그래도 즐겁다』(창비아동문고 281)가 출간되었다. 『그래도 즐겁다』는 아이들에게 친숙한 학교와 동네를 배경으로, 사고뭉치 삼총사와 전학생 정희재의 일상을 유쾌하게 그린 연작동화집이다. 열세 살의 일상 속 심리와 성장의 순간을 섬세하게 파고들어 10대 독자들의 공감을 살 만하다. 어린이를 어른의 눈으로 그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그들의 생활을 담백하게 담아낸 문장 역시 매력적이다. 신도시와 대비되는 “헌 도시” 와장동을 무대로 삼아, 아이들이 구석구석 누비는 동네의 정겨운 풍경은 작품에 실감을 더한다. 근래 동화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세밀한 공간 묘사는 읽는 동안 머릿속에 지도가 그려질 만큼 생생해 읽고 나면 문득 그 골목들에 찾아가 보고 싶어진다.

 

 

 

 

 

 

“세상에 영원히 변치 않는 게 있을까?

 

 

개성 있는 네 인물을 묶는 하나의 질문

 

 

연작의 매력이 돋보이는 동화집

 

 

 

 

 

의리파 조원웅, 멋쟁이 최진상, 순둥이 서민규는 새로 전학 온 정희재에게 알게 모르게 마음이 끌린다. 사슴벌레처럼 반짝이는 희재와 각기 다른 시간을 보내고, 각자 해골 반지를 하나씩 선물받은 삼총사. 희재가 그들에게 남긴 것은 해골 반지만이 아닌데……. 영원히 변치 않는 것을 찾는 희재의 물음에 원웅, 진상, 민규는 과연 어떤 답을 내놓을까?

 

 

『그래도 즐겁다』에서는 사고뭉치 삼총사와 전학생 정희재를 둘러싼 봄부터 여름까지의 일상이 명랑하게 펼쳐진다. 중견 작가 김옥은 등장인물 각자의 속마음을 들여다보고, 아이들 하나하나의 성장을 가까이서 포착하기에 효과적인 구성으로 연작을 택했다. 서로의 속사정, 감정의 교차, 숨겨진 진실 들을 엿볼 수 있어 연작을 읽는 재미가 만만찮다. 산뜻한 유머가 낙천적인 작품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신예 국민지의 일러스트가 경쾌한 터치를 더한다.

 

 

 

 

 

우정, 짝사랑, 취미, 가족 등 열세 살이 겪는 다채로운 ‘오늘’,

 

 

그래도 즐거운 우리만의 사생활

 

 

 

 

 

『그래도 즐겁다』에는 결코 유치하지 않으면서도, 어린 시절만이 줄 수 있는 천진한 행복의 순간들이 잘 녹아 있다. 20년 후에는 죽을지도 모른다며 미리 연 ‘미리 동창회’나, 좋아하는 여자애에게 잘 보이려 형 기타를 빌려줬다가 애를 먹는 장면들에선 슬며시 웃음이 지어진다. 지난 일을 다 기억하고 있으면서 짐짓 시치미를 뚝 떼는 사춘기 소년들의 수줍음 혹은 의뭉스러움은 귀여운 데가 있다. 관심 없다면서도 걸핏하면 맥락 없이 희재 이야기를 꺼내는 원웅, 진상, 민규가 각자의 방식으로 희재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역시 흥미롭다. 아직은 서툴기만 한 아이들의 풋풋한 연애 감정은 어른들의 방식처럼 맺어지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소중하다. 『그래도 즐겁다』는 어린이의 사생활을 얕보지 않고 존중한다. 특별한 위로의 말을 건네지 않아도,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추억을 쌓아 가는 아이들을 묵묵히 낙관하고 응원하는 작가의 시선이 미덥다. 고군분투하며 나름의 사춘기를 보내고 있을 독자들에게는 이것만으로도 더없이 반가운 작품일 것이다.

 

 

 

 

 

“골목이 우리를 키운 셈이다.

 

 

 

 

 

『그래도 즐겁다』의 주인공은 원웅, 진상, 민규, 희재만이 아니다. 마지막 주인공은 바로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와장동. 와장동은 다리 건너 신도시와 대비되어 어른들에게는 돈만 벌면 떠나고 싶은 볼품없는 동네지만, 아이들에게는 고향이자 최고의 놀이터다. 삼총사가 활약하는 주 무대인 와장 초등학교를 비롯해 학교 앞에 빠질 수 없는 문구점과 분식집, 시장에 있는 친구네 족발집과 약국까지, 근래 동화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세밀한 공간 묘사는 읽는 동안 머릿속에 지도가 그려질 만큼 생생해 읽고 나면 문득 그 골목들에 찾아가 보고 싶어진다. 한 장 한 장마다 추억이 담긴 사진첩 속 사진처럼 삼총사의 추억은 와장동 골목골목에 새겨 있다. 골목은 언젠가 헐리겠지만, 희재가 찾던 변치 않는 영원한 것은 어쩌면 아이들이 간직한 골목의 추억 속에 있을지 모른다.

 

 

 

 

 

 

 

 

줄거리

 

 

 

 

 

「전학 가기 전에 손봐 줘야 할 녀석들」 단순하고 제멋에 사는 와장 초등학교 대표 사고뭉치 조원웅은 부모님의 결정으로 갑작스레 제주도로 전학을 가게 된다. 원웅의 폭탄 발언으로 원웅과 친구들은 지루한 일상에 왠지 모를 들뜸과 묘한 활기를 느낀다. 특히 유치원 때부터 단짝이던 원웅, 진상, 민규 삼총사는 전학 가기 전 일주일을 특별하게 보내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데……. 이들이 꾸민 마지막 일주일의 소중한 추억은?

 

 

 

 

 

「해골 반지」 민규는 전학 온 희재를 남몰래 좋아한다. 희재에게 자신만이 특별한 존재라고 믿고 싶지만, 단짝 원웅과 진상이 희재가 준 해골 반지를 손에 끼고 나타나자 애가 탄다. 민규의 서툰 표현에 희재는 결국 결별을 선언하고 마는데……. 공원에서 우연히 마주친 민규와 희재의 서먹함을 풀어 준 두 사람의 비밀은 무엇일까?

 

 

 

 

 

「내 기타 봤냐? 춤 잘 추고 멋 부리기 좋아하는 진상은 기타 연주 솜씨를 뽐내 희재의 관심을 독차지한다. 무서운 형이 일주일간 집을 비운 사이, 진상은 희재의 환심을 사려 무리하게 형의 기타를 빌려주었다가 희재의 실수로 기타가 망가져 형에게 혼날 위기에 처한다. 진상을 구하기 위해 뭉친 의리파 원웅과 민규가 펼치는 기타 수리 대작전은 성공할까?

 

 

 

 

 

「생기발랄 우리 모녀」 엄마와 단둘이 사는 희재는 열심히 공부해 엄마를 행복하게 해 주겠다는 꿈이 있다. 어느 날 엄마가 내민 놀이공원 이용권 때문에 친구들과 그곳을 찾은 희재는 아빠와의 마지막 추억이 떠올라 마음이 혼란스럽기만 한데……. 희재와 엄마는 생기발랄을 되찾을 수 있을까?

목차

전학 가기 전에 손봐 줘야 할 녀석들

 

해골 반지

 

내 기타 봤냐?

 

생기발랄 우리 모녀

 

 

 

작가의 말

저자의 말

오랜 세월이 지난 후, 함께 학교를 다니고 뛰어놀았던 동창들을 만났다. 다행히도 다들 어른이 되어 있었다. 그때의 나를 기억하는 친구들은 어릴 적 꼬마 옥이는 ‘유난히도’ 밝고 명랑했다고 했다. 잘 웃고 장난도 잘 치고 적극적이고 책을 남달리 좋아하는 아이였단다. 내가. 그러나 그때 나는 우주의 무게만큼 힘들고 고통스러운 눈물 골짜기를 지나고 있을 때였다……. 지금 웃고 있는 아이들 또한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닐지도 모른다. 때로는 울기도 할 것이고 두려움에 떨기도 할 것이고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도 있을 것이다. 아이들의 눈에서 눈물을 흘리게 하는 것은 어른들이다. 나 또한 나이를 먹긴 먹었지만 어설픈 어른이 되는 바람에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지 못할 때가 너무나 많았다.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어른들이 고개를 들고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것은 보석처럼 빛나는 아이들이 우리 곁에 있기 때문이다. 부디 우리 아이들만은 언제나 즐거웠으면 좋겠다. 아프지도 않고, 억눌리지도 않고, 가난하지도 않은 행복한 시간들이 물처럼 이어지는 나날들이기를 간절히 원한다. 2015년 가을 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