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 특집은 창간 12주년 기념 세미나 ‘일하고 놀고 사랑하라’를 지상 중계한다. 한국의 청소년들에게 허락되지 않는 가장 대표적인 권리인 일, 놀이, 사랑의 속성을 살펴본다. 문화학자 엄기호, 아동문학평론가 김윤, 김지은은 청소년들의 현실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며 청소년문학이 나아갈 방향을 찾아본다. 창작란에서는 유년동화 특집을 마련하여 좋은 유년동화의 기준을 제시한다. 최근 동시의 흐름을 예리하게 살핀 김제곤의 평론, 가수 김창완의 신작 동시를 실었다.
[특집] 일하고 놀고 사랑하라
이번호 특집은 지난 4월 16일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열린 창간 12주년 기념 세미나 ‘일하고 놀고 사랑하라’를 지상 중계한다. 세미나는 세 명의 주제 발표와 토론 및 질의응답 시간으로 구성되었다. 근대 사회에서 발견된 청소년은 꽃 같은 시기를 ‘인생의 준비기’로 흘려보내도록 강요받는다. 한국 사회에서 청소년들은 자기 욕망의 정체를 들여다볼 시간을 갖지 못한 채 어른이 된다. 이러한 청소년들의 모습은 청소년문학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청소년들에게 허락하지 않는 대표적인 욕망이며 권리인 일, 놀이, 사랑에 관해 논의를 통해 청소년문학이 나아갈 방향을 찾아보고자 한다.
문화학자 엄기호는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과 노동의 관계에서 꼭 짚어야 할 의제들을 제시하며 청소년의 삶에서 노동을 지우거나 왜곡하는 현실을 이야기한다. 청소년의 노동을 둘러싼 교육과 사회 문제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시야를 한껏 넓혀 준다. 아동문학평론가 김윤은 요즘 청소년의 놀이 문화와 청소년소설을 분석하여 잘 놀지 못하는 10대를 발견한다. 청소년소설에서 청소년을 능동적 주체로 변화하게 만드는 놀이의 상상력이 발현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아동문학평론가 김지은은 청소년의 성과 사랑 이야기를 철학적으로 풀어내며 청소년문학이 청소년이 경험하는 사랑의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는지 점검한다. 작가들이 자신이 겪었던 경험에만 머무르지 않고 청소년들의 변화된 사랑의 모습을 작품에 담아내 주기를 요청한다. 또한 세미나 현장에서 활기 넘치게 이루어진 ‘토론 및 질의응답’ 시간을 지면으로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청소년의 일, 놀이, 사랑을 주제로 다양한 의견들이 나와 관심 있게 지켜볼 만하다.
[창작] 유년동화 특집과 김창완의 신작 동시
창작란에서는 유년동화 특집을 마련하였다. 위기철, 이경혜, 배유안, 임선영은 신작 유년동화를 선보인다. 이번 창작 특집은 유년 시절의 어린이는 활발한 상상력과 폭넓은 포용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왜소한 읽을거리밖에 주지 않는 최근 유년동화에 대한 반성이자 제안이다. 네 명의 작가들이 다채롭게 펼쳐 보이는 작품들은 소리 내어 읽는 유년동화의 맛을 느끼게 도와줄 것이다.
정완영, 김미혜, 김창완의 신작 동시와 박상기의 신작 청소년소설을 실었다. 특히 가수 겸 배우인 김창완은 2013년 동시 전문지 『동시마중』에 동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오랜만에 신작 동시 「생선 가시」 외 1편을 선보인다.
[평론] 황금시대는 도래했는가 - 최근 동시 흐름에 대한 진단
아동문학평론가 김제곤은 2005년 최승호의 ‘말놀이 동시집’ 시리즈 출간 이후 동시의 흐름을 한눈에 훑어본다. 지난 십 년간 형식과 내용 면에서 모험을 꾀했던 동시 작품의 흐름을 면밀하게 살펴본다. 난해함, 동심주의 시선, 일상에 갇힌 소재 등 동시단의 주요 화제들을 통해 최근 주목받은 동시집이 놓치고 있는 지점을 정교하게 비판한다. 그는 동시단의 지난 십 년간을 흔히 접할 수 없는 언어와 상상력을 선보였던 시기였다고 평가하면서도 과연 우리 동시에 내세울 만한 시대정신이 있었는지 차분하고도 단호하게 묻는다.
[연재] 김환희와 함께하는 옛이야기 공부, 원종찬의 한국 아동문학사 탐방
김환희는 연재 마지막 회를 맞이하여 옛이야기 「나무꾼과 선녀」의 전승 과정을 찬찬히 톺아보면서 옛이야기 전승이 안고 있는 문제점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는다. 구전 현장에서 「나무꾼과 선녀」의 하위 유형인 ‘천상 시련 극복형’이 사라지고, ‘나무꾼 승천형’이 전해져 내려온 이유를 추적하여 일제 강점기에 일본의 관변 학자가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말살하기 위해 벌였던 일임을 밝혀낸다.
아동문학평론가 원종찬은 아동 서사 갈래의 상호 관계를 드러내려면 동화와 소년소설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탈리아의 데아미치스가 지은 작품 『쿠오레』가 국내에 수용되는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서 우리 아동문학에 새겨진 『쿠오레』의 역사적 의미를 조명한다.
[어린이와 세상] 「라인 타운」캐릭터의 힘, 어린이와 인터넷 방송
영화평론가 황진미는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모은 TV 애니메이션 「라인 타운」을 분석한다. 「라인 타운」의 인기 비결로 캐릭터의 힘을 꼽으며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각 캐릭터의 특징을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라인 타운」은 종, 연령, 성별에 따른 위계와 경계를 허물어뜨리고 평등한 세계를 구현하는 세계관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한편 요즘 인터넷 방송에 주된 소비자가 어린이와 청소년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철학 연구자 이현은 어린이가 인터넷 방송을 어떻게 이용하며 즐기고 있는지 깊숙이 들여다보며 아이들의 일상과 ‘극장’(인터넷 방송)의 관계를 고찰한다.
책머리에
박숙경
지난호 이렇게 읽었다
윤재영
국내외 동향 한국 이탈리아 일본 미국
특집_ 일하고 놀고 사랑하라
엄기호 / 청소년과 노동
김 윤 / 잘 놀지 못하는 10대
김지은 /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토론 및 질의응답_오세란(사회)
창작
특집-유년동화
위기철 / 초록고양이
이경혜 / 불 켜진 창
배유안 / 또리네 꽃밭
임선영 / 겨울 사세요!
동시
정완영 / 봄 오는 소리 외 1편
김미혜 / 산딸기의 작전 외 1편
김창완 / 생선 가시 외 1편
청소년소설
박상기 / 오, 나의 방범대장님
평론
김제곤 / 황금시대는 도래했는가
계간평·문학 송수연 / 문학이 해야 할 일
계간평·교양 이지유 / 논픽션과 관찰자
연재_ 원종찬의 한국 아동문학사 탐방(7)
원종찬 / 인고와 헌신의 주인공
연재_ 김환희와 함께하는 옛이야기 공부(9)
김환희 / 「나무꾼과 선녀」 전승이 가르쳐 준 뼈아픈 교훈
연재_ 그 작품 그 작가(12)
박숙경 / 『받은 편지함』의 작가, 남찬숙을 만나다
어린이와 세상
황진미 / 종, 성, 연령의 경계를 허물다
이 현 / 어린이와 인터넷 방송
서평
신수진 / 정진호 『위를 봐요!』
엄혜숙 / 우미옥 『두근두근 걱정 대장』
이충일 / 유승희 『참깨밭 너구리』
최 정 / 김중미 『모두 깜언』
오세란 / 유영진 『동화의 윤리』
동화의 명삽화
김소영 / 입체적 기법으로 생기 있게
백창우의 노래 엽서
백창우 / 세상에 하나뿐인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