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어린이 44호(2014년 봄호)

창비어린이  지음
출간일: 2014.03.01.
정가: 12,000원
분야: 정기간행물, 창비어린이
요즘 교육 현장의 ‘진로와 직업 교육’ 붐을 배경으로 이번호 특집은 ‘어린이와 일’을 주제로 꾸몄다. 아동문학 작품에서 진로와 직업을 어떻게 다루는지 탐색하며, 최근 출간된 직업 관련 어린이 논픽션 책의 내용과 방향을 검토한다. 실제 교육 현장을 취재하여 현행 진로교육의 문제점도 알아본다. [원종찬의 한국아동문학사 탐방]에서는 1920년대 대표적인 아동잡지 『어린이』를 속속들이 살펴보며 동심의 역사성을 추적한다. 최근의 동시에 관한 김이구의 평론과 동화작가 최나미의 인터뷰도 눈길을 끈다.

 

 

 

 

 

 

[특집] 어린이와 일

 

계간 『창비어린이』 44호의 특집 주제는 ‘어린이와 일’이다. 요즘 성행하는 ‘진로와 직업 교육’ 열풍 속에서 어린이에게 진로와 직업은 어떤 의미를 가져야 할지 살펴본다. 아동문학 작품과 최근 출간된 직업 관련 어린이 논픽션 책을 검토하고, 여러 가지 자료와 취재를 통해 진로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한다. 실제로 아이들과 진로와 직업을 주제로 대화를 나눌 때 생기는 논쟁적 지점도 짚어 본다.

아동문학평론가 김지은은 1970년대 이후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아동문학 작품에서 직업과 노동을 다루는 태도를 살펴보면서 동화가 어린이와 일을 이야기하는 방식에 주목한다. 70·80년대에 아동문학 작품에 자주 등장하던 ‘일하는 아이들’이 현대에 이르러 ‘일을 준비하는 아이들’로 바뀌었다는 분석과 판단은 흥미로우면서도 정확하다.

 

또한 일에 관한 익숙한 조언인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말에 담긴 낭만적 직업관의 허구성을 드러내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낭만적 직업관이 자칫 노동 강도를 높이고 비정규 고용을 확산시킬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지적한다.

 

출판평론가 표정훈은 최근 출간된 직업 관련 어린이 논픽션 책 시리즈의 주요 특징을 분석한다. 직업을 주제로 한 어린이 논픽션 책이 아이들이 이루고 싶은 꿈과 장래 희망의 차원이 아니라 성취해야 할 현실적인 목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실을 우려한다. 이제 우리 사회가 직업을 ‘고르는’ 시대에서 ‘만들어 내는’ 시대로 나아간다고 말하면서 직업에 관한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자고 제안한다.

 

교사이며 기자인 윤근혁은 초등학생의 꿈과 장래 희망이 공무원으로 바뀐 현상을 실마리로 잡고 교육 현장을 취재하여 현재 진로교육의 실제 모습을 그려 낸다. 「2009 개정 교육 과정」부터 강조된 진로교육을 상세하게 살펴보고 여러 자료와 사례, 인터뷰를 통해 교육 현장에서 진로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현실을 꼬집는다.

 

철학자 탁석산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강연과 청소년을 위한 직업 교양서를 쓴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진로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직업은 엄연한 생계유지의 수단이며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 잘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 사회에서 직업에 관해 이야기할 때 ‘무엇’이 되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이들과 진로와 직업으로 대화를 나누게 될 부모와 교사들이 귀담아들을 만하다.

 

 

 

[연재] 원종찬의 한국아동문학사 탐방(3)_동심의 역사성과 민족의 발견

 

아동문학평론가 원종찬은 연재 세 번째 시간을 맞이하여 1920년대 대표적인 아동잡지 『어린이』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어린이』가 창간에서 폐간에 이르기까지 소년운동과 운명을 같이했음을 알려 주고 개념상 차이가 있는 ‘소년’과 ‘어린이’가 서로 부딪히고 껴안으면서 ‘동심의 문학’이 태어나는 과정을 자세히 이야기한다.

 

그 과정에서 방정환을 중심으로 한 색동회가 『어린이』를 통해 아동문학을 고유 장르로 정착시킨 공로를 높이 평가한다. 오래된 잡지를 엿볼 수 있는 사진 자료와 함께 식민지 시대에 총독부 검열에 의해 잡지 원고가 삭제된 일화를 읽다 보면 아동문학사의 초창기 모습을 머릿속에 상세하게 그려 볼 수 있어서 더욱 유익하다.

 

 

 

[평론] 동시의 생태계, 동시의 희망

 

평론에서는 어린이 독자, 어린이시, 동시 잡지, 동시집, 동시인 등 동시를 구성하는 주요 인자들을 불러내어 동시의 생태계를 그려 본다. 어린이문학평론가 김이구는 방대한 범위를 가진 동시의 생태계를 전 방위적으로 접근하여 차근차근 포착해 낸다. 2012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출간된 동시집을 살펴보며 좋은 동시집을 골라내고 담론의 흐름과 상황도 꼼꼼히 일러 준다.

 

어린이시에 대한 관심과 최근 신인들이 발표한 좋은 동시들에 대한 자세한 평가, 동시 문단의 어린이 화자 논쟁에 관한 의견, 서사동시와 다큐동시의 성과에 주목하는 내용 들이 알차게 담겨 있다.

 

 

 

[그 작품 그 작가] 『걱정쟁이 열세 살』의 작가 , 최나미를 만나다

 

[그 작품 그 작가]에서는 동화작가 최나미를 만난다.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6학년 아이들의 내면세계를 섬세하게 그려 낸 ‘열세 살’의 작가 최나미는 『걱정쟁이 열세 살』을 통해 작품을 창작하는 과정과 자신의 문체, 작품에 담긴 가치관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평소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말하면서 어린 시절의 내밀한 경험을 털어놓는 대목은 작가가 작품을 어떻게 쓰는지 떠올릴 수 있어서 흥미롭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아이를 존재감 있는 하나의 인물로 놓고 동등한 입장에서 이야기를 쓰려는 작가의 태도는 그의 사려 깊은 세계관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독자들과 동화를 쓰려는 분들에게 최나미 작가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의미 있는 힌트를 많이 제공할 것이다.

 

 

 

[어린이와 세상] 어린이 드라마 「벼락 맞은 문방구」, 아파트와 어린이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영화를 꾸준히 챙겨 보며 맛깔나게 글을 쓰는 영화평론가 황진미의 문화평이 실렸다. 2013년 7월부터 3개월 남짓 방영된 12부작 어린이 드라마 「벼락 맞은 문방구」를 소개한다.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하게 제작되어 온 어린이 드라마의 계보를 알려 주고, 좋은 어린이 드라마를 골라서 어린이의 현실과 연관을 지어 세심하게 짚는 글은 초등학생들을 위한 마땅한 TV 프로그램이 없다고 여기는 평판을 깨어 줄 것이다.

 

그리고 최근 아파트와 관련된 흥미로운 책을 펴낸 바 있는 디자인 연구자 박해천은 ‘아파트와 어린이’라는 신선한 제목의 글을 내놓았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수도권에 형성된 신도시의 아파트를 주목하여 쇼핑, 여가, 교육의 측면에서 일상의 질서를 들여다본다. 신도시에서 자라난 아이들과 아파트의 관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고찰한다.

 

 

 

신작 동시, 동화, 청소년소설 外

 

창작란에서는 황선미, 이주영, 안성훈의 신작 동화와 범유진의 신작 청소년소설이 실렸다. 김륭, 박예분, 김개미는 신작 동시를 선보인다. [조그만 사진첩]에서는 교과서 ‘철수와 영이’의 삽화가 김태형을 소개한다.

 

6·25 전쟁 이후부터 1980년대 초까지 30여 년 동안 교과서의 삽화를 그린 선생의 생애를 그의 큰아들이 애틋한 마음으로 기억해 낸다. 이 밖에 제12회 대산대학문학상 동화 부문 수상자 홍현정의 작품과 수상 소감, 심사평을 실었다.

 

 

목차

책머리에

김제곤

 

지난호 이렇게 읽었다

김양희

 

국내외 동향 일본 프랑스 독일

 

특집_ 어린이와 일

김지은 / 일을 준비하는 아이들

표정훈 / 직업에 대한 상상력을 허하라

윤근혁 / 안전한 길로 떠밀리는 초등학생들

탁석산 / 아이들의 진로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

 

창작

 

동시

김륭 / 오병식과 눈사람소녀 외 1편

박예분 / 차이 외 1편

김개미 / 내가 어른이 되면 지을 집 외 1편

 

동화

황선미 / 칠성이

이주영 / 늑대

안성훈 / 진짜 거짓말

 

청소년소설

범유진 / 도르리 돌돌

 

평론

김이구 / 동시의 생태계, 동시의 희망

 

계간평

남지현 / 이 계절에 눈길을 끄는 책

 

연재_ 원종찬의 한국 아동문학사 탐방(3)

원종찬 / 동심의 역사성과 민족의 발견

 

연재_ 김환희와 함께하는 옛이야기 공부(4)

김환희 / 「구렁덩덩 신선비」라는 비밀의 숲(1)

 

연재_ 그 작품 그 작가(7)

오세란 / 『걱정쟁이 열세 살』의 작가, 최나미를 만나다

 

어린이와 세상

황진미 / 유쾌한 초능력 판타지—어린이 드라마 「벼락 맞은 문방구」

박해천 / 아파트와 어린이

이은경 / 상상력으로 동심을 설레게 하다

 

서평

엄혜숙 / 이혜리 『달밤』

김제곤 / 박일환 『엄마한테 빗자루로 맞은 날』

김서정 / 천효정 『삼백이의 칠일장 1‧2』

박정선 / 조지욱 『우리 땅 기차 여행』

신수진 / 손정혜 『천하장사 옹기장수』

이설야 / 홍명진 『타임캡슐 1985』

 

조그만 사진첩

김주영 / 교과서 ‘철수와 영이’의 삽화가, 김태형

 

백창우의 노래 엽서

백창우 / 꽃들은 안녕할까요?

 

발표

제12회 대산대학문학상 동화 부문 수상작 발표 _수상자 | 홍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