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상상력이 찾아온다
성배를 찾아 현대로 온 원탁의 기사를 만난 할머니는 어떻게 되었을까?
신비로운 엘프와 수상한 사랑에 빠진 소녀의 운명은?
작은 아씨들』의 천방지축 조가 25달러에 팔아버린 머리카락은 어디로 갔을까?
어슐러 K. 르 귄, 닐 게이먼, 올슨 스콧 카드 등 이 시대 최고의 판타지 작가들이 펼치는
꿈꾸는 세대를 위한 새로운 마법
청소년은 상상력의 세대다. 이 시기에 자연스럽게 꿈틀거리는 생기발랄한 상상력을 효과적으로 북돋는 일은 개인의 사고력과 감수성이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창비청소년문학 23번째 권으로 출간된 『다른 늑대도 있다』는 중세 유럽풍의 고풍스러운 무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장구한 대서사시가 아닌, 지극히 일상과 맞닿아 있는 ‘새로운’ 판타지 단편들을 통해 독자들이 품고 있는 상상력의 한계에 도전한다. 10대를 위한 SF 걸작선 『저 반짝이는 별들로부터』와 동시 출간되어 더욱 기대를 모으는데, 두 권을 나란히 놓으면 한 장면으로 이어지는 표지 콘셉트로 독자들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을 안겨준다.
판타지에 대한 편견을 뛰어넘는 신선한 환상성이 가득한 판타지 그 이상의 판타지
판타지는 흔히 전설 속의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오해받기 쉽다. 그러나 『다른 늑대도 있다』의 머리말에서 엮은이 패트릭 닐슨 헤이든은 “판타지는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이기에 아무 일이나 함부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라고 단호하게 밝힌다. 이 단편집에 실린 판타지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을 더 잘 이해하고, 풍부하게 만들고, 초월하기 위한 하나의 문학적인 변주이다. 『다른 늑대도 있다』는 답답한 현실에 갇히기 쉬운 한국의 청소년 독자들에게 새로운 상상력의 지평을 열어주며, 그들이 환상성을 매개로 현실을 전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동시에 현실에만 함몰되지 않도록 돕는다. 전통적인 판타지의 서사 구조를 따르되 등장인물 사이의 흐름에 주목해 현대적인 재해석을 덧붙인 「기사도」, 잘 알려진 명작 속의 인물 ‘조 마치’를 실마리로 누구나 한번쯤 궁금해했을 법한 ‘그 후의 이야기’를 그린 「조의 머리카락」, 오래된 신화가 존재하지 않는 미국 문화 속에서 미국 현대사를 배경으로 자생적인 환상성을 발견하려는 노력의 결과인 「리자와 크레이지 워터 맨」「휘파람 부는 새」등은 여기에 실린 작품들이 순간의 재미로 휘발되어버리고 마는 일회적 환상성이 아닌 상상을 지속해나갈 수 있는 근본적인 원동력을 제시하고자 함을 확인시켜준다.
어슐러 K. 르 귄, 닐 게이먼, 올슨 스콧 카드 등
이 시대 최고 판타지 작가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
『다른 늑대도 있다』는 장르문학의 전통이 깊은 영미권 판타지문학계에서 지난 30여 년간 발표된 작품들 중 정수를 가려 뽑은 걸작선이다. 작품이 실린 작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가히 그 수준이 짐작되는데, ‘어스시’ 시리즈로 세계 장르문학 애호가뿐만 아니라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어슐러 K. 르 귄을 비롯해, 그래픽 노블 사상 가장 훌륭한 작품이라 일컬어지는 ‘샌드맨’ 시리즈의 닐 게이먼도 이름을 올렸다. 『엔더의 게임』으로 어린이가 등장하는 SF의 새로운 장을 연 올슨 스콧 카드는 국내에 미발표된 ‘앨빈 메이커’ 시리즈의 출발점이 되는 무게감 있는 단편을 실어 한국의 애독자들을 설레게 한다. 어린이ㆍ청소년문학계의 거장인 제인 욜런도 흡혈귀의 아름답고 쓸쓸한 이별 이야기로 거장다운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장르문학 전문 편집자가 젊은 세대를 겨냥하여 기획한 장르문학 입문서
『다른 늑대도 있다』는 SF 전문 출판사 ‘토르 북스’의 선임 편집자이자 장르문학 평론가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패트릭 닐슨 헤이든의 야심찬 기획으로, 그의 편집자로서의 역량이 돋보이는 단편집이다. 헤이든은 작가의 유명세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엄정한 기준으로 작품을 발굴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일찍이 창작단편집인 ‘스타라이트’ 시리즈가 세계환상문학상을 수상하고 각종 매체로부터 추천되며 그 안목을 인정받았다. 그는 이번 단편집에서 장르문학 전문가로서 다양한 독자들을 끌어안기 위해 보편적으로 탁월한 작품들을 모았을 뿐만 아니라, 각별히 ‘젊은 세대’를 위한 작품들을 고르는 데 초점을 맞추어 10대 혹은 10대를 지난 모든 ‘젊은’ 독자들에게 폭넓은 호응을 얻을 수 있는 걸작선집을 완성했다. 그를 가리켜 ‘가장 지적이고 역사의식이 뚜렷한 SF 편집자’라 칭한 『워싱턴포스트』의 평가대로 이 책에는 장르문학의 첫 번째 장점인 흥미진진함은 물론이거니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에게 전하고 싶은 작가들의 메시지가 담겨 있어 읽는 의의를 더한다.
주요 작품 내용
닐 게이먼 「기사도」 허름한 중고 가게에서 단돈 30센트로 진짜 ‘성배’를 산 위태커 부인. 그녀 앞에 성배를 구하고자 탐사를 떠난 원탁의 기사 갈라드가 나타나는데…… 위태커 부인의 평화로운 노년을 위한 갈라드의 기사도!
엘런 쿠시너 「캐리스」 인간과 엘프가 함께 사는 경계도시. 화려한 엘프의 세계를 동경하던 질풍노도의 인간 소녀 캐리스는 위기에 처한 엘프 실반을 돕게 되고, 그에게 점차 마음이 기운다. 그러나 어딘지 미심쩍은 이 남자. 실반의 진짜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신비로운 그들의 수상한 로맨스.
수전 펄윅 「조의 머리카락」『작은 아씨들』의 꿈 많던 천방지축 아가씨 조가 25달러에 팔아버린 그때 그 머리카락은 어떻게 됐을까? 동화 밖으로 걸어 나온 조의 애잔한 일생.
해리 터틀도브 「다른 늑대도 있다」(표제작) 사람들에게 쫓기던 늑대인간 디에테르는 한 유대인 노인의 도움으로 구사일생한다. 어째서 자신을 구해줬느냐는 디에테르의 물음에 노인은 살면서 꼭 기억해야 할 한 가지를 말하는데…… 유대인 노인이 보여주는 박해받는 자로서의 연대와, 뜻하지 않게 배타적인 시선에 노출된 소년이 소수자의 감수성을 깨닫는 각성의 순간이 인상적이다.
데브라 도일ㆍ제임스 D. 맥도널드 「신을 훔치다」 성배를 차지하기 위한 템플 기사단과 루시퍼 형제단의 숨 막히는 혈투. 하드보일드 액션 영화를 방불케 하는 긴장감이 소설 전반을 압도한다.
제인 욜런 「엄마 갔어」 죽은 엄마가 흡혈귀가 되어 돌아왔다. 엄마가 이 세상에 준 많은 생명을 기억해보라는 아이의 애틋한 말이 엄마에게 전해질까. 아무리 그리워도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흡혈귀 엄마와의 가슴이 먹먹해지는 이별.
셔우드 스미스 「집 앞에서 기다리는 엄마 아빠」 밤마다 어른들은 모르는 마법 세계로 사라지는 아이들. 불안한 엄마 아빠는 아이들이 사라지지 못하도록 요술지팡이를 감추지만, 아이들의 기억마저 빼앗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
머리말
기사도 _ 닐 게이먼
캐리스 _ 엘런 쿠시너
조의 머리카락 _ 수전 펄윅
다른 늑대도 있다 _ 해리 터틀도브
신을 훔치다 _ 데브라 도일ㆍ제임스 D. 맥도널드
엄마 갔어 _ 제인 욜런
뼈 여인 _ 찰스 드 린트
리자와 크레이지 워터 맨 _ 앤디 던컨
집 앞에서 기다리는 엄마 아빠 _ 셔우드 스미스
휘파람 부는 새 _ 에마 불
땅의 뼈 _ 어슐러 K. 르 귄
해트랙 강 _ 올슨 스콧 카드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