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청소년문학 10

몬스터

월터 딘 마이어스  장편소설  ,  이은선  옮김
원제: Monster
출간일: 2008.07.18.
정가: 13,000원
분야: 청소년, 문학

 

 

 

양심과 싸우는 어느 아웃사이더의 초상

 

 

 

우리나라에 최초로 소개되는 미국의 흑인문학 작가 월터 딘 마이어스의 대표작. 영화와 농구를 좋아하는 평범한 소년 스티브는 어느 날 강도살인사건이 벌어진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재판을 받게 된다. 느닷없이 감옥에 갇힌 스티브는 눈앞에 닥친 끔찍한 현실을 이겨내기 위해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하는데……. 양심과 싸우는 청소년의 초상을 진솔하게 그려낸 점과 시나리오 형식을 차용한 독특한 구성으로 미국 청소년문학을 휩쓴 화제작이다.

 

 

 

 

줄거리

 

 

 

농구와 영화를 좋아하는 평범한 10대 소년 스티브 하먼. 그는 강도살인사건이 벌어진 편의점 근처에 있었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재판을 받게 된다. 느닷없이 감옥에 갇혀 욕설과 폭력이 난무하는 상황에 처한 스티브는 끔찍한 현실을 이겨내기 위해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다. 그렇게 해서 스티브의 재판 과정은 고스란히 시나리오로 기록되고, 스티브는 이와 별도로 일기를 쓰면서 자신이 겪은 일과 복잡한 심경의 변화를 적어나간다. 스티브는 결국 무죄로 풀려나지만, 마지막 순간에 자신을 외면하는 변호사의 모습을 보며 다시금 어둠을 대면하는 기분에 휩싸인다. 소설의 제목이자 시나리오의 제목인 ‘괴물’(monster)은 재판 도중 검사가 주인공을 지칭했던 말로, 스티브는 그 이후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기 시작한다.

 

 

 

 

 

그는 유죄인가, 무죄인가?

 

 

 

스티브가 휘말린 사건의 전모는 단순하다. 편의점에 강도짓을 하러 들어간 두 흑인은 실랑이 끝에 편의점 주인을 살해하고 만다. 이후 수사가 시작되자 용의자로 지목된 흑인들이 편의점에 다른 사람이 있는지 체크해주기로 한 공범으로 스티브를 지목한 것. 스티브는 무죄를 주장하지만 바로 구속되어 감옥과 법정을 오가는 생활을 하게 된다.

 

과연 사람은 자신이 연루된 사건에서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증언할 수 있을까? 처음에 스티브는 고통스러운 감옥생활에서 벗어나고자 일기와 시나리오 쓰기에 몰두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두 가지 형태의 기록은 스티브와 사건을 다각도에서 재현하며 진실을 미궁에 빠뜨린다. 스티브는 정말 강도짓을 공모한 것일까, 아니면 그저 운이 나빴던 것일까? 스티브의 숨겨진 윤리의식을 공격하며 유죄를 주장한 검사가 어쩌면 진실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닐까? 스티브를 다른 용의자들과 달리 ‘믿음직한’ 청년으로 포장하려 한 변호사가 오히려 진실을 왜곡한 것은 아닐까? 스티브는 과연 그 시나리오를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까? 유·무죄를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진실의 복잡함은 책을 덮은 뒤에도 강한 여운을 남기며 독자의 마음을 괴롭힌다.

 

이러한 결말에 대해 작가 마이어스는 “독자들이 스스로 결론을 내려주길 바란다”며, “스티브가 저지른 행동의 결과를 보며 얼마나 어마어마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작가의 말처럼,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여러분이 배심원이라면 어떤 판결을 내릴 것인가?

 

 

 

 

 

소설의 형식을 파괴하는 구성, 이것이 젊은 상상력이다!

 

 

 

『몬스터』를 펼쳤을 때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독특한 형식이다. 손글씨를 그대로 옮긴 듯한 디자인의 일기, 영화 「스타워즈」에서 영감을 얻은 크레딧에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법정드라마의 시나리오는 10대 소년의 거침없는 상상력을 환기시키는 동시에 작품에 긴장감과 생생함을 더한다. 말미에는 작품에 관해 작가와 나눈 인터뷰가 수록되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미국의 청소년문학상을 휩쓴 화제작

 

 

 

『몬스터』는 2000년 빼어난 청소년문학에 주어지는 마이클 L. 프린츠 상과 마틴 루터 킹 목사 부인의 이름을 따 우수한 흑인문학에 주어지는 코레타 스콧 킹 상을 받았으며, 같은 해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를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스쿨라이브러리 저널>은 “읽는 내내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고,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하는 감동적인 소설”이라고 평했다. 일반 독자들 역시 『몬스터』에 끊임없는 열성적 지지를 보내고 있는데, 출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청소년 필독서로 자리 잡아 미국 아마존에서 약 1천등 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리뷰 673개, 별점 4개 반을 기록하고 있다.

목차

몬스터

 

작가 인터뷰

 

옮긴이의 말

이 매력적인 법정드라마는 좀처럼 잊을 수 없는 엄청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순수함을 잃어버린 10대 용의자를 통찰한 작품. 퍼블리셔스 위클리
흠뻑 빠져 들게 만드는 오싹한 소설. 뉴욕 타임즈
매력적인 소설. 긴장감 넘치는 감동적인 드라마. 커커스 리뷰

저자의 말

작가 인터뷰   - 스티브 하먼의 이야기는 실화를 각색한 건가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이런 작품을 쓰게 되셨나요? 스티브 하먼과 비슷하고 사연도 비슷한 젊은 친구들을 수없이 만나고 인터뷰했어요. 『몬스터』 속의 스티브는 이 인터뷰를 조합해 탄생시킨 인물입니다.   - 이 작품에 묘사된 할렘과 선생님이 어린 시절을 보낸 할렘을 비교하자면 어떤 차이가 있나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인종 차별 때문에 수입이 아무리 좋아도 대부분 할렘 비슷한 지역에서 살 수밖에 없었죠.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낸 할렘에는 의사, 변호사, 기타 전문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어요.    - 스티브 하먼은 삶에 대한 대처 방식이자 그것을 이해하는 방편으로 글을 쓰고 영화를 만들잖아요. 선생님의 인생에서 글쓰기란 어떤 의미인가요? 어떤 이야기나 소설이나 비소설을 구성할 때 나는 다루고자 하는 문제들을 꼼꼼하고 분명하게 고민해요. 가끔은 만족스러운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 여러 권의 책을 읽으면서 궁리를 하죠. 이런 아이디어나 고민이 내 책의 주제가 된답니다.     - 영화 대본 형식으로 이 작품을 쓰셨는데, 어떻게 그런 결정을 내리셨죠? 이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지길 바라시나요? 재소자들을 인터뷰했을 때 다들 자신의 자화상과 범죄를 분리시키려고 노력하는 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스티브가 일기에서는 일인칭 시점으로 이야기하지만, 재판을 받을 때는 영화 대본을 동원해 범행과 자신 사이에 거리를 두는 것으로 설정했죠. 이 책이 영화로 만들어지면 참 뿌듯할 거예요.   - 158쪽에서 쌔위키 선생님은 영화 동아리 회원들한테 “단순하게 접근”하라고 하잖아요.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너무 멋을 부리면 자기 이야기에 자신이 없거나 이야기 전달 능력에 자신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될 거”라면서요. 선생님은 문학작품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이런 신조를 가지고 계신가요? 아니면 이 작품의 경우에만 특별히 적용되는 건가요? 이야기를 복잡하게 만들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한편, 독자들에게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전하고 이야기를 재미있게 꾸미고 싶은 마음도 있죠. 퇴고를 하면서 명쾌함과 단순함과 흥미와 정보의 균형을 맞추려고 합니다.   - 이 법정 드라마를 집필하면서 법률 쪽 자료 조사는 어떤 식으로 하셨나요? 여러 기관의 재소자들을 인터뷰하고 사법제도 관련 자료를 읽으면서 사전 조사를 시작했어요. 뉴욕 시에서 주최한 일일 세미나를 들은 덕분에 여러 가지 값진 정보를 알 수 있었고, 이후 참관한 수많은 재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죠. 피고 측 변호사, 판사, 검사 들과 대화를 나눈 것도 재판 기록을 꼼꼼히 읽은 것만큼 도움이 됐습니다.   - 다른 범인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면 형량을 감해주는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제도가 미국의 사법제도를 오염시킨다고 생각하시나요? 피고를 아는 사람들을 동원해야 해결할 수 있는 사건들이 아주 많아요. 판사, 검사, 피고 측 변호사 들은 ‘거래를 맺은’ 증인의 증언이 전적으로 믿을 만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죠. 보통은 피고 측 변호사들이 배심원들에게 이 문제점을 알려줍니다.   - 스티브가 유죄인지 무죄인지 애매하게 마무리하신 이유가 뭔가요? 선생님은 이 책을 집필 중일 때 스티브가 유죄라고 생각하셨나요, 무죄라고 생각하셨나요? 재판에 공개된 사실과 스티브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는 특권을 바탕으로 독자들이 스스로 결론을 내려주길 바랐어요. 개인적으로 나는 확실히 알 수 있었거든요.     - 왜 스티브에게 무죄 판결을 내리셨나요? 스티브가 수감되는 결말을 생각해보셨어요? 만약 그런 식으로 마무리 지었다면 독자들이 스티브의 이야기를 바라보는 관점이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내가 아니라 배심원단이 무죄 판결을 내린 거죠. 나는 아주, 아주 오랫동안 교도소 생활을 할 뻔한 어느 청소년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어요. 스티브가 저지른 행동의 결과를 보면서 얼마나 어마어마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독자들이 느낄 수 있길 바랐어요. 유죄 판결을 내렸다면 주제가 스티브 하먼이라기보다 사법제도에 더 가까워졌겠죠.      - 64쪽에서 캐시 오브라이언은 스티브에게 “너는 어리고, 흑인이고, 재판을 받고 있어. 그것 말고 무슨 정보가 필요 있겠니?”라고 하죠. 선생님이 생각하기에 이 작품에서 인종 문제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이 안에는 세 가지 의미가 담겨 있어요. 배심원으로 나선 사람들은 대부분 청소년이 성인보다 무책임하다는 선입견 아래, 청소년들을 안 좋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죠. 흑인이 재판을 받는다는 설정은 흑인 피고가 백인 피고에 비해 유죄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무의식적인 인종 차별을 자극할 수 있고요. 그리고 나도 종종 듣게 되는 아주 충격적인 발상이 있는데, 죄가 있으니까 재판을 받는 것 아니겠냐는 거예요. 말쑥하고 꼿꼿한 검사가 거짓말할 리 없고, 경찰이 거짓말할 리 없고, 검사 측 증인들이 거짓말할 리도 없으니 피고가 유죄 아니겠냐는 논리죠. 오브라이언 변호사도 이야기하다시피 피고가 어리고 흑인이고 재판을 받고 있으면 극복해야 할 것들이 아주 많아요.   - 독자들은 이 작품을 읽고 어떤 반응을 보이던가요? 이 작품을 읽었다는 재소자에게 편지를 받은 적 있으세요? 반응이 제법 대단해요. 변호사들이 좋아하는 모양이고, 한 판사는 아주 훌륭하대요. 스티브 하먼이 무죄 판결을 받을 때 어린 독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지만, 일말의 여지 때문에 심란해지죠. 가장 놀라운 반응을 보인 독자층이 재소자들인데, 구속되기 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좋았을 거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해요. 재소자들은 스티브가 논리적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데 공감하고, 자신들이 난처한 지경에 처하게 된 경로도 이해하죠.   - 작가로서 이 작품을 읽고 독자들이 얻었으면 하고 바라시는 게 있다면요? 청소년들이 스티브 하먼이 어떤 일을 경험하게 됐는지와 더불어 그 이유에 대해서도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스티브는 몇 가지 문제에 대해선 결단을 내렸지만, 결단을 내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문제도 있었죠. 독자들이 스티브의 결단과 그 결과에 대해 독자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면 저자로서 뿌듯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