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라면 누구나 자기 마음과 몸에 대해 결정권을 갖고자 한다. 그러나 어른들은 좀처럼 이를 인정하지 않고, 그 반작용 때문일까 청소년들은 사랑과 성에 대해 왜곡된 상을 갖기 일쑤다. 이 책에 실린 7편의 이야기들은 어른 몰래 자기들만의 시공간으로 숨어드는 청소년의 현실을 직시하면서, 그들의 서툰 사랑과 실수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때로는 우습고, 때로는 감동적이며, 때로는 당황스러운, 사랑의 일곱 가지 스펙트럼이 펼쳐진다.
우리 청소년문학에서 청소년들의 사랑을 본격적으로 다룬 작품은 이제까지 그리 많지 않았다. 『호기심』에 실린 단편들은 청소년기 사랑을 둘러싼 달콤쌉싸래한 오해, 풋내 물씬한 치기, 아픈 상처, 아찔한 합일의 순간 등을 그린다. 이른바 잘생기고 부자인 킹카 남자애와 가난하지만 예쁘고 야리야리한 여자애의 뻔한 로맨스로는 담아낼 수 없는 다양한 사랑과, 나아가 관계에 대한 물음과 통찰을 현재의 모습으로 펼쳐준다.
―엮은이 김경연
우리나라는 아직 청소년문학 전문 작가군이 형성되지 않은 형편이지만, 『호기심』에는 이전부터 청소년소설을 발표하고 독자들의 호응을 확인한 바 있는 작가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유진과 유진』의 이금이, 『느티는 아프다』의 이용포, 『환절기』의 박정애, 『몽구스 크루』의 신여랑, 『쥐를 잡자』의 임태희가 그들로, 그간 우리 청소년문학의 발판을 다져온 작가들의 단편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한편 소설가 이혜경과 동화작가 김리리도 이에 질세라 적극 취재에 나서 생기발랄한 첫 번째 청소년소설을 선보이고 있다.
연애는 대학 가서 해도 늦지 않다고?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이 느낌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면 장차 올 미래도 별 볼일 없기 마련이다.「남친 만들기」와 「쌩레미에서, 희수」, 「공주, 담장을 넘다」에서는,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다람쥐 쳇바퀴 같은 일상 속에서 어떻게든 감성의 탈출을 도모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키스 미 달링」과 「호기심에 대한 책임감」에서는 남학생 특유의 성적 판타지와 그에 얽힌 소동이 벌어지고, 「서랍 속의 아이」와 「첫날밤 이야기」는 한 인간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는 10대의 첫경험이 진지한 무게로 다뤄진다. 뒤돌아보면 한바탕 열병이지만, 그 순간만큼은 온 우주라도 짊어진 듯 심각한 10대의 생각, 목소리가 들린다.
김리리 남친 만들기
박정애 첫날밤 이야기
신여랑 서랍 속의 아이
이금이 쌩레미에서, 희수
이용포 키스 미 달링
이혜경 공주, 담장을 넘다
임태희 호기심에 대한 책임감
해설 | 달콤쌉싸래한 사랑과 성의 스펙트럼(김경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