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동화집에는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드는 세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가족 안에서 인정받고 싶은 수민이(「이불 속에서 크르륵」), 시험 점수가 쑥쑥 올랐으면 하는 바름이(「검정 연필 선생님」), 할머니가 아들 타령, 옛날 타령을 그만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랑이(「할머니를 훔쳐 간 고양이」) 등 이야기 속 주인공들에게는 저마다 고민과 소원이 있다. 그리고 이 소원은 모두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이루어진다.
김리리는 어린이들이 생활 속에서 흔히 겪는 갈등과 고민을 포착해 판타지를 가미한 이야기를 창조했다. 세대 차이와 교육 현실, 가족 안에서 겪는 갈등 등을 풍자적으로 꼬집어 저학년 동화의 폭을 한층 넓혔다. 어린이들은 이 책을 통해 해방감과 책 읽는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 하나 들려주면 소원 하나 들어주는 도깨비 _「이불 속에서 크르륵」
수민이는 동생들과 엄마 사이에서 늘 구박만 받는 첫째 딸이다.
“나이가 몇 살인데 아직도 이불에 오줌을 싸!”
“뭐 해, 빨리 청소해야지! 동생들 보기에 부끄럽지도 않아?”
수민이는 억울하기도 하고 자기 자신이 한심하기도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우연히 사준 파란 별무늬 이불 속에서 이야기를 좋아하는 도깨비를 만난다. 이야기 하나 들려줄 때마다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도깨비. 과연 수민이의 소원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엄마, 아빠, 동생, 언니 등 가족 구성원 각자가 겪을 수 있는 갈등과 고민이 수민이의 시선으로 그려졌다. 도깨비에게 소원을 빌면서 스스로 변화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시험 점수 걱정을 쏙 덜어주는 최첨단 검정 연필 _「검정 연필 선생님」
바름이에게는 고민이 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짝 수연이 성적을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이다.
“검정 연필 학습지를 하면 점수가 팍팍 오른다니까. 백 점 맞는 건 시간문제야.”
바름이 엄마는 오늘도 이렇게 바름이를 들볶는다.
검정 외투에 검정 치마, 긴 생머리의 예쁜 검정 연필 선생님이 옥 구슬 굴러가는 듯한 목소리로 공부를 가르친다. 정말 검정 연필 학습지만 하면 성적이 쑥쑥 오를까? 검정 연필 속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최첨단 검정 연필 덕분에 시험에 백 점을 받은 바름이.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고민에 빠지게 된다.
점수로 모든 것을 평가하고 어린이들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모는 교육 풍토를 재치있게 풍자했다.
보름달이 뜨면 마법을 부리는 도둑고양이 _「할머니를 훔쳐 간 고양이」
“고 녀석, 고추만 하나 달고 나왔으면 얼마나 좋아?”
“옛날에는 말이다, 늦잠이나 자는 게으른 여자들은 집에서 다 쫓겨났지.”
이렇게 할머니의 옛날 타령이 시작되면 사랑이는 머리에서 열불이 난다. 옛날에는 구박만 받고 살았다면서 왜 입만 열면 옛날 타령인지 사랑이는 이해할 수가 없다.
보름달이 뜬 어느 밤, 사랑이가 먹이를 주며 보살폈던 도둑고양이들이 사랑이 방을 찾아온다. 사람처럼 말을 하고, 무엇이든 훔칠 수 있다는 도둑고양이들! 사랑이는 도둑고양이들에게 무엇을 훔쳐 달라고 부탁할까?
세대 간의 차이로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할머니와 손녀의 관계를 통해 따뜻하게 그린 이 작품은, 성장하는 아이와 늙어가는 노인이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해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머리말
이불 속에서 크르륵
검정 연필 선생님
할머니를 훔쳐 간 고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