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인과 작가들이 원전의 뜻과 느낌을 최대한 되살려, 고전 읽기의 즐거움과 보람을 한껏 누리게 만든 ‘재미있다! 우리 고전’ 씨리즈 아홉 번째 권. 『춘향전』『심청전』과 더불어 『흥보전』이 3대 판소리 창본 소설로 자리잡게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신재효의 성두본 ‘박타령’과 ‘박흥보가’ 등을 바탕으로 시인 정종목이 판소리계 소설 고유의 생생한 사설과 구성진 가락을 신명 나게 풀어냈다. 무능력하지만 예의와 염치를 알고 정이 많은 흥보, 생활력이 강하고 바지런하지만 극성맞고 탐욕스런 놀보, 이 두 인물에 담긴 풍자와 해학이 유쾌하면서도 통렬하다. 저자는 『흥보전』의 주제를 두 형제의 다툼에 이은 권선징악으로만 보지 않고, 농업과 물물교환경제, 엄격한 신분제, 성리학 등 기존의 사회질서 전반이 흔들리던 18세기 조선 후기 ‘흥보’로 상징되는 ‘이상’과 ‘놀보’로 상징되는 ‘현실’을 통합하려는 당시 민중의 염원이 담긴 것으로 해석한다. 이렇게 새로운 각도로 읽을 수 있는 『흥보전』 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의미 있는 작품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