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시선 238

맨발

문태준  시집
출간일: 2004.08.30.
정가: 10,000원
분야: 문학,
문태준 시인의 두번째 시집. 첫시집 『수런거리는 뒤란』에서 유년 시절과 아버지 세대들을 소재로 독특한 원형성을 선보였던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우리에게 너무 낯익어서 낡은 것처럼 보이는 사물에 독특한 개성을 부여하고 그 개성의 알 듯 모를 듯한 의미를 삶의 의미와 연결시키고 있다. 이번 작품집에는 시인·평론가 115명에 의해 지난해 문예지에 발표된 시 가운데 가장 좋은 작품으로 뽑힌 「맨발」이 수록되었다.

목차

제1부

비가 오려 할 때

짧은 낮잠

한 호흡

팽나무 식구

모닥불

햇차를 끓이다가

산수유나무의 농사

밤과 고둥

앵두나무와 붉은 벌레들

어두워지는 순간

그림자와 나무

저녁에 대해 여럿이 말하다

봄날 쓰다

봉숭아

황새의 멈추어진 발걸음

따오기

여울

맨발

뜨락 위 한 켤레 신발

살구꽃은 어느새 푸른 살구 열매를 맺고

 

제2부

가죽나무를 사랑하였다

반딧불이에게

하늘궁전

개복숭아나무

동천(東天)

와글와글와글와글와글

화령 고모

우물이 있던 자리

봄날 지나쳐간 산집

큰물이 나가셨다

붉은 동백

흰 자두꽃

산모롱이 저편

꽃과 사랑

배꽃 고운 길

장대비 멎은 소읍

은못이 마을에서

나무다리 위에서

당신이 죽어나가는 길을 내가 떠메고

맷돌

옛 집터에서

 

제3부

꽃 진 자리에

팥배나무

유천(流川)

탱자나무 흰 꽃

다방에서 대낮에 부는 눈보라를 보았다

역전 이발

저녁에 섬을 보다

중심이라고 믿었던 게 어느날

그믐이라 불리던 그녀

강을 건너가는 꽃잎처럼

묵언(默言)

여름밭

연인들

대나무숲이 있는 뒤란

동구(洞口)

나는 심장을 바치러 온다

저물어가는 강마을에서

뻘 같은 그리움

 

해설│이희중

시인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