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문학의 세계

최원식  엮음  ,  임홍배  엮음
출간일: 2003.11.15.
정가: 13,000원
분야: 문학, 평론
국내외 필자들이 황석영의 40년 문학세계를 집중조명하는 평론집이 출간되었다. 『황석영 문학의 세계』는 황석영의 갑년을 계기로 우리 평론가들이 그의 문학세계를 본격적으로 조명하고, 일본•중국•프랑스•미국•독일 등 해외필자를 아울러 황석영의 작품들을 국제적인 시각에서 다각도로 평가해보자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이런 취지에 대해 편자 최원식(인하대 국문과 교수)•임홍배(서울대 독문과 교수)는 “황석영은 자신의 체험과 시대의 아픔을 이 땅에서 사는 민중의 운명으로 체화시킨 빼어난 작품들을 세상에 내놓았을 뿐만 아니라 현실의 억압이 가중될수록 현실과의 정면대결을 통해 더욱 깊고 풍요로운 문학세계를 펼쳐 매번 독자의 기대를 멀찌감치 따돌리는 놀라운 경지를 보여주었다. 지난 40년 동안 황석영이 쌓아올린 우뚝한 문학세계를 올려다보면서 우리는 이 놀라운 저력의 원천이 과연 어디에 연유하는 것인가를 새삼 되묻게 된”다고 밝히고 있다.

 

 

 

 

 

 

 

 

1•2부에는 「객지」에서 『손님』에 이르는 작품세계를 심도있게 해부한 열두 편의 평론을, 3부에는 작가 황석영의 인간적 풍모를 짐작케 하는 인상기를 실었으며, 작가의 생애와 사상을 구수한 육성으로 담아 황석영의 삶과 문학의 이면의 결에 좀더 생생히 다가가는 권두대담 ‘황석영의 삶과 문학’도 풍성한 읽을거리이다.

 

 

 

 

 

 

 

책의 앞부분에 실린 대담 ‘황석영의 삶과 문학’에는 황석영의 개인사와 문학에 대해 최초로 공개되는 증언이 많아 후대의 연구자들에게 작가의 전기와 작품의 상관성에 상당한 탐구욕을 불러일으킬 흥미로운 대목이 적지 않다. 디아스포라적 삶을 살아온 작가의 출생지에 얽힌 사연(26~29면), 한국전쟁의 기억(29~32면), 유년시절•청소년시절 문재(文才)와 「입석부근」 「객지」의 실제모델들(32~38면), 검열을 의식하여 결론이 달라진 「객지」이야기(42~43면) 등이 그것이다. 방북체험을 바탕으로 월북작가 가족들의 삶(51~53면), 북한작가들의 창작환경과 출판씨스템(54~55면) 등에 관한 생생한 증언도 북한의 현실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된다. 또한 황석영이 리얼리즘 문학과 동아시아 문학의 발전가능성에 관한 생각을 밝힌 대목은(17~25면, 59~62면) “무엇을 쓸 것인가와 어떻게 쓸 것인가를 줄곧 연결하여 고민했던 작가”(오생근)로서 황석영의 깊고 원숙한 사유를 느낄 수 있는 의미심장한 자료이다.

 

 

 

 

 

 

 

1부에서는 평자마다 다양한 관점으로 황석영의 문학이 특정한 시대적 구획을 넘어 깊은 울림과 풍성한 의미로 새롭게 읽히는 이유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작가의 오랜 문우이기도 한 오생근(서울대 불문과 교수)의 『오래된 정원』론, 「객지」의 문학적 성취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온 일부 평론가들의 논점을 조목조목 반박한 임규찬(성공회대 교수)의 「객지」론, 『무기의 그늘』이 베트남전에 대한 우리의 집단적 기억에 준 충격을 살펴보면서 서구적 담론의 한계를 뛰어넘은 엄중한 작품임을 촘촘히 분석한 임홍배의 『무기의 그늘』론의 일독을 권한다.

 

 

 

 

 

 

 

2부에 실린 외국 필자들의 글은 ‘한국의 작가’ 황석영이 ‘동아시아 작가’로, 나아가 ‘세계의 작가’로 읽힐 수 있는 가능성들을 두루 확인시켜준다. 토오꾜오대학의 코모리 요오이찌(小森陽一) 교수는 일본어로 번역된『무기의그늘』과 『오래된 정원』을 중심으로 작품의 얼개와 미세한 결들이 ‘지금 여기’에서 작품을 읽고 있는 독자의 행위 속에서 얼마나 빈틈없이 호응하는지 분석한다. 오오따 마사꾸니(太田昌國)는 「낙타누깔」 「열애」 『무기의 그늘』을 접한 충격을 생생히 증언한다. 황석영은 ‘문학의 힘’으로 한국사회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촉구했으며, 황석영의 작품을 읽으면서 오오따는 전후사에 있어 한반도와 일본 사이에 존재하는 커다란 낙차의 의미를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중국사회과학원 문학연구소 연구원 쑨 꺼(孫歌)는 황석영의 빼어난 중단편들과 루 쉰의 사상을 연결하면서 현재 중국문학계가 풀어가야 할 과제에 대해 고찰한다.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학(어바나-샴페인 캠퍼스)의 시어도어 휴즈(Theodore Hughes) 교수는 『무기의 그늘』의 등장인물의 상징성, 텍스트와 독자의 대화과정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면서 작품의 문학성과 정치성을 아울러 평가한다.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평론가인 쎄씰 바스브로(Cécile Wajsbrot)는 「삼포 가는 길」의 영달이 걸었던 길에 쌓여 있는 눈이 「한씨연대기」를 거쳐 오늘날까지도 38선으로 얼어붙은 한반도 전체에 내리는 눈이라는 것을 섬세한 독법으로 읽어낸다. 이 글은 우리가 분단체제에서 겪은 고통이 문학을 통해 서구독자에게 어떻게 다가가는지 실감할 드문 기회가 된다.

 

 

 

 

 

 

 

오랫동안 국내외에서 작가를 지켜본 송기숙, 정경모, 한스 크리스토프 부흐(Hans Christoph Buch)의 산문 ‘내가 본 황석영’(3부)은 민족문학이 일구어져온 역사의 단면과 함께 작가 황석영의 이력과 사람됨을 그려볼 수 있는 흥미진진한 읽을거리이다.

목차

책머리에

 

대담 | 황석영의 삶과 문학 최원식 황석영

 

제1부

베트남전쟁과 제국의 정치(『무기의 그늘』론) | 임홍배

『오래된 정원』과 시간을 이기는 사랑의 힘 | 오생근

진실과 화해(『손님』론) | 이재영

텍스트로서의 『장길산』과 미륵세상 | 황광수

물화된 세계, 소외된 꿈(황석영의 중단편론) | 서영인

「객지」와 리얼리즘 | 임규찬

다시 황석영의 희곡을 펼쳐들며 | 이준서

 

제2부

전쟁의 기억, 기억의 전쟁(『무기의 그늘』과 『오래된 정원』을 중심으로) | 코모리 요오이찌小森陽一

‘베트남 체험의 커다란 낙차(황석영의 작품을 일본에서 읽는다는 것의 의미) | 오오따 마사꾸니太田昌國

극한상황에서의 정치감각 | 쑨 꺼孫歌

혁명적 주체의 자리매김(『무기의 그늘』론) | 시어도어 휴즈Theodore Hughes

통로( 「한씨연대기」 「삼포 가는 길」 『무기의 그늘』) | 쎄씰 바스브로Cécile Wajsbrot

 

제3부

내가 본 황석영 | 송기숙

작가 황석영과 나(『장길산』전10권의 일본어판 완역을 앞두고) | 정경모

돈끼호떼를 위한 옹호(황석영의 회갑을 축하하며) | 한스 크리스토프 부흐Hans Christoph Bu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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