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아동문고 205

나는 과학자의 길을 갈테야

송성수  지음  ,  이은경  지음  ,  정문주  그림
출간일: 2003.03.27.
정가: 10,800원
분야: 어린이, 교양
여성과 과학은 정말 어울리지 않는 것일까? 아직도 '과학'이라고 하면 강인하고 이성적인 사람, 곧 남성만이 일하는 분야로 여기는 풍조가 강하다. 하지만 인구의 절반이 여성인데 과학자 중에 여성은 10∼20%에 지나지 않는 형편이라는 건 지금과 같은 시대에 이상한 일이라고 볼 수밖에 없지 않은가.

 

 

 

 

여성은 과학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은 그릇된 생각에 불과하다. 여성과 남성의 생물학적 차이가 사회적인 차별로 이어진 것일 뿐. 하지만 과학사에 빛나는 업적을 남긴 많은 여성 과학자들조차 남성 과학자에 비해 크게 주목받지 못해왔고, 어린이 인물 이야기(위인전)에서도 마리 뀌리 외에는 여성 과학자로서 그 삶이 소개된 인물이 거의 없었던 형편이다.

 

 

 

『나는 과학자의 길을 갈 테야』는 19세기 여성 수학자 소피 제르맹부터 1934년생인 동물학자 제인 구달까지, 모두 아홉명 여성 과학자의 삶을 어린이들이 읽기 쉽게 엮은 책이다.

 

 

 

침팬지 연구자로 유명한 동물학자 제인 구달, DNA 연구의 숨은 공로자 로절린드 프랭클린, 물리학자 치엔시웅 우, 화학자 도로시 호지킨, 뛰어난 글솜씨로 『침묵의 봄』 등의 명저를 남긴 레이철 카슨, 옥수수 연구로 새로운 유전자를 발견한 바버러 매클린톡, 산업의학의 선구자 앨리스 해밀튼, 여성 과학자의 대명사 마리 뀌리, 역사의 뒤안길에 묻힌 뛰어난 수학자 소피 제르맹 등 잘못된 관습과 부당함에 맞서 싸우면서 훌륭한 업적을 이루어낸 여성 과학자들의 삶이 소개된다.

 

 

 

여학생의 입학을 허용하지 않는 학교, 여성에게는 실험실 사용환경조차 제대로 갖춰주지 않는 연구 분위기, 결혼하면 학교든 연구소든 쫓겨날 각오를 하라고 윽박지르는 윗사람 등 학교와 사회에서 이들이 넘어야 할 산은 끝이 없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과학을 직업으로 선택하여 훌륭한 일들을 많이 해냈다. 수많은 어려움과 차별을 슬기롭게 이겨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이들의 열정을 이해하고 성심성의껏 도와준 사람들도 많았다.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은 이들 여성 과학자들은 더 낮은 곳으로 눈을 돌려 사회적 약자들을 돕는 일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제인 구달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상대로 '뿌리와 새싹' 운동을 벌이고 있고, 도로시 호지킨은 세계 평화와 여성의 권익 신장을 위해 일생을 바쳤으며, 앨리스 해밀튼은 의사로서 편하게 사는 길을 마다하고 가난한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일에 평생을 바쳤다. 단지 과학자로서뿐만이 아니라 지식인으로서 훌륭한 삶의 본보기가 되어주는 인물들인 것이다.

 

 

 

집필자 송성수, 이은경은 서울대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에서 박사 과정을 마치고 현재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젊은 과학자들이다. 전문가가 집필한 것이니만큼, 구구절절 픽션을 가미해 쓴 인물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다. 중요한 업적과 재미있는 에피소드, 각 과학자의 삶과 연관된 과학 상식 등을 중심으로 서술해놓아 지루하지 않게 읽으면서 과학 상식도 키워갈 수 있도록 한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목차

제인 구달 침팬지 연구에 일생을 바친 동물학자

로절린드 프랭클린 DNA의 비밀을 밝힌 숨은 공로자

치엔시웅 우 중국 출신의 세계적 물리학자

도로시 호지킨 평화를 사랑한 따스한 화학자

레이철 카슨 뛰어난 글로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운 생물학자

바버러 매클린톡 옥수수로 유전자 연구의 새 길을 연 말괄량이 과학자

앨리스 해밀튼 정열적인 의사, 냉철한 사회 개혁가

마리 뀌리 고난을 이기고 우뚝 선 과학자의 대명사

소피 제르맹 역사의 뒤안길에 묻힌 여성 수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