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아동문고 201

이상한 알약

오늘의 동화 선집 2

임정자  외 지음  ,  김경연  엮음  ,  원종찬  엮음
출간일: 2002.04.30.
정가: 10,800원
분야: 어린이, 문학
현재 어린이책을 내는 대부분의 출판사들이 90년대 들어서 출판활동을 해온데 반해, 창작과비평사는 단행본 개념의 어린이책을 1977년부터 시작했습니다. 전집물 위주, 소위 '세계명작'류의 책만을 볼 수 있던 어린이책 시장에서 창작동화를 위주로 한 새로운 기획을 들고 나왔던 것이 바로 창비아동문고입니다.

 

 

 

 

이제 그 창비아동문고가 시리즈 번호 200번 출간이라는 기록을 세웁니다. 한꺼번에 전집으로, 혹은 외국책을 번역해 이보다 많은 양을 채운 시리즈는 수없이 많습니다만, 7, 80년대를 묵묵히 견뎌온 창비아동문고는 90년대 들어 새로운 작가를 발굴해 동화의 새 바람을 일으키는 진원지가 되기도 했고 지금은 그 어느 씨리즈보다 풍성한 작가군을 거느린 한국의 대표적인 어린이책 시리즈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 뜻깊은 창비아동문고 200번 출간을 맞아 200•201번은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원로, 신진 작가들의 신작동화를 받아 기념동화선집으로 꾸몄습니다. '오늘의 동화 선집'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작품집에는 『강아지똥』의 작가 권정생 선생님부터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김중미까지, 모두 28명 작가의 신작동화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한창 주가가 높아진 쟁쟁한 동화작가들에게서, 잡지도 아닌 단행본을 출간하면서 신작을 받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작가들이 선뜻 응하며 자신들의 특장이 여실히 드러난 좋은 작품들을 보내온 것은 그만큼 창비아동문고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반증이겠습니다. 2002년 봄, 이 동화선집은 현단계 한국 아동문학계의 현황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해줄 뜻깊은 작업이 될 것입니다.

 

 

 

 

 

 

 

모두 28명의 작가가 참여한 두 권의 선집은 원로와 중견, 신예작가들이 한 책에 골고루 일 수 있도록 등단순 배열이 아닌 가나다순 배열을 했습니다. 또한 200번은 권정생의 「또야 너구리의 심부름」을, 201번은 신예작가 임정자의 「이상한 알약」을 각각 표제작으로 삼아 신•구의 조화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0번에서 특히 돋보이는 작품은 권정생 선생이 오랜만에 발표한 신작 「또야 너구리의 심부름」입니다. 8, 90년대 『몽실 언니』를 비롯, 분단의 상처를 드러내는 현실주의 작품을 주로 써온 권정생 선생은 요즘 들어서는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함 속에 세상에 대한 뼈아픈 일침을 가하는 유년동화를 간간히 발표하고 있습니다. 「또야 너구리의 심부름」은 엄마가 주는 심부름값 100원에 감격해하는 또야 너구리를 통해 소박한 동심과 삶의 원칙을 일깨워주는 귀엽고 짤막한 소품입니다.

 

 

 

한편 『괭이부리말 아이들』로 주가를 높인 김중미는 가정폭력의 문제를 다룬 「희망」을 실었습니다. "애비 없는 자식을 만들기 싫어" 남편의 거듭되는 폭행을 참고 살려 했던 어머니가 결국은 아들과 함께 집을 나서 농촌에서의 새 삶을 모색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폭력의 대물림과 악순환, 그리고 도시에서의 황폐한 마음을 위로해주는 농촌의 따뜻함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강황에서 농촌 공동체를 꾸리고 있는 작가의 지향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다룬 박기범의 「샤하드」는 외국인 노동자의 비참하고 외로운 처지에 대한 '고발'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따뜻한 인간미가 넘치는 세상에 대한 염원을 담아 보여줍니다.

 

 

 

 

 

 

 

201번 표제작 「이상한 알약」은 『어두운 계단에서 도깨비가로 아동문학 평단의 주목을 받은 임정자씨의 신작입니다. 1등만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세태에 경종을 울리는 작품으로, 이 작가가 특장으로 구사하는 옛날 이야기풍 구성에 날카로운 풍자를 담았습니다. 그밖에 이상권, 이금이 등 안정적인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작가들의 신작과 오랫동안 활동이 뜸했던 장문식 선생의 작품도 들어 있어 반가움이 더해집니다.

목차

안미란 「귀신이 사는 집」

오승희 「작은엄마」

원유순 「동생을 찾습니다」

윤기현 「햇볕 동동 구리 동동」

윤태규 「이상한 나라의 이상한 농사 이야기」

이가을 「무엇이든지 할머니의 새해 소원」

이금이 「벚꽃 등 환한 저녁」

이미옥 「안녕, 뭉뚝아!」

이상교 「아이와 개」

이상권 「욕하는 종다리」

임정자 「이상한 알약」

장문식 「빨간 모자를 쓴 거미」

조임홍 「요술 안경」

채인선 「내 사촌 오빠 김용태」

황선미 「가난뱅이의 보물 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