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미움과 아픔과 고통이 없는, 공평하고 의로운 세상을 기원하는' 작가의 마음은 다른 동화들에서도 오롯이 드러난다.
「나무 십자가」는 중국집 주방장으로 일하는 절름발이 아저씨가 거지 할아버지에게 정성껏 만든 우동 한 그릇을 대접하면서 맺게 된 인연이 과거 자신의 아버지와 동네 망나니로 소문난 심막돌 사이의 갈등으로 거슬러올라가면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6•25전쟁 당시 인민재판으로 아버지와 어머니가 죽음으로 내몰리게 된 상황을 어린 나이에 직면하면서, 고향을 등지고 마을사람들을 미워하며 살아온 아저씨의 불행한 사연을 통해, 결국엔 모든 사람을 용서하며 살게 된 절름발이 아저씨의 선행으로 거지 할아버지 역시 고향으로 돌아갈 용기를 얻게 된다는 내용이다.
가난으로 자식을 해외로 입양 보낼 수밖에 없었던 할머니와 자기가 가야 할 자리에 동생을 내몰아 결국 동생이 파양당하고 이국 땅에서 죽음을 맞이했다는 죄책감으로 평생을 살아온 아버지의 슬픔이 담겨 있는「순이 고모」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밖에 아빠와 이혼을 한 엄마와 나, 그리고 남동생 셋이서 반지하 연립주택에서 두더지 가족처럼 살면서 가난 때문에 각박해질 수밖에 없는 엄마와 그로 인해 늘 부족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자식간의 갈등과 화해를 통해 가족의 사랑을 재확인하는 과정을 그린「두더지 가족」, 도시내기가 시골 외할머니네서 마주한 순박한 시골 인심과 우정을 그린 「그림 속 풍경」 등 모두 다섯 편의 동화가 실려 있다.
자칫 지루하고 무거운 내용이 될 수도 있는 소재와 주제가 작가의 탄탄한 문체와 구성력에 힘입어 생동감 있게 그려진 이번 동화집은 고학년 어린이들에게 의미있는 책읽기가 될 것이다.
서로 사랑하기로 해요 | 작가의 말
그림 속 풍경
두더지 가족
손바닥에 쓴 글씨
나무 십자가
순이 고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