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집의 해설을 쓴 남진우(문학평론가•시인)은 김용택 시인의 특장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역시 서정적인 언어로 농촌공동체의 훼손되지 않은 삶을 그리거나 자연의 무구한 아름다움에 다가가고자 할 때라고 평가하면서, 이는 곧 만물에 깃들인, 눈에 보이지 않으나 변함이 없는 질서를 향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역사적 일상적 시간의 소모적 덧없음에서 비켜나 자연 질서 속에서 인간의 위치를 자각하고자 하는 화자의 모습을 이 시집의 표제작인「나무」를 분석하면서 확인하고 있다. 자연이란 말이 지니고 있는 '스스로 그러함'의 상태로 향하는 시인의 이러한 귀향은 자연으로의 귀의를 나타내는 것이며 자신을 소환하여 자신 속으로 침잠해 들어가고자 하는 운동을 뜻한다. 이것을 해설자는 근원을 향한 순례이자 내면으로의 길을 지시하는 동기를 갖는다고 보았다.
이처럼 이번 김용택 시인의 시집은 전체적으로 고향 시골집에 내려가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나날에 대한 일기와도 같은 시들이 주조를 이룬 점이 흥미롭다. 그러면서 동산의 나무가 찍혀나가는 모습을 보고 "텅 빈 공간"에 대한 우려를 보이기도 하지만 어느날은 "의현이와 은미가 시를 쓰"는 광경을 바라보는 전주-순창 사이 임실의 한 분교에 있는 교사 시인의 모습이 이 시집에는 정겨운 서정으로 가득 차 있다.
시의 집
나무
올페
이 소 받아라
때로 나는 지루한 서정이 싫다네
1998년, 귀향
겨울, 채송화씨
세한도
꽃이 묻힐 때까지
흰나비
시의 귀가 열렸구나
귀거래사
풀잎
숲
눈이 오면 차암 좋지?
향기
저 산은 언제 거기 있었던가
뜬구름
가을, 평화동 사거리
맨발
시를 쓰다가
해설
시인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