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맞은 세계화

책 소개

<b>세계화에 반대하지 마라!</b>

 

 

 

『도둑맞은 세계화―지구민주주의 선언』의 저자 죠지 몬비오(George Monbiot)는 이 책에서 기존의 반(反)세계화 운동을 비판하고, ‘진정한 세계화’를 이루기 위한 파격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그는 현재의 세계질서는 유엔안보리, IMF, 세계은행 등 모든 권력을 움켜쥔 극소수 기득권에 의해 움직이고 있으며, 이 체제는 기존의 반세계화운동이나 국제주의, 지역화운동 등으로는 무너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오히려 이 ‘강압의 시대’가 불러온 전지구적 억압상태야말로 우리가 국민국가의 틀에서 벗어나 지구민주주의를 상상할 수 있는 최초의 기회라고 주장하며,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 세계의회, 국제청산동맹, 공정무역기구 등의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b>1. ‘세계화’를 훔쳐간 자들―한 줌의 권력에 사로잡힌 세계</b>

 

 

 

세계화란 무엇인가? 칠레산 와인을 마시고 스위스산 치즈를 먹는 것? 아마존에서 책을 사고 위키피디아 사전을 뒤지는 것? 그럴 수도 있다. 이제 완전히 하나로 묶인 세계에선 ‘지구촌’이란 낱말조차 사라진 지 오래다. 그러나 과연 이것뿐인가? 그렇지 않다. 1997년 국제금융투기꾼이 타이의 바트화를 공격한 일, 몇 년 전 우리나라가 IMF를 조기졸업하고 자랑스러워한 일, 현재 주식투자배당금의 상당량이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기업 경영권이 흔들리는 일 역시 ‘세계화’다. 더 나아가 세계 인구의 절반이 2달러 이하, 5분의 1은 1달러 이하로 연명하는 일, 8억 4000만 명의 영양실조 역시 ‘세계화’의 결과다. 2센트 주고 원두를 사서 3,000원짜리 커피를 만드는 일, 미국 기업이 인도에 세운 공장에서 독가스가 유출돼 수만 명이 다치는 일 역시 ‘세계화’다. 이게 진정한 ‘세계화’일까?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극소수의 권력층이 지구를 손에 넣고 쥐락펴락하는 시대, 선진국의 배를 채우기 위해 각종 공해가 국경을 넘나드는 시대,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약소국의 경제를 식사하기 좋게 바꾸는 시대, 이 ‘강압의 시대’는 세계화를 훔쳤다. 진정한 세계화는 이런 것이 아니다.

 

그러나 저자는 이 가짜 세계화에 맞서기 위해 경찰 저지선에 몸을 던지는 일에는 반대한다. 국제회담장 앞에서 피켓을 휘두르는 반세계화운동이나, 지식인들의 공허한 국제주의, 지역에 얽매이는 지역화운동 등으로는 강압의 시대를 바꿀 수 없다고 본다. 몬비오는 진정한 세계화, 지구민주주의에 기반을 둔 세계화만이 ‘동의의 시대’(Age of Consent)를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2. 싸움의 기술―달려들지 말고 사로잡아라

 

 

 

몬비오는 “우리의 임무는 세계화를 뒤집어엎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장악해 전지구적 민주주의 혁명을 위한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전지구적 민주주의 혁명이란 세계인의 ‘동의’로 이루어진 진정한 민주주의, 그래서 세계인이 자신들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는 진정한 세계화다. 그런데 이런 거창한 세계화가 과연 가능할까? 그렇다. 그리고 그것은 이제까지 세계가 강압자들의 손아귀에 있었다는 바로 그 사실 때문에 가능하다. 이 기득권 세력은 세계를 더 잘 지배하기 위해 가짜 세계화를 진행시켜왔다. 그들은 지구촌을 갈가리 나눴던 기존의 이데올로기를 격파하고, 무차별적인 가짜 세계화(기업과 금융의 세계화, 문화와 언어 장벽의 파괴, 지역공동체의 붕괴, 각국 정부 조종, 통신·운송 네트워크의 세계적 확장)를 전도했다. 그 결과 우리는 지구를 주무르는 손의 실체를 분명히 깨닫게 되었다. 가짜 세계화는 빈곤의 세계화, 국내정치에 대한 환멸의 세계화를 낳았고, 그것은 전세계적 연대의식을 키우는 한편 우리의 사고지평을 지구 차원으로 확대하고 있다. 기득권은 자신들을 무너뜨릴 무기를 우리에게 팔아왔던 것이다.

 

몬비오의 절박함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사상 최초의 기회를 잘 이용해 지구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만이 우리가 도둑맞은 세계화를 완성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그는 크게 3가지 해법을 제시한다. 첫째, 세계의회의 건설이다. 몬비오는 기존의 국민국가와 이를 회원으로 하는 국제기관은 이미 희망을 잃었다고 본다. 왜냐하면 그것은 민주주의의 진정한 원리를 실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강대국과 국내 정부에 의한 강압, 대의민주주의 과정에서 의사가 왜곡되는 복사(複寫)민주주의 현상, 각기 다른 인구수의 국가에도 똑같이 돌아가는 투표권 등). 둘째, 국제청산연맹의 설립이다. 이것은 세계적 경제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체제로, 케인즈(J. M. Keynes)가 고안했던 것이다. 이는 지구 차원의 대안경제체제로서, 현재의 제로섬 경쟁을 끝장내고 채무국과 채권국을 점진적으로 없애 항상적(恒常的)인 경제로 이끌 것이다. 셋째는, 공정무역기구의 출범이다. 약소국의 환경을 파괴하고 실질적으로는 불평등한 교환으로 해당 국가를 저개발 상태로 묶어두는 현 무역체제의 폐해는 단지 경제문제일 뿐 아니라 지구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몬비오는 이를 일소하기 위해 약소국에게는 일정 기간 보호무역권을 주고, 공정한 규칙에 따라 각국의 환경에 알맞은 생산이 이루어지도록 보장하며, 초국적기업의 행태를 국제적으로 감시하는 공정무역기구를 제안한다.

 

그는 이 정치적·경제적 해법들을 통해 우리는 ‘단두대 없는 혁명’ ‘십자가 없는 승리’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이 해법들은 기득권 세력과 정면으로 대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로 하여금 따르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메커니즘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강압의 시대가 동의의 시대를 불러왔듯이, 기득권 세력의 세계지배 욕망은 이 기구들의 도덕성을 필요로 하며, 그들이 우리에게 얹은 짐이 바로 우리의 무기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세계의회의 ‘전지구적’ 대표성은 그 자체로 이 기구에게 힘을 실어주고 그에 반대하는 정부의 정당성을 끌어내린다. 강대국이 세계 각국에 지운 막대한 부채는 바로 약소국의 무기가 된다. 각국의 거대 은행들이 올라앉아 있는 이 막대한 부채를 갚지 않겠다는 제스처만으로도 연대한 약소국들은 유리한 조건을 얻어낼 수 있다. 그리고 이 해법들은 서로를 도우면서 상승하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강대국의 자비나 혁명가의 희생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자, 이것을 어떻게 굴리기 시작할 것인가?

 

 

 

3. 권력의 우연성을 직시하고 대안을 상상해야 하는 바로 지금! 바로 당신!

 

 

 

몬비오는 자신의 이 해법들은 권력자들의 저항을 분쇄할 “무자비하고도 색다른 방법”이라고 말하면서, 대안이 없다면 자신의 말에 귀 기울여달라고 요청한다. 그는 여러 대안운동들이 언제나 논쟁에서는 이기고도 싸움에서는 졌던 건 지금 당장의 행동을 위한 분출구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우리의 무능력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것은 우리가 애당초 그 권력장 안에서 살아왔기 때문이고 따라서 그것이 없는 삶을 그려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권력이 오늘날에 이르게 된 과정이나 그것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우연’에 기인한 바가 크다(몬비오는 현체제의 정당성을 무너뜨리는 ‘뜻밖의 기원’들의 사례를 여러 가지 들고 있다). 우리가 싸우는 괴물은 우리의 ‘믿음’을 먹고 산다, 그것이 영원하다는 믿음을. 따라서 몬비오는 자신이 구상한 이 거대한 수레바퀴, 일단 구르기 시작하면 자본주의의 반대방향으로 굴러갈 수 있는 이 해법들을 움직이는 건 “상상력”이라고 말한다. 혁명가는 현체제의 우연성을 똑바로 보고 그것이 없는 다른 세계를 그릴 수 있는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든지 실현 가능함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운명을 더 이상 주무르지 못하도록, 기꺼이 행동하라고 요구한다. “자, 그럼? 무엇을 기다리는가?”

목차

프롤로그_반감을 자아낼 몇 가지 제안

제1장 변화
제2장 가장 덜 나쁜 체제―민주주의를 위한 미적지근한 변론
제3장 지구적 민주주의 혁명―가망 없는 현실주의에 대한 반론
제4장 우리 유엔 회원국 국민들―세계의회 건설
제5장 결단의 조치―국제청산연맹
제6장 평준화―공정무역기구
제7장 권력의 우연성
주(註)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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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정보
저자 소개
  • 죠지 몬비오

    『가디언』(The Guardian)지의 칼럼니스트이자 베스트쎌러인 『사로잡힌 국가』(Captive State)의 저자다. 옥스퍼드, 브리스틀, 킬, 이스트런던 대학에서 철학부터 환경공학을 아우른 분야의 초빙교수 및 특별연구원을 지낸 바 있다. 1995년에 환경 분야에서 이룬 탁월한 업적을 인정받아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로부터 ‘유엔글로벌 500상’(United Nations Global 500 Award)을 받았다. 또 ‘로이드 각본상’(Lloyds National Screen-writing Prize)과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 부문 ‘쏘니상’(Sony Award)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의 […]

  • 황정아

    서울대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D. H. 로런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문학평론가로서 현대 영국소설과 한국소설 및 비평이론에 관한 글을 쓰고 있으며, 한림대 한림과학원 HK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개념비평의 인문학』 『다시 소설이론을 읽는다』(편저) 『소설을 생각한다』(공저)가 있고, 옮긴 책으로 『아메리카의 망명자』 『왜 마르크스가 옳았는가』 『도둑맞은 세계화』 『이런 사랑』 『컬러 오브 워터』 『내게 진실의 전부를 주지 마세요』 『쿠바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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