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 삼촌

책 소개

제주도의 역사와 4ㆍ3항쟁(1948) 전후에 발생한 비극에 대해 끊임없이 천착하면서 문제작을 발표했던 현기영의 대표작이자 첫 소설집인 『순이삼촌』(초판 1979)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좌우익이 극한 방식으로 대립하여 수많은 양민을 비롯해 그 희생자 수가 1만 5천여명에서 최대 3만여명으로 추정되는 4ㆍ3항쟁은 작가의 고향 제주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판 ‘홀로코스트’로 우리 현대사의 상징적인 사건이다. 작가는 작품 속에서 이념의 대립이 어떻게 왜곡되어 인간의 삶과 존엄성을 박탈하는지, 인간의 폭력이 어떠한 방식으로 극한에 이를 수 있는지를 치밀한 이야기 전개와 묘사를 통해 파헤친다. 좌우 어느 한쪽의 관점에 치우치지 않는 작품들은 편향된 기록문학의 한계를 넘어 역사의식에 대한 현재적 의미를 되새기게 함으로써 한국 소설사에 오래 남을 힘과 생명력을 지닌다.

 

1978년 『창작과비평』에 발표하면서 사회에 파장을 불러일으킨 「순이삼촌」은 그간 금기시되던 제주 4ㆍ3항쟁을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소설을 통해 은폐된 진실을 복원하고 역사 인식의 새로운 지평을 탐색하고 넓혀나간 대표적인 작품으로 고등학교 문학교과서에 수록되어 있기도 하다. 이 소설은 학살현장의 시쳇더미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고통스런 내상을 안고 30년 동안을 살다가 자살한 ‘순이삼촌’의 삶을 되짚어가는 과정을 통해 참담했던 역사의 폭력이 어떻게 개인의 삶을 끊임없이 분열시키고 간섭하는지 잘 보여주는 역작이다. 주인공 ‘귀리집’의 내면묘사를 통해 4ㆍ3 당시 초토화된 마을과 부역ㆍ폭력에 시달리는 주민들, 가족의 이산과 죽음 등이 처참하게 그려지는 「도령마루의 까마귀」, 토벌대의 아내가 되었다가 홀로 사는 어머니와 이를 바라보는 화자의 인생역정을 통해 4ㆍ3의 거친 소용돌이 속에 휘말릴 수밖에 없는 개인의 운명을 당대적 의미로 재해석하고 복원하는 「해룡이야기」, 어린 화자의 의식세계로 토벌대를 피해 입산한 아버지를 묘사한 등단작 「아버지」 역시 역사와 개인의 아픔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해낸 수작이다. 이밖에 굶주린 백성들의 분노와 조선시대 관리들의 부정부패를 통렬하게 풍자하는 「소드방놀이」, 기자로서의 정체성을 고민하다 회사를 그만둔 화자를 통해 지식인의 고뇌와 개인의 무력감을 섬세하게 그리는 「아내와 개오동」, 소시민의식을 역설적이고 신랄하게 비판하는 「동냥꾼」 등은 작가의 사회의식이 잘 드러나는 작품들이다. 개인의 의식세계를 미학적으로 때로는 비극적으로 파헤친 「꽃샘바람」 「초혼굿」 「겨울 앞에서」 등도 제각각 개성적인 내용과 문체로 현기영 소설의 매력을 발산한다.

목차

소드방놀이
순이삼촌
도령마루의 까마귀
해룡 이야기
아내와 개오동
꽃샘바람
초혼굿
동냥꾼
겨울 앞에서
아버지

발문_김원일
작가의 말

수상정보
저자 소개
  • 현기영

    1941년 제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7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아버지」가 당선되어 창작활동을 시작한 이래, 제주도 현대사의 비극과 자연 속 인간의 삶을 깊이있게 성찰하는 작품을 선보여왔다. 소설집 『순이 삼촌』(1979) 『아스팔트』(1986) 『마지막 테우리』(1994), 장편 『변방에 우짖는 새』(1983) 『바람 타는 섬』(1989) 『지상에 숟가락 하나』(1999) 『누란』(2009), 산문집 『바다와 술잔』(2002) 『젊은 대지를 위하여』(2004) 『소설가는 늙지 않는다』(2016)가 있다.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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