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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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식민지 인간 군상을 들여다보는 유쾌한 만화경

 

 

 

『채만식 전집』을 낸 바 있는 창비에서 단행본으로 새롭게 펴낸『태평천하(太平天下)』. 이 책은 채만식의 역량이 유감없이 드러난 소설일 뿐 아니라 1930년대 우리 소설사에서도 백미로 꼽히는 작품으로, 작가는 특유의 풍자를 통해 식민지 조선의 현실과 인간들을 낱낱이 묘파한다. 원본과 꼼꼼히 대조해 채만식 특유의 입말을 최대한 살렸고, 기존 판에서 생략되었던 서문들도 덧붙였다. 160매 분량의 꼼꼼한 낱말풀이와 해설, 연보 등이 작품 이해를 돕는다.

 

 

 

식민지 현실을 묘파한 채만식 표 풍자

 

 

 

『태평천하』는 1938년 『조광』에 『천하태평춘』이란 제목으로 연재되었던 장편소설로, 작가 채만식의 역량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의 작품으로 평가된다. 단편 「치숙」에서도 돋보였던 채만식 표 풍자는 이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어, 5대에 걸친 윤씨 집안의 행태가 채 하루가 안 되는 시간 속에서 유쾌하게 그려진다. 화적패에게 죽은 아버지 윤용규와 고리대금업으로 재산 모으기에 여념이 없는 주인공 윤직원 영감, 그리고 그에게 붙어사는 식구들과 어린 기생, 하인 등을 통해 1930년대 식민지 조선의 뒷모습이 모자이크처럼 펼쳐진다. 그러나 작가는 개성 넘치는 인물들의 행태를 구수한 사투리와 발랄한 묘사로 재미있게 표현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이 인간 군상을 통해 식민지 자본주의의 왜곡상과 당시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따라서 독자는 윤직원 영감이 “우리만 빼놓고 어서 망해라”라고 외칠 때에도 그를 마냥 비웃기보다는 복잡하게 얽힌 시대의 아픔과 상흔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이 작품의 풍자와 화려한 판소리체 뒤에 있는 진지한 리얼리즘 정신이야말로 채만식을 단순한 풍자작가가 아닌 리얼리스트의 지위에 올려놓는 것이며, 얼마 전 일본의 연구자들이 일본어로 번역해 출간하기로 한 『조선근대문학선집』에 『태평천하』가 1차분으로 포함된 것 역시 시대상을 정확히 반영한 이 작품의 가치를 보여준다.

 

 

 

이번 판에서 달라진 점들

 

 

 

① 원본을 최대한 살린 편집: 창비는 이미 『채만식 전집』(전 10권)을 간행해 채만식 연구에 한 획을 그은 바 있다. 이번 『태평천하』는 1948년 동지사판과 다시 대조해 전체적으로 원본의 입말과 사투리 등을 최대한 살렸다. 이로써 기존의 학생용 『태평천하』들이 표기법과 맞춤법에 지나치게 집착해 작품 특유의 맛을 다친 것을 바로잡으려 했다.

 

② 원본의 서문을 수록: 동지사판 판 『태평천하』에는 초판(1940년 명성사 간행)과 재판(1948년 동지사 간행)의 서문이 수록되어 있다. 기존의 판본들에선 이 서문들이 생략되어 있었는데, 이 서문들은 제목이 왜 『천하태평춘』에서 『태평천하』로 바뀌었는지뿐만 아니라, 윤직원 영감에 대한 저자의 태도, 출간 당시의 정황 들이 나타나 있다는 점에서 유익한 자료다. 이번 판에서는 이 두 서문을 부록으로 실었다.

 

③ 꼼꼼하고 자세한 낱말풀이: 『태평천하』에는 수많은 사투리와 입말, 당시에만 쓰던 지명과 물건명 등이 나온다. 이번 판에서는 이 사투리와 낱말, 문장 들에 대한 꼼꼼한 낱말풀이를 달아(원고지 160매 분량), 윤직원 영감과 춘심이가 걷던 진고개가 지금의 어딘지, 기생이 부르는 “약사 몽혼~”이 어디에 나오는 구절인지 독자들이 쉽게 알 수 있게 했다. 또 한수영 교수의 해설 「소설로 쓴 ‘친일 지주’의 사회경제사」는 이 작품의 사회경제적 배경을 찬찬히 짚어준다.

목차

1. 윤직원 영감 귀택지도
2. 무임승차 기술
3. 서양국 명창 대회
4. 우리만 빼놓고 어서 망해라
5. 마음의 빈민굴
6. 관전기
7. 쇠가 쇠를 낳고
8. 상평통보 서 푼과……
9. 절약의 도락 정신
10. 실제록
11. 인간 체화와 동시에 품부족 문제, 기타
12. 세계사업 반절기(半折記)
13. 도끼 자루는 썩어도……
14. 해 저무는 만리장성
15. 망진자(亡秦者)는 호야(胡也)니라

해설_소설로 쓴 ‘친일 지주’의 사회경제사
부록_재판 서문-초판 서문
채만식 연보
낱말풀이

수상정보
저자 소개
  • 채만식

    1902∼1950. 전북 옥구에서 태어나 와세다(早稻田)대학 영문과를 중퇴하고, 귀국 후 『동아일보』 『조선일보』 기자를 지냈다. 1925년 『조선문단』에 「세 길로」가 추천되면서 등단했다. 초기엔 「화물자동차」 「인형의 집」 등 프로문학에 대한 동반자적 입장에서 쓴 작품들을 발표했으나, 이후 「레디메이드 인생」 「명일」 「치숙」 『탁류』 『태평천하』 「미스터 방」 「논 이야기」 등 뒤틀린 현실을 풍자적인 시각으로 그려낸 작품들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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